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형사보상금 28억여원 공제, 27억여원 지급 판결

‘거문도 간첩단’ 사건으로 누명을 쓴 일가족이 재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데 이어 국가 상대 손해배상 소송 1심에서도 승소했다.

6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15부(재판장 최규연)는 고(故) 김재민·이포례 부부의 자녀·손자·손녀 등 17명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국가의 손해 배상 책임을 인정하며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했다.

재판부는 이들 일가족에게 모두 55억2500만원을 위자료로 지급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다만 지난해 11월 무죄 확정 이후 지급된 형사보상금 27억8000여만원을 공제해 27억4200만원을 실제 지급할 금액으로 인정했다.

재판부는 “적법절차를 지키지 않은 채 강제 연행돼 불법 구금 상태에서 고문·폭행·협박 등 가혹행위를 당해 수집된 위법 증거를 토대로 유죄 판결을 받아 복역해 회복하기 어려운 재산상 손해와 정신적 고통을 입었고, 가족들 역시 상당한 정신적 고통을 겪었을 것은 명백하다”며 “국가는 국가배상법에 따라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판시했다.

소멸 시효가 완성됐다는 정부 주장에 재판부는 “국가기관이 위법행위로 수집한 증거에 기초해 처벌받은 뒤 재심에서 무죄판결이 확정되는 경우 무죄 판결이 확정되기 전까지는 손해배상청구를 할 수 없는 장애 사유가 있었다고 볼 수 있다”며 “이후 재심 확정판결 6개월 이내에 소를 제기했다”며 기각했다.

해당 사건은 1976년 9월 귀순한 북한 공작원 김용규 사건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김용규는 북한에서 거문도로 남파됐다가 동료들을 사살하고 경찰에 자수했다. 수사기관은 그의 진술을 바탕으로 김씨 부부와 자녀들을 재판에 넘겼다. 거문도 일대에서 대남공작원들의 간첩활동을 돕거나 입북을 모의하고 금품을 수수했다는 혐의를 적용했다.

1977년 1심 법원은 김씨에게 무기징역을, 아내 이씨에게는 징역 7년을 선고했다. 자녀들도 징역 2∼4년이 선고됐고, 이 형량은 대법원에서 그대로 확정됐다. 김씨는 무기징역으로 복역하던 중 7년 만에 암이 발병해 사망했다. 나머지 가족은 만기 출소했다.

부부 사망 뒤인 2020년 자녀들이 법원에 재심을 청구했다. 재심 재판부는 2022년 9월 이 사건 증거들에 대해 “남파 공작원 김용규의 혼란스럽고 일관되지 않은 진술에 맞춰 수사기관에서 반복되고 집요한 질문으로 재구성됐다”며 “국가폭력이 개입됐다는 강한 의심이 들어 믿을 수 없다”고 말했다. 압수물 역시 수사기관이 영장 없이 가족 소유물을 압수한 것으로 위법 수집 증거라 증거 능력이 없다고 판단했다.

일가족 17명은 “이 사건 본인들과 가족들이 수사, 기소, 재판 및 그에 따른 복역 과정에서 상당한 육체적·정신적 고통을 입었기에 국가는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 책임으로 배상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며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국민일보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18578 "사저 압수수색 하는지 봐야" 조국의 '명품백' 관전 포인트 랭크뉴스 2024.05.08
18577 계획된 적자 끝내나 했더니... 알리·테무 공습에 쿠팡도 흔들 랭크뉴스 2024.05.08
18576 “이 사람인가”… ‘여친 살해’ 수능 만점 의대생 신상 털이 나선 누리꾼 랭크뉴스 2024.05.08
18575 "60~65세 시니어 직원 모집" 도요타, 인사 제도까지 바꿔 랭크뉴스 2024.05.08
18574 왕년 액션스타 스티븐 시걸, 푸틴 취임식서 “세계 최고 지도자” 칭송 랭크뉴스 2024.05.08
18573 주차난 속 주차장 ‘천태만상’…“법적 조치도 가능” [이런뉴스] 랭크뉴스 2024.05.08
18572 임영웅이 임영웅했다…어버이날 팬클럽 이름으로 2억 통큰 기부 랭크뉴스 2024.05.08
18571 "사장님이 더 맛있을 듯" "키스 갈길게요" 성희롱 리뷰 충격 랭크뉴스 2024.05.08
18570 ‘돌려차기 살인미수’ 피해자 SNS로 협박한 20대 남성 재판행 랭크뉴스 2024.05.08
18569 尹대통령, 내일 2주년 회견…채상병·김여사 특검 입장 밝힌다 랭크뉴스 2024.05.08
18568 “저도 잘 살고 싶었어요” 숨진 전세사기 피해자, 마지막 글 랭크뉴스 2024.05.08
18567 애플, ‘AI 탑재’ 아이패드로 반격 나선다… 성능 개선됐지만 가격 27만원 올라 랭크뉴스 2024.05.08
18566 이재명 “얼마나 간이 부었으면···검사인지 깡패인지 알 수 없다” 랭크뉴스 2024.05.08
18565 이순재 "대사 못 외우면 은퇴해야"…눈시울 붉힌 배우들 기립박수 랭크뉴스 2024.05.08
18564 “두 줄 방패로 더 듬직"…‘럭셔리 오빠차’ 제네시스 GV70 부분변경 모델 출시 랭크뉴스 2024.05.08
18563 "사장님이 더 맛있을 듯" "바로 키스 갈길게요" 성희롱 리뷰 충격 랭크뉴스 2024.05.08
18562 대전 동구, '맹견 탈출' 재난 문자 잘못 발송 랭크뉴스 2024.05.08
18561 “가격 올라도…” 720만개 판매된 '이 아이스크림' 뭐길래 랭크뉴스 2024.05.08
18560 챗GPT까지 나왔다고? "완전 럭키비키잖아"…'원영적 사고' 대체 뭐길래 랭크뉴스 2024.05.08
18559 민심을 검찰·김앤장 출신 변호사에게 들어야 하나 랭크뉴스 2024.05.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