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임대차2법, 오는 7월 31일 시행 4년차
“4년 동안 제한될까” 집주인은 전셋값 인상 원하지만
2+2년 거주한 임차인들, 이미 오른 전세시장에 가격 현실화 우려

#오는 7월 말이면 올해로 4년째 용산구에서 전세계약을 맺고 있는 임차인 A씨. 계약 종료 2개월 전인 최근 집주인으로부터 전세금을 5% 이상 올려받고 싶다는 연락을 받았다. 당장 이사가 어려운 A씨가 전세금 인상분을 조정하고 싶다고 하자 집주인은 계약 해지를 통보했다. A씨는 “이사하려고 보니 집주인이 올리고 싶어하는 가격 이상으로 주변 전셋값이 올라 그냥 원하는 전세금만큼 올려줘야 하는 것 아닌가 싶다”고 토로했다.

서울의 한 공인중개사무소에 매매 및 전·월세 매물 안내문이 게시돼 있다. /뉴스1

임대차 2법(계약갱신청구권·전월세상한제)이 올해로 시행 만 4년을 앞뒀다. 임대차 계약은 만료되기 최소 2개월 전부터 계약 해지나 임대료 인상 여부 등을 협의하는데, 이 때문에 최근 계약 만료를 앞둔 임차인과 임대인의 셈법이 복잡해지고 있다. 법 자체의 손질 여부도 정해지지 않은 와중에 전셋값이 천정부지로 오르는 등 시장의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7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4월 다섯째 주(지난달 29일 기준) 서울 주간 아파트 전세가격은 일주일 만에 0.07% 올라 전주(0.07%)의 상승폭을 유지했다. 서울은 50주 연속 전세가격 상승 중이다. 부동산원은 매물 부족 현상이 나타나면서 서울 전셋값 상승세가 지속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서울 주요 지역의 전셋값은 직전 거래 대비 수 억 원씩 상승 중이다. 지난주 기준으로 평균 전셋값이 가장 크게 뛴 성동구에서는 옥수동 ‘e편한세상옥수파크힐스’ 84㎡가 지난달 29일 10억 7000만원에 거래됐다. 직전 거래인 9억 8000만원보다 9000만원 오른 가격이다. 송파구 잠실동 ‘잠실엘스’ 전용 84㎡ 전세 매물은 지난달 11억대에서 거래되고 있다. 1년 전 9억원대에서 거래된 것과 비교하면 2억원 가까이 올랐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올해로 임대차 2법이 4년차를 맞았다. 임대차 2법은 2020년 7월 31일 시행됐다. 계약갱신청구권제와 전월세상한제 시행으로 그동안 세입자들은 5%의 임대료 인상폭 수준에서 최대 4년(2+2년)간 거주할 수 있었다.

그러나 시행 4년을 앞둔 최근 임대인들이 앞으로 또 다시 4년 동안 가격 인상률이 5% 이내로 제한될 수 있다는 불안감에 전셋값을 최대한 올리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4년치 인상분을 한꺼번에 올려 받으려는 것이다. 올해 전셋값 상승은 이미 4년 전부터 예고돼 왔다.

이런 부작용 때문에 정부에서는 법 자체의 손질을 논의 중이다. 윤석열 정부는 출범 당시부터 제도 손질을 예고해왔다. 전월세신고제를 제외한 계약갱신청구권과 전월세상한제의 폐지에 나선다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야당이 지난 총선에서 압승하면서 여소야대 국면에서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보는 시각이 많다. 또 그동안 법이 임차인의 주거 안정 보장이라는 목적에 맞게 작용했다는 의견도 있다.

전문가들은 임대차 2법의 4년 도래 시점에 시장이 급변할 것이라고 보는 것은 기우라고 진단한다. 다만 4년 전 가격에 비해 현재 전세 가격이 많이 오른 만큼 세입자들의 부담은 커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박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는 “임대차 2법 4년차는 전세시장의 또 한 번의 변곡점이 될 수 있다”며 “현실적으로 가격 변화를 받아들여야 하는 세입자들 입장에서는 현재 매물이 많지 않고 입주 물량 부족, 전셋값 상승 등의 불안 요인이 있기 때문에 가급적 이동을 피하고 현재 상태에서 재연장하는 수요가 늘 것으로 보여진다”고 말했다.

조선비즈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18933 [단독] '대분열' 위기 천도교... 최고지도자 vs 행정·사법 책임자 법정다툼 랭크뉴스 2024.05.09
18932 “오타니 계좌서 232억 몰래 뺐다” 前통역사 혐의 인정 랭크뉴스 2024.05.09
18931 “스스로 주행”한다던 테슬라…“오토파일럿 ‘사기’ 수사” 랭크뉴스 2024.05.09
18930 마라도·비양도까지…오가는 드론에 쌓이는 생필품 랭크뉴스 2024.05.09
18929 "이게 한 팀이라고?" 멤버 24명 걸그룹, 새벽 1시 출근하는 이유 랭크뉴스 2024.05.09
18928 105㎜ 자주곡사포 ‘풍익’, 근거리 전투에 효과 ‘만점’…尹 취임식 ‘예포’로 존재감[이현호 기자의 밀리터리!톡] 랭크뉴스 2024.05.09
18927 ‘고가 가방’ 의혹 오늘 고발인 조사…김건희 여사 조사는? 랭크뉴스 2024.05.09
18926 "40분짜리 뮤지컬 본 듯"…어른도 놀란 '35살 롯데월드'의 밤 랭크뉴스 2024.05.09
18925 민희진發 리스크로 ‘시총 1兆' 빠진 엔터사, 고평가 논란 랭크뉴스 2024.05.09
18924 오타니 前통역사, 몰래 은행서 232억원 빼돌린 혐의 인정 합의 랭크뉴스 2024.05.09
18923 의료 공백 속 외국의사 진료 허용 '초강수'… 의사들은 "후진국 의사 수입해오나" 랭크뉴스 2024.05.09
18922 '해외직구' 어린이 장난감 슬라임서 가습기 살균제 성분 검출 랭크뉴스 2024.05.09
18921 '교제 살인' 혐의 20대 구속‥법원 "도주 우려" 랭크뉴스 2024.05.09
18920 윤 대통령 장모 가석방 '적격'‥오는 14일 출소 랭크뉴스 2024.05.09
18919 미 상무 “대중국 투자 제한 규정, 연말까지 완성” 랭크뉴스 2024.05.09
18918 尹 각본없는 회견… 채상병 특검·김여사 명품백 입장 촉각 랭크뉴스 2024.05.09
18917 보잉기, 이스탄불서 동체 착륙…잇단 사고에 속수무책? 랭크뉴스 2024.05.09
18916 의사 줄었는데…응급실에 경증환자 다시 몰린다, 14% 증가 왜 랭크뉴스 2024.05.09
18915 독불장군·무데뽀·벌거벗은 임금님…이제는 벗어나라[국정쇄신 시민컨설팅] 랭크뉴스 2024.05.09
18914 전직 대통령 증정본도 폐기‥'디올백'만 국고에? 랭크뉴스 2024.05.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