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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경찰 총격에 의해 사망한 40대 한국 국적 남성 양모씨의 생전 모습. JTBC 캡처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경찰의 총격으로 숨진 40대 한국 국적 남성의 아버지가 “힘들어도 삶을 살아보려 했던 아들이 희망을 앞에 두고 죽은 게 너무 원통하다”며 경찰의 과잉 진압 의혹을 제기했다. 당국의 도움을 받아 아들을 병원으로 이송하는 과정에서 아들이 별다른 저항을 하지 않았는데도 경찰이 총격을 가했다는 것이다.

숨진 남성 양모씨의 아버지는 4일(현지시간) “LA 카운티에서 운영하는 정신건강 지원 시스템의 도움을 받기 위해 당국에 연락한 것”이라며 사건의 발단을 설명했다.

양씨 부부는 조울증 진단을 받은 아들이 적절한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LA 카운티 정신건강국(DMH)에 도움을 요청했다고 한다. DMH 직원들은 이에 양씨를 정신 치료 시설로 이송하려 했고, 이 과정에서 지원 요청을 받은 경찰이 양씨의 집에 도착했다.

양씨의 아버지는 경찰관들이 왔을 때까지만 해도 병원 이송이 안전하게 이뤄질 것으로 믿었다고 했다. 그러나 경찰관 7명이 집 안으로 들어간 뒤 불과 몇 분 만에 총성이 네 차례 들렸다며 “무슨 일인지 놀라 물어도 경찰관들은 아무런 대꾸를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2시간이 지나서야 경찰서장이라는 사람이 와서 아들이 죽었다는 짧은 한마디를 했을 뿐 아무런 정보를 주지 않았다”면서 “시신을 보게 해준다고 해놓고 우리가 경찰서로 가 심문을 받는 사이 시신을 싣고 가버리는 바람에 아들을 보지도 못했다”고 덧붙였다.

LA 경찰국(LAPD) 발표 내용 중 사실이 아닌 부분도 있다고 했다. 앞서 LA경찰국은 현장에 도착했을 당시 양씨가 부엌칼을 들고 있었으며, 잠시 뒤 경찰관 쪽으로 다가왔다고 밝혔다.

양씨의 아버지는 이에 대해 “우리 애는 칼을 들고 있던 적이 없다. 혹시나 해서 다시 확인해 봤는데 집 안에서 없어진 게 없다”며 “(경찰은) 총을 쏜 뒤 살리려고 노력했다지만, 총성이 난 뒤 구급차나 구급대가 들어가는 것을 보지 못했다”고 반박했다.

또 “아들이 폭력 전과가 있는 것도 아니고 병이 있어서 도움을 요청한 상황인데 혹시나 저항을 했더라도 놀라서 그런 거니 제압을 해줘야 하는 것 아니냐”며 “그걸 못한 것은 전문가도 아니고 세금을 받을 자격도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아들이 저항했다는 프레임으로 자신들의 행위를 정당화하려는 것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아울러 “우리 애가 힘들어도 삶을 살아보려고 노력했고 희망이 앞에 있는 상황에서 죽은 게 너무나 원통하고 슬프다”며 “(현장에 있던) 경찰관 7명의 보디캠 원본을 그대로 공개하고 우리가 경찰서에서 진술한 내용도 모두 언론에 공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LA 경찰국은 지난 2일 오전 11시쯤 LA 시내 한인타운에 위치한 한 주택에서 양씨에게 총격을 가했다. 양씨는 현장에서 사망 판정을 받았다.

경찰은 DMH 직원들이 양씨를 시설로 이송하려 했으나 양씨가 이를 거부함에 따라 지원 요청을 받고 현장에 출동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현관문 앞에서 경찰이 도착했다는 사실을 알린 뒤 문을 열었을 때 거실에 있던 양씨가 부엌칼을 들고 경찰관들 쪽으로 다가왔다고 주장했다. 이에 총격이 발생했다는 것이다.

LA 경찰국은 경찰관들이 착용하고 있던 보디캠 등을 토대로 총기 사용이 적절했는지 조사하고 있다.

양씨는 한국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 부모와 함께 미국으로 이주한 뒤에도 한국 국적을 유지한 것으로 확인됐다.

LA 한인회는 “정신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피해자의 치료를 위해 경찰에 도움을 요청했고, 현장으로 출동한 경관들이 이러한 상황을 인지했음에도 총격으로 피해자를 사망케 한 일은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며 “해당 경찰관들의 보디캠 공개를 적극적으로 요구할 것이며, 사건 관련 모든 과정의 철저한 수사를 요구하겠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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