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나는 읽고 쓰고 버린다
손웅정 지음 l 난다(2024)

모든 것은 기본에서 시작한다
손웅정 지음 l 수오서재(2021)


한국 축구가 40년 만에 올림픽 본선 진출에 실패했다. 10회 연속 올림픽 본선 진출이 좌절되면서 축구 팬들의 분노가 축구협회를 향하고 있다. ‘클린스만 감독 사태’에 이어 이번 파리올림픽 진출 실패까지, 축구협회의 무능과 시스템 부재가 대한민국 축구의 절망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손웅정 감독은 한국 축구의 미래를 위해 쓴소리를 아끼지 않는 독설가다. 전도유망한 축구선수였지만 부상으로 이른 은퇴를 할 수밖에 없었던 그는 ‘기본기’와 ‘인성’을 가르치는 축구 지도자로서 확실히 자리매김했다. 대한민국 축구 역사의 신기록을 갈아치우며 화제의 중심에 서 있는 월드 클래스 손흥민 선수에게 따라붙는 수식어가 ‘겸손’인데, 그에게 겸손이라는 미덕을 가르친 사람 역시 아버지 손웅정 감독이다. ‘축구에 미친 사람’으로 불리는 그가 축구 외에 미친 것이 하나 더 있다면 바로 ‘책’이다. 그는 책을 읽으며 바람직한 부모나 어른 또는 지도자의 모습에 대해 고민했고, 책에서 배운 대로 실천하고 있다.


세계 무대에서 연거푸 한국 축구가 망신을 당한 가운데, 최근 서점가에서는 손웅정 감독의 책 두 권이 화제다. 2010년부터 작성해온 독서 노트를 바탕으로 2023년 3월부터 1년간 김민정 시인과 진행한 인터뷰집 ‘나는 읽고 쓰고 버린다’(난다)는 출간되자마자 베스트셀러 1위에 올랐고, 2021년 출간된 에세이집 ‘모든 것은 기본에서 시작한다’(수오서재)도 덩달아 다시 순위권에 진입했다. 책의 인기를 확인한 온라인 서점은 발 빠르게 두 권을 세트로 묶어 판매하면서, 한국 축구의 미래를 걱정하는 축구 팬들의 구매욕을 자극하고 있다.

기본, 가정, 품격, 독서, 사색 등 치열한 독서를 통해 발견한 열세 가지 키워드를 제시하면서 축구와 인생에 대한 자신의 철학을 이야기하는 ‘나는 읽고 쓰고 버린다’는 독서에 대한 손 감독의 진심을 느낄 수 있는 책이다. “사실 저도 운동하고 독서, 매일같이 이 둘에 집중하는 삶이 진짜 쉽지만은 않거든요. 그런데 이 힘든 걸 계속하다 보니까요, 내 삶이 쉬워지는 거예요. 힘든 운동하고, 힘든 독서하고, 이 힘든 두 가지를 매일같이 하니까요, 내 삶이 진짜 쉬워지는 거예요.” 손 감독은 힘들고, 어렵고, 불편한 것이 노력이고, 노력이 좋은 습관을 만든다고 강조한다. 축구와 독서뿐 아니라 인생에도 변함없이 적용되는 기본자세를 가르쳐준다.

몸으로 익힌 것과 생각으로 깨달은 것은 서로 다르지 않다. 손 감독의 책을 읽으면 그가 축구를 통해 배운 것과 책을 읽으며 얻은 것이 아주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특히 아버지로서 손흥민 선수에게 어려서부터 무엇을 가르치려고 했는지 교육 철학도 엿볼 수 있다. 그래서일까. 한 대형서점(교보문고)의 구매자 분석을 살펴보면 상당히 흥미롭다. ‘나는 읽고 쓰고 버린다’를 가장 많이 구매한 연령층은 30~40대로, 구매 비율이 무려 64.6%였다. 특히 자녀교육에 가장 관심이 많은 40대의 경우, 남성(15.1%)보다 여성(24.6%)의 비율이 훨씬 더 높았다. 여자들이 가장 싫어하는 이야기는 ‘군대 이야기’, ‘축구 이야기’, ‘군대에서 축구한 이야기’라는 우스갯소리도 이제 옛말이 된 것 같다.

홍순철 BC에이전시 대표·북칼럼니스트

한겨레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15899 삼성전자, 포브스 '글로벌 2000' 21위…작년보다 7계단↓ 랭크뉴스 2024.06.17
15898 韓 음악 틀고 캐비어 오찬 준비…尹 방문 중앙아 3국, 깜짝 이벤트 경쟁 랭크뉴스 2024.06.17
15897 도심 한복판서 살해된 노숙인…세상은 왜 그의 죽음엔 조용한가 랭크뉴스 2024.06.17
15896 통신 3사만 덕보는 ‘전환지원금’ 명분도 실리도 잃어… “알뜰폰 살려야 제대로 된 경쟁 일어나” 랭크뉴스 2024.06.17
15895 7년째 소식없는 ‘6호 초대형 IB’ 하반기엔 나올까… 금융당국은 아직 냉랭 랭크뉴스 2024.06.17
15894 오늘부터 집단 휴진‥이 시각 서울대병원 랭크뉴스 2024.06.17
15893 서울대병원 오늘부터 휴진… 정부 “원칙 대응” 랭크뉴스 2024.06.17
15892 대통령실 "종부세·상속세율 개편 7월 이후 결정" 랭크뉴스 2024.06.17
15891 폭염 취약층 지원 확대‥신생아 대출 완화 랭크뉴스 2024.06.17
15890 카뱅 주가 바닥 기는데... 7250억 족쇄에 울며 겨자먹기로 상장 강행하는 케이뱅크 랭크뉴스 2024.06.17
15889 “도시가 지옥이 될 것”..파리 시민들 “올림픽 오지 마세요” 랭크뉴스 2024.06.17
15888 ‘47세’ 최고령 우주 탐사선 보이저 1호, 반년 만에 부활 랭크뉴스 2024.06.17
15887 [단독] GP 복원 1단계, 임시시설 완공…"南이 제네시스면 北은 포니" 랭크뉴스 2024.06.17
15886 서울대병원 오늘부터 무기한 휴진…이 시각 서울대병원 랭크뉴스 2024.06.17
15885 이재명의 "언론=애완견" 근거? '안부수 판결' 취지는 이재명 설명과 달랐다 랭크뉴스 2024.06.17
15884 사법리스크 피하고 대권까지… 李 ‘6말7초’ 당권 도전할듯 랭크뉴스 2024.06.17
15883 10시간 줄테니 의대증원 재논의하라?…의협의 '무리수' [현장에서] 랭크뉴스 2024.06.17
15882 에릭센 ‘선제골’에 얀자 ‘동점골’ 응수···덴마크와 슬로베니아, 본선 첫 판서도 무승부[유로2024] 랭크뉴스 2024.06.17
15881 9부 능선 넘은 사도광산 등재... "한국 정부가 일본 강하게 압박해야" 랭크뉴스 2024.06.17
15880 해외 부동산 펀드 67%가 손실… 홍콩 ELS 사태 재연되나 랭크뉴스 2024.06.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