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2022년 9월13일 김건희 여사가 재미동포 통일운동가인 최재영 목사로부터 300만원짜리 ‘크리스찬 디올’ 파우치를 선물 받는 모습. 사진 왼쪽 아래에 김 여사가 받은 파우치가 든 종이가방이 보인다. 서울의 소리 동영상 갈무리

검찰이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의 ‘명품백 수수’에 대해 본격 수사에 착수했다. 고발장이 접수된 지 5개월 만이다. 검찰은 오는 9일 이 사건 고발인들을 불러 조사할 계획이라고 한다. 검찰의 신속한 움직임은 이원석 검찰총장의 지시에 따른 것이다. 이 총장은 지난 2일 송경호 서울중앙지검장에게 “전담 수사팀을 구성해 신속하고 철저하게 수사하라”고 지시했다. 검찰이 뒤늦게나마 권력자 주변 수사에 나선 것은 바람직한 일이다. 하지만 검찰 수사가 생색내기 수사, 보여주기 수사에 그칠 것이라는 의심이 벌써부터 나온다.

검찰이 5개월이 지나도록 고발인 조사조차 하지 않고 미적대다가 뒤늦게 수사에 나선 것은 여당의 참패로 끝난 총선 결과와 야당이 추진 중인 ‘김건희 특검’을 빼놓고는 설명하기 어렵다. 이번 총선에서 야당이 압승을 거두면서, 윤석열 대통령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한 김건희 특검법 재추진이 불 보듯 명확해졌기 때문이다. 더욱이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은 22대 국회에서 강도 높은 검찰개혁을 벼르고 있는 상황이다. 검찰로서는 ‘우리도 할 만큼 했다’는 명분을 쌓을 필요를 느꼈음 직하다.

검찰이 이번 수사를 통해 김건희 여사를 처벌할 가능성은 낮다. 현행 청탁금지법은 공직자의 배우자가 직무와 관련해 금품을 받는 것을 금지하고 있지만 배우자는 처벌 대상이 아니다. 다만 윤 대통령이 김 여사가 명품백을 받은 사실을 알고도 신고하지 않았다면 퇴임 뒤 처벌받을 수 있다. 검찰의 입증 의지가 관건이다. 만일 김 여사를 소환하지도 않고 서면조사만으로 대통령 부부에게 면죄부를 준다면 권력에 굴종하는 ‘정치 검찰’이란 비판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대통령실과 여당도 검찰 수사를 특검법 반대의 명분으로 삼는 일은 없어야 한다.

김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도 검찰의 ‘살아 있는 권력 수사’ 의지를 엿볼 수 있는 시금석이다. 검찰은 이 사건 수사에서 4년이 넘도록 김 여사를 한차례도 조사하지 않은 채 사건 처리를 뭉개고 있다. 관련자들은 이미 1심에서 유죄를 선고받고 항소심이 진행 중인데 ‘공범’ 의혹을 받고 있는 김 여사에 대해서만 유독 차일피일 조사를 미루는 것은 누가 봐도 공정한 수사라고 보기 어렵다. 이번만큼은 반드시 김 여사를 소환해 명품백 수수는 물론 주가조작 의혹도 철저하게 조사하기 바란다. 그것만이 ‘살아 있는 권력 수사’의 진정성을 국민에게 인정받는 길이다.

한겨레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14281 김여정 "성의의 선물‥계속 주워 담아야 할 것" 랭크뉴스 2024.05.30
14280 불법자금 폐단으로 사라진 ‘지구당’…이재명·한동훈 ‘부활론’ 랭크뉴스 2024.05.30
14279 [기고]스페이스X와 경쟁할 준비 됐나? 랭크뉴스 2024.05.30
14278 나란히 2조원대…삼·현·기, 배당 삼국지 랭크뉴스 2024.05.30
14277 초선들은 "무조건 충성"…쇄신 외치던 여당, 친윤·친한 반목만 랭크뉴스 2024.05.30
14276 별짓 다 해도 '캔슬'되지 않아...언터처블 김호중, '오디션 권력'이 만들었다 랭크뉴스 2024.05.30
14275 최태원·노소영 이혼소송 항소심 오늘 결론 랭크뉴스 2024.05.30
14274 '휴가' 대통령이 '출장' 장관에 전화... 긴박 현안 '채상병' 논의 가능성 충분 랭크뉴스 2024.05.30
14273 저출생이 정자 문제?... 혈세 들여 정자 분석·정관 복원 지원한다니 '분노' 랭크뉴스 2024.05.30
14272 [단독] 비행 악순환 빠진 '정신질환 소년범'... 대법, 치료기관 확충 연구 랭크뉴스 2024.05.30
14271 '의대 증원' 반영된 대입전형 시행계획 발표…의협은 '촛불집회' 랭크뉴스 2024.05.30
14270 사망사고 초동수사 軍이 주도... '채상병 사건'처럼 외압 의혹 빌미만 제공 랭크뉴스 2024.05.30
14269 "尹 거부권, 野 다수결 맹신 버려야"... 극단적 여소야대 상생 해법[22대 국회 개원] 랭크뉴스 2024.05.30
14268 ‘악질’ 30대男…청소년 포함 여성 수십명 성적학대하고 불법촬영 랭크뉴스 2024.05.30
14267 오픈AI, 직원 10만명 회계업체 PwC와 챗GPT 사용 계약 랭크뉴스 2024.05.30
14266 보험금 노리고 차선 넘은 차 일부러 ‘쾅쾅’…'3억' 챙긴 20대 일당의 최후 랭크뉴스 2024.05.30
14265 과기정통 차관, 국제회의서 "AI는 안전·포용·혁신 지향"(종합) 랭크뉴스 2024.05.30
14264 ‘전공의 없는 병원’ 100일째…의·정갈등에 고통받는 환자들 랭크뉴스 2024.05.30
14263 ‘송영길 재판’에 나온 이정근 “돈 봉투 보고했다”…증언 회유 주장도 랭크뉴스 2024.05.30
14262 쓰레기봉투에 담겨 버려진 강아지 6마리 결국…눈물 터진 사연 랭크뉴스 2024.05.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