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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후 78일 만에 담도폐쇄증 진단
지난 2017년 간 이식 수술 받아
기증인 생각하며 종종 기도…“천사님, 감사합니다”
간 이식으로 건강을 되찾은 8세 김리원양.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 제공

장기기증으로 새 생명을 선물 받고 건강한 삶을 되찾은 8세 여아의 사연이 5일 공개됐다.

초등학교 2학년인 김리원(8)양은 “천사님 너무 감사합니다. 잘 지켜봐 주세요. 앞으로도 건강하게 잘 살겠습니다”라는 인사를 이날 연합뉴스에 전했다.

지난 2016년 5월 20일 태어난 김양은 생후 78일 만에 ‘담도폐쇄증’ 진단을 받았다. 딸의 황달 증상이 심해져 병원을 찾은 엄마 이승아씨에게는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었다.

이씨는 “아이의 배에 복수가 차고 팔다리가 앙상해지는 모습을 보며 남편과 우는 날도 많았다”며 “간 이식이 필요하다는 말에 저희 부부가 나서고 싶었지만 부적합 판정을 받아 괴로웠다”고 회상했다.

1년 넘게 이어진 치료에도 김양의 증세는 좀처럼 호전되지 않았다. 마지막 희망은 간 이식이었지만, 또래 아이들에 비해 체중이 4~5㎏ 정도 덜 나가는 작은 체구의 김양이 수술을 감당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였다.

그러나 김양은 2017년 7월 6일, 14시간30분 동안의 긴 수술을 이겨내고 빠르게 건강을 회복했다. 기증인은 20대 초반의 여성으로, 김양뿐만 아니라 많은 환자에게 새 생명을 선물한 뒤 세상을 떠났다.

이씨는 수술이 끝난 뒤 마음속으로 기증인과 이런 약속을 했다. “리원이에게 생명을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어렵고 힘든 결정을 해주신 유가족분들의 사랑을 잊지 않고 더 열심히 살아가겠습니다.”

김양 가족 사진.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 제공

이씨는 김양이 아주 어릴 때부터 기증인인 ‘천사님’ 이야기를 해줬다고 한다. 이 때문인지 김양은 종종 천사님에게 감사 인사를 드린다.

이씨는 “건강해진 리원이를 볼 때마다 기증인께 감사인사를 드리곤 한다. 그런데 리원이도 항상 천사님께 기도하고 있더라”면서 “‘엄마, 나 진짜 감사하다고 천사님께 또 기도했어’라고 말할 때마다 저도 크게 감동하곤 한다”고 말했다.

어느덧 초등학생이 된 김양은 춤추기와 그림 그리기를 가장 좋아하는 쾌활한 성격의 아이로 성장했다. 자신이 받은 사랑도 잊지 않고 있다. 지난해 소아암 환아들을 위해 ‘모발 기부’를 한 것이다. 이씨 부부도 감사한 마음을 나누고자 2018년 장기기증 희망등록에 서약했다.

이씨는 “언젠가 유가족분들을 만나게 된다면 활기찬 모습으로 건강하게 자라고 있는 리원이의 모습을 꼭 보여드리고 싶다”며 “생명의 은인이신 기증인의 큰 사랑을 잊지 않고 리원이를 건강하고 바른 아이로 잘 키우겠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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