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관광객 불편사항…1위 쇼핑, 2위 택시
1일 서울 경복궁에서 외국인 관광객들이 한복을 입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해 한국을 방문한 영국 관광객 ㄱ씨는 한복대여점을 찾았다가 불쾌한 경험을 했다. 대여할 한복을 입어보던 중 사이즈가 맞지 않아 여러 벌을 바꿔 입자 직원이 한국어로 “뚱뚱하다”고 말한 것이다. 기분이 상한 ㄱ씨는 한국관광공사 관광불편신고센터에 이를 신고했고 한국관광공사는 업체 대표에게 해당 직원을 교육시켜 서비스를 개선하라고 요청했다.
타이(태국) 관광객 ㄴ씨는 택시를 타려다 봉변을 당했다. 서울 명동에서 경복궁역까지 가려고 택시를 잡았는데 택시 기사가 ㄴ씨에게 3만원을 요구한 것이다. 요금이 지나치게 높다고 생각한 ㄴ씨가 1만5000원을 낼 수 있다고 했더니 기사는 소리를 지르면서 ㄴ씨를 태우지 않고 가버렸다.
지난해 한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이 겪는 불편 사항 1위와 2위는 쇼핑과 택시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한국관광공사가 최근 펴낸 ‘2023 관광불편신고 종합분석서’를 보면, 지난해 한국관광공사 관광불편신고센터에 들어온 불편 사항은 902건이다. 전년(288건)에 견줘 213% 증가했는데 이는 코로나19 엔데믹 이후 관광 산업이 회복세를 보인 영향으로 풀이된다.
902건 가운데 내국인 접수 비율은 10.4%(94건)이며 외국인 접수 비율이 89.6%(808건)으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유형별로 살펴보면 쇼핑 관련이 215건으로 전체의 23.8%를 차지해 가장 많았고, 택시 관련이 170건(18.8%), 숙박 관련이 142건(15.7%)으로 뒤를 이었다.
쇼핑 불편 사항 가운데 가장 많은 유형은 가격 시비(27.9%)였고, 부가세 환급 24.7%, 환불 및 제품 교환 요청 13%, 탁송지연 및 내역오류 10.7%, 불친절 10.7% 등이었다. 한 홍콩 관광객은 4000원으로 표시된 참깨 한 병을 구입하는데 5900원을 결제해 가게에 물어보니 “물가가 올랐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이 관광객은 결국 결제를 취소했다. 또 다른 일본 관광객은 10개 한 묶음에 8000원인 마스크를 샀는데 가게에서 8만원을 결제해 취소를 요구했더니 “점장이 없다”며 거부해 다음날 다시 방문해야 했다.
택시 불편 사항으로는 부당요금 징수 및 미터기 사용 거부가 66.5%로 가장 많았다. 운전사 불친절(14.1%), 난폭운전 및 우회 운전(7.1%), 승차거부 및 도중하차 강요(5.3%) 등이 뒤를 이었다. 한 일본 관광객은 택시를 타고 용산에서 홍대입구까지 가는데 기사가 강남 방면으로 운전을 해 ‘길이 다르다’고 했더니 기사가 화를 냈다고 한다. 결국 60분이 걸렸고 영수증에는 운행거리가 28㎞로 표시됐다. 용산에서 홍대입구까지는 약 7㎞로 20분이면 도착하는 거리다.
이처럼 쇼핑과 택시 관련 불편 사항은 외국인 신고가 대부분이었으며 숙박 관련 불편 사항은 내국인 신고 비율이 44.7%에 달해 내국인 불편 사항 가운데 1위를 차지했다.
지역별로 보면 서울이 54.8%로 가장 많았고, 부산 13.4%, 인천 12.1%, 제주 4.9% 순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