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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드레 안도니안 플래그십 파이어니어링 아태 지사장
“삼성서울병원과 협력, 임상시험 속도 빨라질 것
아시아, 전 세계 인구의 절반 차지...시장 잠재력 크다”

안드레 안도니안 플래그십파이어니어링 아시아태평양 지부 총괄의장. 글로벌 컨설팅 기업 맥킨지의 명예 선임 파트너로, 지난 1월 플래그십에 합류했다./플래그십 파이어니어링

“플래그십 파이어니어링이 투자한 바이오기업들이 삼성과 손잡으면 신약을 더 빨리 개발해 낼 것으로 기대합니다.”

안드레 안도니안(André Andonian) 플래그십 파이어니어링(이하 플래그십) 아시아태평양 지사장은 지난달 29일 서울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삼성서울병원에서 신약 개발 임상시험을 진행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플래그십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개발한 모더나를 탄생시킨 미국의 바이오 전문 벤처캐피탈(VC)이다. 운용 자산이 141억 달러(약 19조4000억원)에 이른다. 회사는 유망 기술을 가진 과학자를 발굴해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을 창업하도록 하고, 기업공개(IPO)를 포함해 상업화까지 돕는다. 플래그십은 지난 2000년 설립 이후 투자 건수가 339건이며, 창업한 스타트업도 170곳에 달한다.

특히 한국에선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이 회사 창업자인 누바 아페얀(Noubar Afeyan)에게 제약바이오 산업 관련 조언을 얻은 것으로 유명하다. 플래그십은 올해 초 삼성물산과 삼성바이오로직스, 삼성바이오에피스 3사와 바이오 신기술 개발과 관련한 전략적 업무협약(MOU)을 맺으면서 주목을 받았다.

안도니안 지사장은 이날 인터뷰에서 삼성과 플래그십은 신약개발부터 임상시험, 생산까지 전 단계에서 협력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플래그십이 투자한 바이오 스타트업이 삼성서울병원과 협력하면 임상시험을 더 빠르게 진행할 수 있을 것”이라며 “플래그십은 삼성그룹의 CDMO 역량과 임상 인프라를 활용하고, 삼성은 플래그십 기업들과 신약 기술을 함께 개발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올 초 업무협약 당시 업계는 삼성그룹과 플래그십이 어떤 방식으로 협업할지에 큰 관심을 보였다. 플래그십은 삼성 계열 3사가 투자한 삼성라이프사이언스펀드를 통해 협력을 한다고 했지만, 정작 플래그십은 이 펀드에 투자하지 않는 구조였다. 업계는 삼성그룹은 플래그십이 투자한 바이오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과 교류해 신약 개발로 보폭을 넓히겠다는 전략이라고만 해석했다.

삼성그룹은 현재 삼성바이오로직스를 기반으로 위탁개발생산(CDMO), 바이오의약품 복제약(바이오시밀러) 사업만 하고 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바이오의약품 연구개발(R&D) 회사지만, 아직 신약개발에 성공하지는 못했다.

안도니안 지사장은 “삼성서울병원은 방대한 양의 의료 데이터와 높은 수준의 임상시험 역량을 갖고 있다”며 “특히 삼성의 ‘스피드(속도)’에 신뢰를 갖고 있다”고 했다. 해외에서는 삼성의 최대 경쟁력으로 남들보다 빨리 목표를 달성하는 능력을 꼽는다. 제약바이오 산업에서도 마찬가지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생산공장을 경쟁사보다 2배 빨리 건설했고, 생산 기간도 업계 절반 수준으로 줄였다. 신속한 서비스로 고객 만족도를 높인 것도 세계 시장을 석권한 비결로 꼽힌다.

지난해 4월 윤석열 대통령이 방미 일정 중 워싱턴DC 상공회의소에서 열린 한미 비즈니스라운드테이블에서 누바 아페얀 플래그십 파이어니어링 창업자 겸 모더나 이사회 의장,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대화하는 모습./뉴스1

안도니안 지사장의 말을 종합하면 삼성라이프펀드가 투자한 플래그십 계열 바이오기업들이 삼성서울병원에서 신약 임상 시험을 진행할 가능성이 높다. 가장 가능성이 높은 기업은 글로벌 제약사인 암젠과 면역항암제를 공동개발하는 제너레이트 바이오메디슨과 나노 입자 약물 전달체 개발사인 센다 바이오사이언스다.

삼성과 플래그십의 전략적 협업은 지난 2022년 첫 발을 뗐다. 삼성라이프사이언스펀드가 두 번째로 투자한 바이오벤처인 미국 센다 바이오사이언스는 플래그십이 투자한 나노 입자 연구개발사 4개를 합병한 회사다. 삼성은 이후에도 플래그십이 만든 링 테라퓨틱스, 제너레이트 바이오메디슨에 투자를 이어갔다.

안도니안 지사장은 한국과 인연이 깊다. 그는 글로벌 컨설팅 업체인 맥킨지에서 34년간 한국·일본을 비롯해 아시아 지역 컨설팅을 총괄했으며, 현재 맥킨지의 명예 선임 파트너를 맡고 있다. 플래그십은 영국 런던에 유럽 지사를 설립한 데 이어 아태 지역으로 확장하기 위해 지난해 11월 안도니안 지사장을 총괄 지사장으로 선임했다. 플래그십 아태 지사는 싱가포르, 한국, 일본을 투자 우선순위 국가로 꼽았다. 사무소는 오는 6월 싱가포르에 둥지를 틀 예정이다.

안도니안 지사장은 “아시아는 전 세계 인구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으며, 전체 질병 부담(질병으로 발생하는 비용)의 60%도 아시아에서 발생한다”며 “동시에 특허의 절반 이상도 아시아에서 나오는 만큼 혁신의 원천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플래그십은 한국 지사 설립도 검토하고 있다. 안도니안 지사장은 “현재 한국 정부는 물론 한국과학기술원(KAIST), 서울대(SNU)·서울대병원(SNUH) 등과도 협업을 논의 중이며, 이들과 신약개발을 넘어 광범위한 협업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플래그십 아태 지사는 여러 정부 기관, 기업들과 협력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안도니안 지사장은 “이번 삼성과의 파트너십을 시작으로, 아태 지역 MOU 2건이 하반기에 추가로 공개될 것”이라고 말했다. 안도니안 지사장은 플래그십은 단순 VC 기업보다 ‘원스톱 숍(one-stop shop·원스톱 통합지원시스템)’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는 다른 회사에 투자만 하는 게 아니라, 우리 자체 회사를 만들고 성장시킨다”며 “플래그십은 과학·인재·자본이 한 지붕 아래 있는 ‘원스톱 숍’인 셈”이라고 말했다.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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