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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자에 문의 후 협의 없이
사업단 축제에서 ‘무단 도용’
시 “사업에 관여 안 해” 해명
2023 한강 멍때리기 대회 참가자들이 지난해 5월 21일 서울 한강 잠수교에서 안정적인 심박수를 유지하며 경연에 열중하고 있다. 조태형 기자


지난해 전북 익산시에서 개최됐던 멍때리기 대회가 원작자와 협의하지 않고 진행된 것으로 확인됐다. 원작자에게 개최 방식을 문의해 놓고는 계약을 맺거나 양해를 구하지 않고 개최한 것이다. 인기 행사나 프로그램이 도용될 수 있다는 우려가 문화계에서 나온다.

5일 경향신문 취재 결과 ‘익산시 상권활성화사업단’(사업단)이 지난해 10월 익산시 지원을 받아 개최한 축제에 포함된 멍때리기 대회가 원작자에게 협의하지 않고 열린 것으로 확인됐다. 이 행사를 처음 기획한 사람은 웁쓰양(활동명) 작가이며 상표권도 그가 갖고 있다.

웁쓰양컴퍼니에 따르면 지난해 8월 익산청년협동조합 측에서 멍때리기 대회를 개최하고 싶다고 연락했지만 논의가 진척되지는 않았다. 그리고 사업단은 지난해 10월 ‘멍때리기 페스티벌’을 열었다. ‘대회’를 ‘페스티벌’로 바꿨지만 심박수를 측정하고 시민투표를 통해 우승자를 가리는 방식 등은 판박이였다.

전북 익산시 멍때리기 페스티벌 홍보물. 문화연대 제공


웁쓰양컴퍼니는 지난해 11월 익산시와 사업단에 저작권 침해에 대한 손해배상을 요청하는 내용증명을 보냈지만 답변을 듣지 못했다. 이에 문화운동단체 문화연대가 양측에 저작권 침해에 대한 공개 사과와 저작권료 지불 등을 요구하는 공개 질의서를 보냈다.

익산시는 지난달 “익산시가 승인한 사업계획에는 ‘멍때리기 페스티벌’이라는 세부 내용이 계획된 적 없고 사업에 관여한 적 없다”는 답변서를 보내왔다. 사업단에 따질 일이라고 떠넘긴 것이다. 사업단은 “멍때리기 대회가 상표공보 게재된 것은 확인했으나 대회 형식은 찾을 수 없었다”고 답했다.

하희봉 로피드 법률사무소 대표변호사는 “방송 형식 저작권이 인정되듯 멍때리기 대회 형식도 보호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웁쓰양 작가는 “많이 알려진 멍때리기 대회 기획이 이렇게 쉽게 도용된다면 젊은 기획자들은 이 일을 직업으로 삼고 싶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축제 기획 관계자는 “이름을 그대로 사용하고 프로그램도 그대로 사용했다면 문제가 커지겠지만 상권 활성화 차원에서 페스티벌의 한 프로그램으로 힐링 멍때리기를 활용했고, 도의적으로 사과하는 것 외에는 어떤 내용도 수용할 수 없다”고 말했다.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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