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오해’라던 윤 대통령 검찰 신속 수사 지시에 침묵
민주당 추진 김건희 특검 반대 명분쌓기 의도인듯
수사 미흡하면 역풍, 특검 요구에 불붙일 수도
영국 국빈 방문과 프랑스 방문 일정을 마친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지난해 11월26일 성남 서울공항에서 공군1호기편으로 귀국하고 있다. 연합뉴스


검찰이 윤석열 대통령의 배우자 김건희 여사의 명품가방 수수 사건에 대해 고발 5개월만에 수사에 나서면서 ‘김건희 리스크’가 다시 부각되고 있다. 대통령실은 검찰 수사를 명분으로 김 여사 의혹 관련 특별검사법 처리에 반대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검찰 수사가 생색내기 수준에 그친다면 김 여사 특검 여론에 오히려 불을 붙일 수도 있다.

이원석 검찰총장이 최근 김 여사 명품가방 수수 의혹 사건 관련 전담수사팀을 꾸려 신속하게 수사하라고 지시한 사실이 지난 3일 알려졌다. 서울의소리가 지난해 12월 김 여사와 윤 대통령을 검찰에 고발한지 5개월만에 수사에 속도를 내기로 한 것이다.

앞서 윤 대통령은 KBS 신년대담에서 김 여사 명품가방 수수에 대해 “박절하게 대하기 어렵다”며 비판을 인정하지 않았다. 총선 과정에서도 김 여사의 명품가방 수수에 대한 해명 요구에 불쾌감을 감추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 검찰의 수사 착수에 대해서는 특별히 불편한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대통령실은 다만 이번 수사팀 구성이 윤 대통령의 지시와는 무관하다고 강조했다.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5일 통화에서 “검찰총장이 지시한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총선 참패와 22대 국회에서 김 여사 관련 의혹에 대한 특검법 통과가 예상되는 현실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더이상은 뭉개고 넘어갈 수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대통령실은 김 여사 소환 등 검찰 수사를 특검법을 막을 명분으로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검찰 수사를 지켜본 뒤 특검을 도입할지 결정해도 늦지 않다는 논리다. 검찰이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의혹이 아닌 명품가방 수수 사건을 택해 속도를 내면서 김 여사의 형사처벌 가능성이 낮다는 점을 고려한 것 아니냐는 의구심도 제기된다. 김 여사가 고발된 청탁금지법은 공직자가 1회 100만원을 넘는 금품을 받으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 벌금형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배우자에 대한 처벌 조항은 없어 김 여사를 처벌하기는 어렵다.

다만 검찰의 명품가방 수수 관련 수사로 대통령실이 김 여사 리스크를 온전히 해소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검찰 수사 과정 및 결과가 민심에 부응하는 수준으로 이뤄지지 않으면 오히려 역풍이 불 수도 있다. 특히 윤 대통령에 대한 수사가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청탁금지법은 공직자가 배우자의 금품 수수 사실을 인지하고도 신고하지 않으면 처벌된다고 규정해 윤 대통령에 대한 수사도 불가피하다. 윤 대통령이 김 여사의 가방 수수 사실을 알았는지, 알았다면 김 여사의 가방 수수 사실을 신고했는지 여부가 쟁점이 된다. 검찰 수사로 이런 부분들이 명쾌하게 밝히지 못한다면 실체적 진실 규명을 위해 특검이 필요하다는 취지의 여론에 불이 붙을 수도 있다. 명품가방 사건 수사가 본격화될 경우 도이치모터스 사건은 왜 제대로 수사하지 않느냐는 여론이 조성될 수 있다는 것도 대통령실 입장에선 부담이다.

한민수 민주당 대변인은 지난 4일 서면 브리핑을 내고 “갑작스런 검찰총장의 신속수사 지시가 김건희 여사 특검범을 피해보려는 꼼수는 아닌지 강한 의구심을 제기한다”며 “22대 국회에서 김 여사 특검법을 도저히 막을 방법이 없어 보이니 부랴부랴 수사하는 시늉이라도 내며 특검 거부를 위한 명분을 쌓으려는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그는 “빈 수레만 요란한 검찰수사는 특검법에 대한 국민의 요구만 더욱 확산시킬 것임을 분명히 경고한다”고 강조했다.

경향신문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27715 “숨진 훈련병 동기의 가족입니다” ‘더캠프’ 항의글 랭크뉴스 2024.05.29
27714 싱가포르 당국 첫 발표 “난기류 만난 여객기, 4.6초간 50m 급강하” 랭크뉴스 2024.05.29
27713 [단독] 장동혁 “패배 책임? 韓 원톱 외 대안 있었나” 백서특위 면담 랭크뉴스 2024.05.29
27712 얼차려 사망 훈련병… 열악한 지방의료 환경에 '골든타임' 놓쳤나 랭크뉴스 2024.05.29
27711 인천 송도 길거리서 '칼부림 난동'…경찰, 4명 남녀 '살인미수 등 혐의’ 검거 랭크뉴스 2024.05.29
27710 군기훈련 중 사망한 훈련병 '근육 손상' 증상 보여…‘가혹행위’ 논란 불거지나 랭크뉴스 2024.05.29
27709 삼성전자 기흥캠퍼스서 직원 2명 방사선 피폭(종합2보) 랭크뉴스 2024.05.29
27708 군용 신호키트 파편이 어린이집 텃밭에…4살 아이 다쳐 랭크뉴스 2024.05.29
27707 ‘이재명’ 수사지휘 ‘친윤 검사’, 도이치 사건 지휘 맡는다 랭크뉴스 2024.05.29
27706 주택·도로·논밭 덮친 북 ‘오물풍선’ 260개…GPS 교란 공격도 랭크뉴스 2024.05.29
27705 장호진 "대통령과 국방장관 통화는 자연스러운 일…안하면 문제" 랭크뉴스 2024.05.29
27704 北, 오물 풍선 날리고 GPS 전파 교란… 대통령실 "심리전 테스트" 랭크뉴스 2024.05.29
27703 상가 화장실에 생후 한 달 영아 유기… 20대 미혼모 구속 랭크뉴스 2024.05.29
27702 목말 타다 기왓장 와장창…하필 '보물' 건드린 40대 남녀, 결국 랭크뉴스 2024.05.29
27701 박정훈 보직해임 전후 대통령-이종섭 통화…용산 “자연스러운 일” 랭크뉴스 2024.05.29
27700 재검토 명령 전날에도 대통령과 통화 랭크뉴스 2024.05.29
27699 尹, 사상 초유의 4개 법안 '무더기 거부권'... 타협 없는 무시의 정치 랭크뉴스 2024.05.29
27698 홍준표 "22대 국회, 사상 최악 난장판 될 것…어떻게 감당할 건가" 랭크뉴스 2024.05.29
27697 ‘김호중의 감방생활’ 공개… 종일 쿨쿨, 삼시세끼 도시락 랭크뉴스 2024.05.29
27696 이번엔 성공할까?...백종원, 코스피 입성 재도전 랭크뉴스 2024.05.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