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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 기자 ▶

봄이 끝나고 여름이 시작할 무렵 이렇게 하얀꽃을 소복하게 피우는 나무가 이팝나무입니다.

오랫동안 남부지방에 자생하는 나무로 여겨졌죠.

지금은 이렇게 서울에서도 가로수로 쉽게 볼 수 있는 나무가 됐습니다.

기후변화로 가능해진 이팝나무의 화려한 북상을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백팀, 이긴다."

운동회 응원소리 너머, 학교 정문 앞 커다란 나무 두 그루가 아이들을 내려다 보며 서있습니다.

학교는 100년이 넘었고, 나무의 나이는 300살로 추정됩니다.

천연기념물 214호, 전북 진안군 평지리 이팝나무들입니다.

[양시진/전북 진안군 평지리·마령초 36회 졸업생]
"거기는 이팝나무가 쭉 있어갖고 진짜 예뻤었죠."

꽃이 핀 모습이 쌀밥과 같다고 해서 이밥, 이팝이라는 이름이 붙었다는 설이 있고요.

여름이 시작되는 절기인 입하에 꽃이 핀다고 해서 이팝나무가 됐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이팝나무 천연기념물은 모두 남부지방에 있습니다.

진안은 이팝나무가 살 수 있는 서해안 내륙 북쪽 끝이었죠.

하지만 지금은 많이 달라졌습니다.

"개회를 선언합니다."

서울 동작구 상도동에서는 10년 전부터 이팝나무꽃이 필 무렵 축제가 열립니다.

어느덧 축제의 주인공이 될 정도로 이팝나무는 이제 서울에서도 흔한 나무가 됐습니다.

[장동한/상도일대 이팝나무 꽃 축제 추진위원장]
"그때(20~30년 전)는 가로수가 다른 가로수로 돼 있어서 이팝나무라는 거 자체를 몰랐죠."

20년 전만해도 서울 시내에는 이팝나무 가로수가 한 그루도 없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서울에서 다섯 번째로 많은 가로수가 됐습니다.

하얀꽃이 오래가고, 병해충에도 강해 인기가 많습니다.

[홍태식/한국정원협회 부회장]
"겨울에 그렇게 춥지 않은 그런 지역에서 많이 되고(자라고) 보호수도 많이 있었는데 한반도가 점점 뜨거워지죠. 그러니까 나무가 북상하는…"

하지만 모든 이팝나무가 건강하게 자라고 있는 건 아닙니다.

서울에서 이팝나무 가로수가 처음 등장한 청계천.

심은지 20년이 지났지만 비슷한 시기에 심어진 옆의 회화나무에 비하면 크기가 작습니다.

[홍태식/한국정원협회 부회장]
"이팝나무는 물을 좋아합니다. 적당한 물이 있어야 되는데 보시다시피 지금 물이 들어갈 수 있는 처리가 하나도 안 돼 있죠."

기후변화로 더욱 뜨거워지고 미세먼지와 오염물질에도 시달리는 도심.

가로수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화려하게 상경한 이팝나무가 도심 속 가로수로 계속 사랑받으려면, 나무 특성을 고려한 관리가 필수적입니다.

MBC뉴스 김민욱입니다.

영상취재 : 김준형 김승우 / 영상편집 : 임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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