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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에 아군 전투기 공대지 공격 주도
육·해군을 위한 근접항공지원 최적격
북한 비대칭전력 제거할 유일한 전력
전술통제기 겸 경공격기 KA-1. 사진 제공=KAI

[서울경제]

4·10 총선을 20여일 앞둔 시점에 정체를 알 수 없는 풍선다발 형태 비행체가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넘어 남하해 군이 요격하는 일이 벌어졌던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군에 따르면 지난 3월 20일 백령도 해병대 6여단 방공레이더에 NLL 북쪽 상공의 미상 비행체가 포착됐다. 군은 공군 ‘KA-1’ 전술통제기 겸 경공격기와 해군 함정을 백령도 일대에 배치해 비행체 남하에 대비했다. 군은 비행체가 계속 이동해 NLL을 넘어오자 KA-1 기관총 사격으로 격추했다.

KA-1 조종사가 비행 중 육안으로 식별한 바에 따르면 비행체는 상업용 광고 풍선과 같은 모습이었다. 풍선 아래에 물체가 달린 형태에 세로 길이 최대 2m 정도로, 자체 동력 장치 없이 기류에 떠다닌 것으로 파악됐다. 군은 해상에 떨어진 비행체를 수거하려 했으나 NLL 근처 위험 수역이고, 크기도 작아 인양하지는 못했다. 이와 관련 군 당국은 해당 비행체가 북한 쪽에서 넘어오기는 했으나 중국에서 출발 후 북한 지역을 거쳐 남하했을 가능성도 배제하지는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중국의 정찰용 풍선이 미국과 대만 등지에서 잇따라 발견된 바 있다.

KA-1 전술통제기 겸 경공격기가 2년 여만에 다시 등장해 화제다. 지난 2022년 12월 26일 남측 영공을 무단 침범한 북한 무인기에 대응하기 위해 출격한 KA-1 전술통제기 겸 경공격기는 당시 급박한 상황에서 추락하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존재가 알려졌다. 현재 공군은 KA-1을 사용해 비중요지역에서 드론요격 작전을 수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탑재된 연막로켓 등 이용해 적 위치 제공


KA-1은 우리 공군이 전술통제기 및 경공격기 목적으로 사용하는 기체다. KA-1은 순수 국내기술로 처음 만든 군용 항공기 ‘KT-1’ 훈련기를 기초로 개발했다. 당초 외국산 전술통제기를 도입하려던 계획이 무산되면서 국방과학연구소(ADD) 주도로 2005년 10월 전선통제기 ‘KO-1’을 만들었다. 이후 경공격기 임무를 강조하고자 2007년 10월 KA-1으로 그 명칭을 바꿨다.

전술통제기란 적 지상군 위치를 파악한 뒤 아군 항공기의 공격을 정확히 유도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이를 위해 기체에 탑재된 기관총·연막로켓 등을 이용해 그 위치를 알려준다. 다만 전술통제기는 저공을 비행하면서 적의 위치를 확인해야 하기 때문에 전투기보다 속도가 느린 항공기를 이용한다. 그렇기 때문에 적의 대공사격에 노출된 위험이 많아 일정 수준 이상의 기동성을 확보해야 하는 게 관건이다.

승무원 2명이 탑승하는 KA-1엔 950마력 엔진을 장착했다. 이륙 후 3시간 30분 동안 체공이 가능하다. KA-1의 최대이륙중량은 약 3300㎏으로, 기본 무장으론 70㎜(2.75인치) 로켓과 127㎜ 기관총 건포드를 갖추고 있다. 이외에 ‘히드라70’ 로켓, ‘헬파이어’ 미사일 그리고 항공투하용 레이저 유도·무유도 폭탄 MK-82 등도 탑재가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무기 체계를 갖춰서 KA-1은 북한이 대량으로 보유한 침투용 공기부양식 상륙정을 저지하는 등의 공격 임무도 담당한다.

국산 전술통제기 KA-1 편대가 상공을 비행하고 있다. 강원도 원주에 있는 공군 8전투비행단은 FA-50, KA-1 등 국산 전투기로 영공방위 임무를 수행한다. 사진 제공=공군


KA-1 전술통제기 겸 경공격기가 무장을 달 수 있는 하드포인트는 양 날개에 2개씩, 4곳과 동체 중앙에 1개 등 총 5곳이다. 기본 무장은 70mm 로켓과 12.7mm 기관총 건포드다. 동체 안쪽에 대형 투하폭탄처럼 달린 것이 건포드이고, 바깥쪽 파일런에 마치 공대공 미사일처럼 보이는 것이 70mm 로켓이다.

70mm(2.75 인치) 로켓은 ‘LAU-131’ 7연장 로켓 포드 2개를 장착해 최대 14발 탑재가 가능하다. 공격 헬리콥터에 장착되는 것과는 달리 선단부가 둥그스름하게 가려져 있다. 공기저항을 줄이기 위한 것이다. 뒷부분에도 비슷한 것이 장착돼 있다. 백린탄으로 연막을 피워 목표물을 지시하거나 경장갑 목표물일 경우 직접 공격한다.

건포드(외부장착물)는 벨기에 FN사의 ‘HMP 250’으로 12.7mm 기관총과 250발의 기총탄을 장전하고 있다. 발사속도는 분당 1025발, 사거리는 3 km에 달한다. MK-81/82 등 250/500 파운드 항공투하용 레이저 유도/무유도폭탄 2발 또는 폭격 훈련용 투하훈련탄 1발도 장착이 가능하다. 방어 및 회피용 채프와 플레어도 사용할 수 있다.



12.7mm 기관총·250발 기총탄 장전


또 위성·관성 항법 장비(GPS·INS)용 안테나와 U·VHF·IFF 통합형 통신 안테나, 그리고 야간에 조종사의 비행을 돕는 NVIS(Night Vision Imaging System·야간 조명 계통)의 외부등도 부착됐다. 내부 전자장비로는 유리판 같은 전방 시현 장치(HUD:Head-up Display)와 항공기의 비행 자세, 항법 정보를 보여 주는 다기능 시현기(MFD:Multifunction Display),GPS/INS, AVTR(항공영상기록기) 등을 갖췄다.

사실 KA-1은 적의 지상 목표를 공격하는 근접 지원 작전 임무를 수행할 때 이동 차량과 소규모 병력의 표착이 어려운 점을 감안해 공격에 앞서 작전 지역을 정찰해 표적의 위치를 알려 주는 지휘통제기다. 우리나라와 같은 산악 지형에서는 적 지상 병력에 대해 효과적인 공격 수단으로도 활용할 수 있어 여전히 운용되고 있다.

이에 반해 KA-1은 서해를 통해 수도권에 침투하는 북한 특수부대에 대응하는 것을 주목적으로 경기도 성남에 배치됐다. 그러나 서울 잠실 제2롯데월드 타워 건설로 그 운용이 어려워지자 2012년 강원도 원주에 있는 공군 제8전투비행단으로 주둔지를 옮겼다. 공군은 KA-1을 약 20대 운용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수출도 해서 페루가 20여 대, 세네갈이 4대를 도입하기도 했다.

KA-1 항공기. 사진 제공=KAI


정리하면, KA-1 전술통제기 겸 경공격기는 얼핏 보면 프로펠러가 장착된 소형항공기 정도로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공군의 전술에 있어 상당히 중요한 전력자산이다. 특히 북한의 기습도발(공기부양정)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강점은 간과할 수 없는 무기 체계다.

KA-1의 첫번째 임무는 전시 공세작전에서 아군의 지상 폭격지점을 잡아주는 역할이다. 전쟁이 발발하면 초기에 제공권을 확보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전투기 간의 교전뿐 아니라 적의 전투를 통제하는 핵심시설(레이더 및 방공포)을 함께 폭파시킨다. 이때 KA-1이 대공제압(SEAD)에 투입되는 전폭기(F-4팬텀 등)의 지상 폭격 탄착지점을 마킹(marking)해 주게 된다.

이때 사용하는 것이 KA-1의 WP탄(White Phosphorus·마킹용 백린탄)이다. 아군 전폭기는 KA-1의 마킹 흔적과 KA-1 조종사가 알려주는 정보를 토대로 적진에 폭격을 퍼붓는 방식이다. 이 때문에 KA-1은 전술적으로 전방에 근접한 지역에 위치하고 있다. 전술통제기라고 부르는 이유다.

전쟁을 시작하면 방어 이후 곧바로 육군과 해군 전력이 북상하게 된다. 수적으로 부족한 남한의 육군과 해군은 공군의 도움이 절실하다. 이에 공군의 근접항공지원(CAS)에 나선다. 지상과 해상의 아군 부대가 적의 압도적인 공격에 고립되는 위기에 직면할 경우에 공중 전력에 도움을 요청해 해당 지역에 강한 화력을 퍼붓는 전술이다.

또 다른 임무이자 강점은 근접항공지원을 우선적으로 처리해 주는 유일한 공군 전력이 바로 KA-1이라는 것이다. 이 때문에 KA-1은 공군보다 육군과 해군에서 더 필요로 하는 전력일 수 있다. KA-1이 근접항공지원에 우선 배치되어 있는 이유는 바로 터보프롭엔진(프로펠러를 엔진에 장착해 추진하는 방식)을 사용하는 항공기이기 때문이다. 저고도 비행이 가능해 지상과 해상의 상황을 조종사가 육안으로 확인해 매우 정확한 지원을 할 수 있다. 특히 아군에 대한 오인공격을 최소화할 수 있다.



‘KA-1’은 北 공기부양정 부대의 천적


마지막 임무로는 북한의 공기부양정이 위협적인 비대칭전력이라면 KA-1이 이 비대칭전력을 제거할 수 있는 우리 군의 강력한 대응 전력이라는 대목이다.

북한의 대형 공기부양정은 고도로 훈련된 특수부대 병력을 함정당 약 40~50명씩(공방 2급) 실어 나를 수 있다. 속도가 빨라(시속 70~90km/h) 일반 해군 함정(최고시속 약 40~50km/h 내외)이 상대하기 어렵다. 또 해상과 지상을 넘나들며 기동하기 때문에 마땅한 대응전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공기부양정을 북한은 약 250대에서 300대 가량 가지고 있다.

이 같은 공기부양정을 잡을 수 있는 육군의 기존 공격헬기(코브라·MD500)는 노후화된 것도 있지만 해상작전에는 적합하지 않다. 지상작전용으로 해상의 염분과 수분에 의해 기체가 부식될 우려가 있다. 아파치 공격헬기는 36대가 실전배치 됐지만 공기부양정 대응으로 상대하기에는 역부족이다.

따라서 북한의 공기부양정 도발에 대응할 가장 효과적인 전력은 공군의 KA-1이다. 또 무인기와 같은 전력에 초음속 전투기가 대응하지 못하는 부분도 메워줄 수 있어 KA-1 같은 전술통제기 겸 경공격기는 북한의 비대칭전력 도발에 가장 적절히 대응할 수 있다.

게다가 북한이 다수 보유(약 300대 추정)하고 있는 소련제 복엽수송기 ‘AN-2기’는 특수부대 병력의 수송기다. 이 항공기는 래디얼 엔진(자동차와 같이 피스톤의 행정을 사용하는 프로펠러 항공기)을 탑재한 복엽기로, 저고도 비행으로 레이더에도 잘 감지되지 않는다. 기동적 우세를 앞세워 이런 AN-2기를 제압할 때도 KA-1이 제격이다.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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