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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여성 아이돌 절반 이상은 정신질환을 앓은 경험이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열악한 노동 환경에서 활동을 이어가는 일본 특유의 ‘지하 아이돌’ 문화의 영향도 큰 것으로 풀이된다.

6일 도쿄신문 등에 따르면 일본에서 은퇴한 아이돌의 취직을 지원하고 있는 기업 ‘츠기스테’는 여성 아이돌 가수 100여명을 대상으로 노동 환경에 대해 조사한 결과를 이날 공개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 1~2월 온라인 방식으로 실시됐으며, 현역 44명과 경험자 58명이 참여했다.

설문조사에 참여한 이들 대다수는 미디어 출연보다 라이브 활동을 중심으로 하는 소위 ‘지하 아이돌’이었다. 일본에서는 아이돌의 형태가 다양화되면서 소규모 공연장 등에서 활동하며 팬들을 직접 만나고, CD를 파는 형태의 아이돌 산업이 발달했다. 하지만 이들 업계에선 기획사의 자본력이 낮고, 가수들의 노동 환경이 열악해 논란이 돼 왔다.

이번 조사에서 활동 중 ‘정신질환을 앓았다’는 이는 응답자의 52%에 달했다. 이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해 자신들의 외모를 평가받는 경우가 많아 외모 고민이 심했기에 남들에 비해 우울하다고 느꼈으며, 78.4%는 다이어트를 시도했다고 답했다. 또 휴일조차 쉴 수 없는 노동환경과 은퇴 후 문제로 여러 불안을 느끼고 있었으며, 이런 고통을 누구에게도 상담할 수 없는 상황을 문제로 지적했다.

기획사 등 주변 사람들로부터 받는 피해도 적지 않았다. 여성 지하아이돌의 48%는 ‘파워하라’(갑질)를 당한 적이 있다고 밝혔으며, 12%는 성희롱을 당했다고 답했다. 여성 아이돌의 80% 이상은 남성 스태프가 많은 환경에서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츠기스테 관계자들은 이번 조사로 밝혀진 피해기 ‘빙산의 일각’이라고 강조했다. 회사의 대표인 하시모토 유키(31)는 자신도 10·20대에 아이돌로 활동했다며, 현역 시절 옷을 벗고 다이어트 상황을 확인받기도 했다고 밝혔다. 그는 정신적으로 병드는 이들이 많은 아이돌 업계의 문제를 인식하고 츠기스테를 설립했다.

츠기스테 측은 현재 대다수 아이돌들이 자신의 문제를 상담하면 활동에 안 좋은 결과가 날 것을 두려워하는 풍조가 있다며, 이를 바꾸기 위해 기획사들이 상담 기관을 마련하는 등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팬들도 아이돌이 겪고 있는 문제를 인식하고, 관련된 목소리를 내는 이에게 귀를 기울일 필요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배우와 아이돌 등을 경험한 뒤 현재 관련 연구를 하고 있는 가미오카 마나 게이오대 강사는 “(이런 문제는) 연예계에서 자주 생기는 일이라고 방치돼 왔다”라며 “인간으로서 존중받고 좋은 퍼포먼스를 할 수 있는 환경이 중요하다. 아이돌도 똑같은 사람이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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