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서울성모병원·서울아산병원 교수들이 과로로 인한 피로 누적 등을 이유로 수술과 외래진료를 하지 않기로 한 지난 3일 오후 서울 시내 한 대형병원에서 한 의료관계자가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화체육관광부 소속 고위공무원이 최근 지역대학병원에서 진료를 받고, 서울대형병원으로 내원해 수술을 받은 사실이 알려져 '전원' 논란이 일고 있다.

4일 의료계에 따르면 세종시에서 근무하는 문체부 소속 공무원 A씨는 지난달 21일 근무지 인근의 세종충남대병원에서 진료를 받은 뒤 서울아산병원으로 옮겨 응급수술을 받았다.

당시 응급이나 중증 환자는 아닌 것으로 진단돼 처음 진료한 세종충남대병원은 이곳에서 수술하길 권했지만, A씨가 서울행을 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아산병원 관계자는 의료전문매체 '청년의사'에 "관련 전문과 의료진에게 세종충남대병원에서 환자가 전원하니 최대한 빠르게 수술을 진행하라고 연락이 왔다. 병원 고위 관계자가 직접 조율한 것으로 안다"며 "연락 과정에서 환자가 '문체부 고위 공무원'이라고 들었다. 병원 접수 기록에 간호사가 남긴 메모도 그런 내용이었다"고 전했다.

관계자가 인용한 세종충남대병원이 보낸 전원 요청서에 따르면 A씨는 서울아산병원에서 수술하기를 원해 자의에 따라 전원한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관계자는 또 현재 전공의 집단 이탈 이후, 서울아산병원에선 신규 환자의 경우 수술은 물론 외래진료조차 받기 어렵고 응급실 진료 대기도 많다며 "(이런) 절차를 건너뛰고 바로 수술을 잡아 진행했다. 통상적인 상황은 아니"라고 했다.

앞서 익명 기방 직장인 온라인 커뮤니티에도 A씨 전원 과정에 보건복지부의 개입이 있었다는 글이 올라와 논란이 일었다. 복지부 관계자가 병원에 압력을 넣어 빠른 전원과 진료, 수술을 진행했다는 내용이다.

고위공무원의 전원에 보건복지부 관계자의 압박이 있었다는 폭로글. 사진 커뮤니티

그간 정부의 의대 정원 증원 방침을 반대하며 강경 발언을 이어온 노환규 전 대한의사협회 회장은 관련 사태에 "마땅한 처벌"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날 페이스북에서 "다른 상황도 아니고, 의료진이 녹초가 되고 병원이 초토화되는 상황에서 응급상황도 아니고 어려운 수술도 아닌 치료를 위해 권력을 사용하다니"라고 개탄하며 "이런 부탁을 하는 공무원이 이 사람 하나뿐이겠느냐"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좋은 병원, 좋은 의료진을 찾는 것과 어쩌면 권력을 휘두르는 것은 인간의 본능"이지만 "이성으로 억제되어야 한다"라고도 덧붙였다.

노 전 회장은 또 이번 사태를 빗대어 "지방 의료를 살리겠다는 정부정책을 의사들이 신뢰하지 못하는 이유"라며 "저 공무원은 이렇게 말할지 모르겠다. '저는 헬기는 안 불렀는데요… 헬기를 부른 사람은요?'"라고 비꼬았다. 올해 초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부산을 찾았다 습격당해 지역 병원에서 응급 처치를 받고 다시 헬기로 이송돼 서울대병원에서 수술을 받은 일을 언급한 것으로 읽힌다.

중앙일보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40073 5·18민주화운동 44주년…이 시각 국립5·18민주묘지 new 랭크뉴스 2024.05.18
40072 5월의 여름날…경상도 일부 최고 30도 new 랭크뉴스 2024.05.18
40071 ‘월세 1억→4억’ 대전역 성심당 퇴출 위기에…유인촌 장관이 한 말 new 랭크뉴스 2024.05.18
40070 與 "5·18정신, 특정 정치세력 아닌 韓 민주화 상징돼야" new 랭크뉴스 2024.05.18
40069 ‘광주형 일자리’ 3년 전 뽑은 기술직 신입 절반이 사표냈다 new 랭크뉴스 2024.05.18
40068 여야, 광주 5·18 민주화 운동 44주년 기념식 총집결 new 랭크뉴스 2024.05.18
40067 "저번보다 6석 더 주셔" 낙관에 홍준표 "선거 망친 초짜 자화자찬" new 랭크뉴스 2024.05.18
40066 여야, 5·18 기념식 나란히 참석···‘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한다 new 랭크뉴스 2024.05.18
40065 "연봉2억6천만원에도 의사 못 구해"…경기도안성병원 발만 동동 new 랭크뉴스 2024.05.18
40064 강풍에 송전탑 폭삭…고층 건물 유리 와장창 new 랭크뉴스 2024.05.18
40063 ‘옥중 경영’ 피한 은둔의 경영자… 이호진은 태광으로 돌아올 수 있을까 [헤비톡] new 랭크뉴스 2024.05.18
40062 김호중 "술 안마셨다" 거짓말 들통? 국과수 소변 감정 결과 보니… new 랭크뉴스 2024.05.18
40061 '또 사냥개?' 등산로에서 반려가족 봉변.. 이대로 방치해도 되나 new 랭크뉴스 2024.05.18
40060 북한, 전날 탄도미사일에 "새 유도기술 도입한 미사일 시험 사격" new 랭크뉴스 2024.05.18
40059 바닷길 통해 가자 구호품 전달 시작…“500톤 분량” new 랭크뉴스 2024.05.18
40058 제주서 또…비계 삼겹살 이어 ‘지방 큼직’ 소고기 시끌 new 랭크뉴스 2024.05.18
40057 ‘알리vs쿠팡’ 이커머스 전쟁에 물류센터 수급균형 시계 당겨진다 new 랭크뉴스 2024.05.18
40056 신동빈 등장에 '잠실벌 출렁'…선수단에 통 큰 선물 쐈다 new 랭크뉴스 2024.05.18
40055 “윽, 생닭을 더러운 바닥에”…딱걸린 유명 치킨점 최후 new 랭크뉴스 2024.05.18
40054 생수 속 미세플라스틱, 뇌에도 쌓인다… "비정상 행동 보여" new 랭크뉴스 2024.05.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