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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달 27일 개정 건축법 시행…다세대·다가구 소유주 다수 구제될듯
위반 건축물인줄 몰랐거나 임차인 있다면 벌금 감면


서울시내 주택
(서울=연합뉴스) 박동주 기자 = 사진은 5일 서울시내 아파트, 단독 및 다가구 주택 등의 모습. 2022.4.5 [email protected]


(서울=연합뉴스) 박초롱 기자 = 다음 달 말부터 지방자치단체가 불법 건축물에 부과하는 이행강제금을 최대 75%까지 깎아줄 수 있게 됐다.

이태원 참사를 키운 것이 불법 건축물이었음에도 총선을 앞둔 올해 2월 말 이행강제금을 완화하는 법안이 국회를 통과해 시행을 앞두고 있다.

6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국토부는 최근 위반건축물에 대한 이행강제금의 감경 비율을 최대 50%에서 75%로 확대하는 내용의 건축법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 예고했다.

다음 달 27일부터 위반 건축물 소유주의 이행강제금 부담을 완화한 개정 건축법이 시행되는 데 따른 것이다.

이행강제금은 건축법을 위반해 허가권자인 지자체의 시정 명령을 받았는데도 주어진 기간 내 명령을 이행하지 않으면 건물 소유주에게 부과하는 벌금이다.

무단으로 일부를 불법 개조하거나 용도 변경한 건물이 이행강제금 부과 대상이다.

일조나 사선 제한으로 건물을 짓지 못하는 베란다나 옥상을 불법 증축하거나 필로티 주차장 또는 1층 외부 공간을 확장해 주택을 만들어 임차하는 다세대·다가구 주택이 대표적이다.

저층부에는 근린생활 시설을, 상층부에는 다세대·다가구 주택을 복합 용도로 배치한 뒤 근린생활시설을 주거용으로 불법 임대하는 '근생빌라', 내부에 벽을 세우는 '방 쪼개기'로 세대 수를 늘린 주택도 불법 건축물에 해당한다.

개정 건축법은 위반 행위 이후 소유권이 변경됐거나 임차인이 있어 임대 기간 중 위반 행위 시정이 어렵고, 사용 승인 이후 실태 조사 과정에서 위법이 확인되는 등 위반 사항을 즉시 시정하기 어려울 경우 이행강제금 감경 폭을 최대 50%에서 75%로 높였다.

위반 건축물인 줄 모르고 건물을 샀다가 이행강제금을 물게 된 이들의 부담을 덜어주려는 취지다.

정부는 이행강제금 감경 폭 확대를 반대했으나, 국회 국토교통위원회가 총선 전 막판 법안 심사를 하는 과정에서 여야 합의로 건축법 개정안이 처리됐다.

다세대·다가구 주택 소유주들의 이행강제금 감경 요구가 많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태원 참사 골목 옆 호텔 건물 일부 '불법 증축'
(서울=연합뉴스) 홍해인 기자 = 1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 압사 참사 현장 모습. 골목 오른편이 해밀톤 호텔 건물이다.
이날 용산구와 해밀톤호텔 건축물대장에 따르면 이태원 참사가 일어난 골목 옆 건물인 해밀톤호텔의 일부 공간이 불법 증축된 상태인 것으로 확인됐다. 호텔 본관의 북측에 있는 주점이 테라스(17.4㎡)를 무단 증축해 쓰고 있다. 용산구는 지난해 이런 사실을 확인해 호텔 측에 시정 조치를 요구했고, 시정되지 않자 강제이행금을 부과한 뒤 해밀톤호텔 본관을 위반건축물로 표기했다. 2022.11.1 [email protected]


'생계형' 임대인이더라도 이행강제금을 계속해서 감경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각 지자체가 조례로 한정된 기간(1∼2년)에만 이행강제금을 감경할 수 있도록 정해뒀기 때문이다.

그러나 임대 수익을 목적으로 한 불법 증개축이 만연하고, 일손 부족에 시달리는 지자체들이 제대로 단속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이행강제금을 완화하면 불법 건축물이 양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이태원 참사 직후 서울시 등 일부 지자체에서 이행강제금을 상향하려는 움직임도 있었으나 '미풍'에 그쳤다.

이태원 참사가 발생한 해밀톤호텔은 본관 뒤편 테라스에서 주점을 운영하며 불법 증축을 했다. 해밀턴호텔 대표 이모 씨는 위반 건축물을 철거하라는 시정명령을 두 차례 받고 이행강제금까지 부과받았지만 시정하지 않고 있었다.

이행강제금보다 불법 건축물을 통한 수익이 더 많다 보니 건물주들은 이행강제금을 내고 불법 건축물을 그대로 두는 경우가 많다.

이번 이행강제금 감면 폭 확대는 '선의의 피해자'를 막자는 취지라고는 하지만, 한쪽에선 이태원참사특별법이 처리되는데, 다른 한쪽에선 불법 건축물에 대한 벌금이 완화되는 엇박자가 나게 됐다.

[email protected]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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