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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영주차장 캠핑카 '무단 장기 주차'에 시민 발걸음 돌리기도
유원지에는 여전히 오래된 텐트가 그대로…"이기주의 끝판왕"


공영주차장 점령한 캠핑카
[촬영 강수환]


(대전=연합뉴스) 강수환 기자 = "여기 캠핑카 만드는 곳이야? 캠핑카가 왜 이렇게 많아."

지난 3일 오후 3시 대전 유성구 학하동의 한 노상 공영주차장은 캠핑카로 가득 찼다.

이곳에 주차하고 차에서 내린 세종시민 한춘동(61)씨는 캠핑카로 가득 찬 주차장을 보고 놀란 모습이었다.

이곳에서 산불감시요원으로 근무한다는 A(60대)씨는 평일에는 그나마 사정이 나은 편이라고 했다.

A씨는 "오늘은 평일이니까 주차 공간이 그나마 있지만, 주말에는 인근 수통골을 방문하려는 사람들이 방문했다가 주차를 못 하는 경우도 많다"며 "언제부터인가 이곳이 마치 '성지'처럼 캠핑카 주차하는 사람들이 몰려들었다"고 설명했다.

공영주차장 점령한 캠핑카
[촬영 강수환]


캠핑의 계절이 다가오면서 대전에서도 녹지공원 등에서 텐트 '알박기'와 캠핑카 '알박기'를 하는 얌체족들이 많아지며 시민들의 공용 공간이 몸살을 앓고 있다.

학하동 공영주차장 세 곳은 인근에 있는 광수사(寺)가 소유한 부지로, 절과 유성구가 무상사용 협약을 맺어 임시 공영주차장으로 사용되고 있다.

캠핑카 전용 임시 주차장으로 조성한 한 곳을 제외한 나머지 두 곳은 일반 공영 주차장임에도 이날 모든 주차장엔 캠핑카가 가득했다.

'공공의 목적으로 일반 이용객들의 주차 편의를 위해 설치한 시설'이라고 적힌 주차장 안내문이 무색한 모습이었다.

공영주차장 점유화뿐만 아니라 인근 도로도 불법 주차한 캠핑 차량들로 가득 찼다.

불법 주차된 캠핑카에 붙여진 경고장
[촤영 강수환]


불법 주차된 캠핑 차량에는 유성구에서 붙여놓은 '차량 이동 협조' 경고장이 붙어 있었다.

경고장 색이 바래고 잉크도 일부 지워져 있는 모습은 차량이 장기간 방치된 것을 가늠케 했다.

같은 시간 노지 캠핑장으로 유명한 대전 서구 흑석동 상보안 유원지에도 언제부터 이곳에 있었는지 모를 텐트들이 곳곳에 보였다.

일부 텐트는 사람의 오랜 기간 손길이 닿지 않은 듯 거미줄과 꽃가루로 뒤덮여 있었고, 내부엔 아무것도 없었다.

아예 텐트 옆에 소파를 가져다 놓은 곳도 있었으나, 이 역시 사람 발길이 끊긴 듯 주변에 풀만 무성했다.

사람의 발길이 끊긴 텐트
[촬영 강수환]


'알박기' 텐트 옆에서 돗자리를 펼쳐놓고 지인들과 캠핑을 즐기던 최모(58)씨는 "텐트에 사람도 없고 차도 없길래 이상하다 싶었는데 이게 뭐 하는 짓들인지 모르겠다"면서 "이기주의 끝판왕인데 (텐트를) 다 밀어버렸으면 좋겠다"고 눈살을 찌푸렸다.

이곳으로 낚시를 자주 즐기러 온다는 한 시민은 "작년에 홍수 때문에 갑천 물이 불어나 텐트가 많이 유실되면서 그나마 지금은 상황이 많아 나아진 것"이라며 "가끔 단속도 하는 걸로 안다"고 말했다.

'알박기 족'의 공영 공간 점유화가 계속되자 지방자치단체도 단속에 고심하고 있다.

유성구는 오는 7월 10일부터 무료 공영주차장에 한 달 이상 장기 방치된 차량을 견인할 수 있는 내용이 담긴 주차장법 개정안 시행을 근거로 장기 주차 강제 견인 조치 계획도 검토하고 있다.

유성구청 관계자는 "일반 공영주차장에 장기로 캠핑 차량을 주차하는 경우는 계도 조치를 하고 주변 도로를 점유해 불법 주차를 하는 경우는 단속을 꾸준히 하고 있다"면서 "7월부터는 주차장법 개정으로 캠핑 차량의 무단 장기 주차에 대해 더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유원지에 있는 '알박기 텐트'
[촬영 강수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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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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