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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 카페 오픈런 하고 '힙쟁이' 집결
미국 커피 챔피언십 우승자도 한인
뉴욕 한복판엔 '기사식당' 한글 간판
인테리어·브랜딩, 현지와 차별화
저스틴·헤일리 비버 부부가 미국 LA에 위치한 한인 카페 '커뮤니티 굿즈' 카페의 커피를 들고 지나가고 있다. SNS 캡처


#. 미국 캘리포니아주(州) 로스앤젤레스(LA) 할리우드에 사는 세계적인 팝스타 저스틴·헤일리 비버 부부는 매일 오전 동네 카페 '커뮤니티 굿즈(Community goods)'에서 말차라떼를 마신다. 말차라떼는 한국 출신 총괄 바리스타인 브랜든 조가 개발했다. 다소 밋밋한 미국식 라떼와 달리 진하고 고소한 한국식 라떼다. 지난해 2월 문을 연 후 입소문을 타면서 평일에도 수십 분씩 줄을 서는 '커피 런' 사태까지 벌어진다.

스테레오스코프 커피(STEREOSCOPE COFFEE) 롱비치점과 할리우드점. 스테레오스코프 커피 SNS 캡처


김치와 라면, 김밥이 개척한 미국 내 한국 음식(K푸드) 시장이 진일보하고 있다. 미국 문화를 상징하는 커피 시장에 한국식 커피가 당당히 도전장을 내밀었다. 뉴욕 맨해튼 한복판에는 큼지막한 한국어 간판이 달린 기사식당까지 등장했다. 한식에 국한됐던 K푸드 열풍이 한국 식(食)문화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지면서 현지 유행을 선도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LA에서 서울 성수동 스타일 카페가 인기



LA에 자리 잡은 한인 카페는 또 있다. 어릴 적 미국으로 이민 간 레이프 안 대표가 2015년 오픈한 '스테레오스코프 커피(STEREOSCOPE COFFEE)'다. 이곳은 한국의 카페 분위기와 서비스를 선보여 현지인들을 사로잡았다. 원목과 은은한 조명 등을 주로 사용하는 미국 전통 카페와 달리 서울 성수동이나 청담동 카페에서 볼 법한 세련된 인테리어를 했다. 대리석이나 타일, 철판, 시멘트, 유리 등으로 꾸며 도회적인 분위기가 특징이다.

LA 인근에만 5개 지점이 있는데 구글 평균 평점이 5점 만점에 4.5점 이상이다. 스테레오스코프 커피 리뷰에는 직접 로스팅한 커피 맛에 대한 높은 평가와 함께 '멋있게 꾸며진 장소', '앉아서 즐기기에 좋은 장소' '세련되고 지적인 느낌' 등 카페 분위기를 언급한 글이 많다. 이왕 커피 한 잔을 마시더라도 색다른 분위기에서 마시고 싶다는 젊은 세대의 취향에 맞춰 인기가 높다.

안 대표는 "제 디자인 철학을 카페에 고스란히 담다 보니 인테리어가 좋은 반응을 얻었다"며 "주문을 받을 때 커피를 구체적으로 소개하고, 고객에게 직접 커피를 가져다주는 등 한국식 카페 서비스도 미국 내 일반 카페와 차별화하는 요소"라고 설명했다.

한인 프랭크 라(Frank La) 대표가 미국 LA에서 운영하는 ‘비 브라이트 커피(BE BRIGHT COFFEE)’ 카페 모습. 비 브라이트 커피 SNS


지난 2020년 LA에 문을 연 '비 브라이트 커피(BE BRIGHT COFFEE)'는 2024 US 커피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한인 프랭크 라(Frank La)가 운영한다. 한인 출신 바리스타가 만든 커피에 LA 커피 애호가들이 호응하고 있다. 그는 지난 1~4일 부산에서 열린 세계 최고 권위의 바리스타 대회인 '2024 월드바리스타챔피언십'에도 참가했다. 라 대표는 커피 맛뿐 아니라 웹사이트 운영을 통해 맞춤형 원두를 추천해주고 있다. 원두 취향, 섭취 방법, 기계 사용 여부 등을 따져 최적의 원두를 추천하고, 판매한다.

뉴욕 한복판엔 '동남사거리 기사식당'

지난달 미국 뉴욕 맨해튼에 문을 연 '동남사거리 기사식당'. 구글맵 캡처


뉴욕 맨해튼 한복판에는 지난달 한국식 기사식당이 문을 열었다. 간판에도 대놓고 '소문난 기사식당', '동남사거리 원조 기사식당'이라고 적혀 있다. 식당 경영진도 모두 한인이다. 최재우, 윤준우, 김용민씨 등 세 명이 공동 운영하고, 모델 최소라의 남편인 이코베가 브랜딩에 참여했다. 총괄셰프는 한국에서 취사병을 지낸 이영주씨다.

식당은 1980년대 기사식당을 표방한다. 내부에 벽걸이 선풍기, 큼지막한 달력, 괘종시계, 무료 커피 자판기 등 한국에서만 볼 수 있었던 소품들이 떡하니 내걸렸다. 지난달 16일 해당 식당을 조명한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한국에서는 택시 운전사를 위한 길가 식당을 기사식당, '운전사 식당'이라고 부른다"며 "이 식당은 물고기와 매운 오징어뿐만 아니라 신선한 해산물과 밥, 반찬 등의 백반을 제공한다"고 소개했다.

문을 연 지 2주도 채 되지 않았지만 식당은 벌써부터 현지 손님들로 북적이고 있다. 현지인들은 "세상에서 가장 힙한 식당" "한국에 가본 적도 없지만 한국에 온 느낌" "지금 뉴욕에서 가장 핫한 식당" 등 한국 식문화에 매료됐다는 반응을 쏟아내고 있다.

기사식당은 해외에서 퓨전 식당보다 한국식 정통 식당이 먹힐 수 있다는 역발상에서 비롯됐다. 윤 대표와 최 대표는 2022년부터 뉴욕에서 퓨전 한식 레스토랑을 운영해왔다. 하지만 현지인들이 오히려 정통 한식에 뜨거운 반응을 보이자 식당 콘셉트를 바꿨다. 윤 대표는 본보 인터뷰에서 "우리의 뿌리인 전통 한국 음식을 현지인들에게 경험하게 해주자고 결심했다"며 "한국에서 사라지고 있는 노포 백반집이나 기사식당이 반대로 뉴욕에서 성공적으로 재현되면 전 세계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미국 뉴욕에 지난달 문을 연 기사식당 메뉴. 기사식당 SNS 캡처


한국 식문화가 미국에 빠르게 확산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NYT가 뽑은 '2024년 뉴욕 최고의 레스토랑 100곳'에는 한식당 7곳이 포함됐다. 일식당(4곳), 중식당(5곳)보다 많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는 "K팝과 K드라마 등 한류 열풍이 K푸드에도 영향을 미치면서 음식뿐 아니라 한국 음식 문화 전반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져 대중화되고 있는 단계"라며 "한국에서 유행하면 미국에서도 유행하는 현상이 나타나면서 한국 식문화가 현지에서 큰 인기를 누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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