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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4일)부터 사흘간 어린이날 연휴가 이어진다. 누군가는 가족, 친구, 반려동물 등과 화목한 시간을 보낼 때, 또 누군가는 '공무'라는 이름으로 해외 출장길에 오른다. 강원도 시군의회 공무원들이다.
인천국제공항 자료사진. 본 기사와 직접 관련 없음


■강원도 시군의회 '동유럽 3개국' 출장

강원도 시군의회의장협의회에서 국외출장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어린이날 연휴의 마지막날인 이달 6일부터 14일까지 7박9일동안 헝가리, 크로아티아, 슬로베니아 등 3개국을 방문하는 일정입니다.

출장 계획서를 들여다봤습니다.

부다페스트 야간 조명시설 현장 견학을 시작으로, 플리트비체 국립공원 견학, 토모스토베 다리 견학, 블레드호수 수변공원, 그라츠 구시가지 등 대부분 관광 명소를 탐방하는 일정입니다.

'어린이날' 연휴에 출발해, 다음 연휴인 '부처님 오신날' 전날에 들어오는 일정. 출장의 목적은 "선진사례 탐방을 통해 의회 직원 견문을 넓혀 의원 의정활동 지원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서"입니다.

■ 수행비서에 청경까지 … "수고했다" 고 해외 출장?

과연 누구를 위한 출장일까?

강원도 18개 시군의회 가운데 출장비를 지원한 13개 시군의회를 통해 일일이 출장자를 확인했습니다. 단순 '주무관'들인 출장자 24명의 면면이 들어났습니다.

의장단 수행비서 역할을 한 '운전직'이 4명, '청원경찰'도 포함됐습니다. 의장 부속실 공무직 직원도 함께 떠납니다. 시군의원 없이 가는 일정입니다.

해마다 시·군의원 공무국외출장길에 사무처 직원들이 1~2명씩 동행하는데 의회 직원들끼리만 따로 갈 필요가 있을지 묻자, 좀 다른 이유가 돌아옵니다.

"그동안에 좀 수행하느라고 힘들었던 직원들 위주로… 국외출장 경험이 없고 의장님 수행하는 업무를 했던 직원."


■ "이미 비행기표 끊고" … 형식적 심의

공무국외 출장의 목적과 그 효과를 검증해야 할 심의는 형식적으로 진행됐습니다.

시군의장협에서 이미 단체로 비행기표를 구매한 뒤에 각 의회가 출장 심의를 받았기 때문입니다. 홍천· 횡성군의회는 출발 일주일 전에서야 심의를 진행했습니다. 화천군의회는 타 시군 요청일 경우 생략할 수 있다며, 아예 심의를 하지 않았습니다.

지난달 16일 개최된 춘천시의회 공무원 공무국외출장심의위원회 회의록을 보면 자조섞인 말이 나옵니다.

00위원 "달러화 현찰매수율 4월 1일 하신 걸로 1페이지에 나와있는데요. 그럼 지금 현재 티켓팅을 하신 건가요?"
00팀장 "시군의장협의를 주관하는 고성군의회 담당 직원이 티켓팅을 일괄로 한 걸로 알고 있습니다."
00위원 "그럼 티켓팅을 하시고 저희가 회의를 하는 건가요?"
00팀장 "예, 그런 걸로 알고 있습니다."
00위원 "회의의 의미가 있을까요?"


■ 1억 원의 국외출장비… 끝나지 않는 '해외로'

이번 출장의 1인당 경비는 약 420만 원, 전체 예산은 1억 원이 넘습니다.

강원도 시군의회의장협의회 김일용 회장에게 '선심성' 논란에 대한 입장을 물었습니다.

"직원들이 기본적인 소양을 갖고 있어야지만 의회 업무가 잘 되고 그것이 그대로 주민들의 대표기관으로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해서 보내는 거고요."

2022년 지방의회 인사권이 독립됐지만, 예산과 조직권은 여전히 지자체에 있어 규모가 작은 의회일수록 여전히 의회 공무원 1명이 운전도 하고 홍보 업무도 수행할 수밖에 없다며 되려 애로사항을 토로합니다. 즉, 지방의회 전체 역량을 강화한다는 큰 틀에서 봐야한다고 강변합니다.

"정책적인 목적을 가지고 연수를 신청했다고 하는데 실제 자료를 살펴보면 관광 일색…
친목을 원하는 효과를 원한다면, 굳이 해외를 갈 필요가 있을까 생각이 들고요." - 심의위원

다음달이면 민선 8기 전반기 의회가 마무리합니다. 7월이면 새 의장단이 선출됩니다.

그런데도 강원도 시군의회의장협의회는 올해 1월 의장 14명, 의회 공무원 18명이 함께 터키를 다녀온 데 이어, 5월 다시 의장 12명, 직원 18명이 전쟁중인 러시아를 방문합니다.

동해항과 블라디보스토크를 오가는 국제 여객선을 타는 일정입니다.

공식적인 명분은 "의정역량 강화"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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