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3월 서울 서대문구 현대백화점 유플렉스 앞에서 이용호 후보 지원 유세를 하는 모습. 뉴스1

총선 참패로 수렁에 빠진 국민의힘에서 ‘유승민 역할론’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경기지사 경선 패배 후 2년 남짓 강연·저술에만 매진해 온 유승민(66) 전 의원의 몸풀기 신호에, 그를 둘러싼 여권 내 갑론을박도 다시 달아오르고 있다.

계기는 지난 1일 유 전 의원의 CBS라디오 인터뷰다. 그는 “(당권 도전) 고민을 할 수밖에 없다”며 “늘 이 나라를 위해 제대로 된 일을 하고 싶다”고 국민의힘 전당대회 출마 의지를 내비쳤다. 새누리당 시절부터 유 전 의원과 가까웠던 진수희 전 보건복지부 장관은 같은 날 저녁 또 다른 CBS라디오 프로그램에서 “(국민의힘에) 절실함과 위기의식이 있는 사람이 많다면 유 전 대표 당선 가능성이 그만큼 높아질 수 있다. 그 분위기에 달려 있다”고 호응했다.

현재 국민의힘 내부엔 “누구라도 나서서 판을 뒤집고 중심을 잡아줬으면 좋겠다”(초선 당선인)는 요구가 팽배하다. 총선 패배 이후 4주 가까이 당이 표류하며 피로감이 임계치에 달했다. 익명을 요구한 수도권 당선인은 통화에서 “가까스로 비대위원장이 정해졌는데 이제 원내대표 인물난이다. 그 나물에 그 밥으로 당이 살아날 수 있을지 미지수”라고 했다. 김기현 대표 시절 당 지도부를 지낸 김병민 전 최고위원은 2일 라디오에서 “유 전 의원이 나오지 않고, 과거 자유한국당처럼 회귀하는 전당대회로 간다면 누가 기대를 갖겠나”라며 “(유 전 의원 등장은) 국민의힘에 꽤 긍정적인 신호”라고 평가했다.

‘영남 자민련’이라는 내부 자조가 나오는 상황에서 ‘개혁 보수’ 타이틀을 단 유 전 의원의 수도권·중도층 확장력은 큰 무기로 평가받는다. 총선 막바지 열세에 몰린 수도권 지역 후보들의 요청으로 유 전 의원이 선대위 직함 없이 22차례 지원 유세에 나선 일이 대표적이다. 여권 관계자는 “요청을 받고, 유세를 하는 과정에서 재기 가능성을 생각했을 것”이라며 “백의종군 유세 자체가 유승민의 정치적 쓰임을 입증한 셈”이라고 말했다. 신동욱 당선인은 2일 라디오에서 “유승민 의원이든 윤상현 의원이든 (밖에서 내부 비판을 하지 말고) 당내에 와서 정면 돌파해 주길 바란다. 그만한 가치가 있는 분들”이라고 했다.

지난 3월 경기도 평택 소재 해군 제2함대사령부에서 거행된 제9회 서해수호의날 기념식에서 국민의힘 유의동 정책위의장(왼쪽)과 유승민 전 의원이 행사 시작을 기다리며 자리에 앉아 있는 모습. 연합뉴스

하지만 실제 돌파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는 당내에서 지적도 나온다. 유 전 의원의 당권 행보를 경계하는 시각도 적지 않아서다. 한 친윤계 의원은 통화에서 “반윤(반윤석열) 대표가 들어서면 당장 극단적 여소야대 정국에서 국정 운영이 무엇 하나 제대로 되겠느냐”며 “당선자 절반 이상이 친윤이라 유승민 전대 승리는 가능성 제로”라고 일축했다. 유 전 의원은 지난해 3·8 전당대회를 앞두고도 출마를 저울질했지만, 결국 친윤계의 ‘당원투표 100%’ 룰 개정에 밀려 불출마했다.

공개적인 견제 움직임도 시작됐다. 윤상현 의원은 2일 YTN라디오에서 “당원들은 (유 전 의원을) 대권주자로 보지 당권주자로 보지 않는 것 같다”며 “대통령 중심의 (당) 변화를 원하지 유승민 전 의원 중심 변화는 원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근혜 정부 때 얻은 ‘배신자’ 프레임 때문에 여전히 여권 지지층 내엔 유 전 의원에 대한 반감이 크다는 시각도 있다.

지난번 전대 출마 무산으로 와해된 당내 유승민계의 재규합 여부 역시 미지수라는 지적이 나온다. 한 유승민계 인사는 통화에서 “‘계속 기다리셔야 한다’고 출마를 만류하고 있다. 유 전 의원 본인을 위해서도 아직 나설 때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중앙일보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17150 “빠떼루 줘야 함다”…레슬링 해설 김영준 前경기대 교수 별세 랭크뉴스 2024.05.15
17149 같은 모범사례인데… 의료계-정부, 日의대정원 증원 '아전인수' 해석 랭크뉴스 2024.05.15
17148 [단독] 9000억 챙겼지만…3년 도피, 얼마나 외로웠으면 랭크뉴스 2024.05.15
17147 김건희 여사 출석조사 막나…수사 부장검사, 8개월 만에 교체 전망 랭크뉴스 2024.05.15
17146 서울 동대문구 용두공원 화재‥8시간째 진화 중 랭크뉴스 2024.05.15
17145 [단독] 의사소통 힘든 장애인 시설서 내보낸 서울시 사업… 법원 "인권침해는 아냐" 랭크뉴스 2024.05.15
17144 '뺑소니' 김호중 차량 블랙박스 메모리 어디로?…압수수색 영장 랭크뉴스 2024.05.15
17143 이준석, 5·18묘지에 영남 국화 헌화…7시간30분 전묘역 참배(종합) 랭크뉴스 2024.05.15
17142 “이원석 검찰총장 패싱” “수사 방해”···‘김건희 특검’ 명분 쌓는 민주당 랭크뉴스 2024.05.15
17141 윤 대통령, 5년 만에 공식 석상서 조국 만나…“반갑습니다” 랭크뉴스 2024.05.15
17140 너는 솔로? 나는 절로!... 부처님오신날, 사찰에 모인 청춘들 랭크뉴스 2024.05.15
17139 ‘사람 같은 AI’ 오픈AI, ‘AI 생태계’ 구글···빅테크 AI 무한경쟁 격화 랭크뉴스 2024.05.15
17138 이준석, 5·18 묘지에 ‘영남 국화’ 1000송이 헌화···묘역 995기 일일이 참배 랭크뉴스 2024.05.15
17137 경찰, 대통령실 진입시도한 대학생연합 4명에 구속영장 랭크뉴스 2024.05.15
17136 골프장 연못에 50대 남녀 탄 카트 '풍덩'…남성은 사망, 무슨 일? 랭크뉴스 2024.05.15
17135 싱가포르서 이웃 성폭행 시도 한국 50대 남성, 징역 8년4개월반 선고 랭크뉴스 2024.05.15
17134 "딸 별일 없길 원한다면 끝까지 읽어라"…학부모에게 협박 편지 받은 교사 랭크뉴스 2024.05.15
17133 윤 대통령 "반갑습니다"... 조국 대표와 5년 만의 짧은 만남 랭크뉴스 2024.05.15
17132 "후지산 오르려면 '2만7000원' 내세요"…인원도 하루 4000명 제한 랭크뉴스 2024.05.15
17131 [단독]“40년의 응어리, 국가와 법원은 외면했다”…헌재 향한 ‘재판소원’ 랭크뉴스 2024.05.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