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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익성 없는 알짜카드 발급 중단해 비용 절감
“기저효과에 따른 불황형 실적에 가깝다”

은행계 카드사 사옥 전경. /조선DB

카드사들이 업황 부진과 연체율 상승이라는 이중고에도 실적 개선을 이뤄냈다. 다양한 할인혜택을 제공해 수익이 나지 않던 ‘알짜카드’를 단종시키고, 무이자 할부 기간을 축소하는 등 비용을 절감한 결과라는 지적이 나온다.

4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신한·삼성·KB국민·우리·하나카드 등 5개 카드사의 올해 1분기 순이익은 5846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4604억원)보다 약 27% 늘었다. 이 중 하나카드는 535억원으로 전년 동기(202억원) 대비 165% 증가해 순이익 증가 폭이 가장 컸다. 신한카드는 184억원(11%) 증가한 1851억원, 삼성카드는 324억원(22.2%) 증가한 1779억원으로 집계됐다.

카드업계는 줄곧 업황 부진을 겪었다. 카드사는 수신 기능이 없어 여전채를 발행해 자금을 조달하는데, 여전채 금리가 오르면서 자금조달에 애를 먹어왔다. 더구나 카드업계의 주요 수익원 중 하나인 가맹점 수수료는 0.5~1.5%까지 인하되면서 수익성도 지속적으로 악화됐다.

더구나 최근에는 연체율까지 치솟으면서 건전성 우려도 커졌다. 1분기 하나카드의 연체율은 지난해 말(1.67%)보다 0.27%포인트 오른 1.94%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신한카드는 0.11%포인트, 우리카드는 0.24%포인트 상승했다. 연체율이 오르면 카드사들은 대손충당금을 쌓아야 한다. 1분기 말 기준 5대 카드사의 충당금은 8070억원으로 전년 동기(7652억원)보다 약 6% 증가했다.

악재에도 카드사들의 실적이 개선된 이유는 소비심리가 죽지 않았기 때문으로 보인다. 1분기 전체 카드 승인금액·승인건수는 290조9000억원·67억7000만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8%와 6.2% 증가했다.

마트와 온라인쇼핑에서 10% 할인 혜택을 제공해 인기를 끌었던 '현대카드 제트 패밀리 카드'. 지난 3월 28일 단종됐다. /카드고릴라

다만 일각에선 카드사들이 업황 부진 등을 이유로 비용 효율화에 나서면서, 고객 혜택을 대폭 축소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여러 할인 혜택을 제공해 고객들 사이에서 ‘혜자카드’로 불렸던 카드들을 단종시켜 비용을 최소화했다는 것이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1~9월 신용·체크카드 281개가 단종됐는데, 이는 2022년 전체 단종 건수(116개)보다 2배 많은 수치다.

실제 신용카드 플랫폼 카드고릴라가 KB국민카드 상품 중 1등으로 꼽은 ‘KB국민 탄탄대로 올쇼핑 티타늄카드’가 지난해 6월 단종됐다. 이 카드는 생활·쇼핑에서 최대 8만원의 할인을 받을 수 있어 인기를 끌었다. 이밖에 각종 플랫폼에서 50~100% 할인을 받을 수 있던 ‘KB국민 톡톡 FOMD’도 단종됐다.

현대카드는 실적이 없어도 모바일 영역에서 최대 1.5%가 할인되고 2.5%가 적립되는 ‘현대카드 제로 모바일 에디션2′를 지난해 5월 단종했다. 또 대표 카드 중 하나였던 ‘현대카드 제로 에디션2′와 ‘현대카드 제트 패밀리’를 비롯해 ‘현대카드 엠엑스 부스트’도 모두 발급이 중단했다.

특히 업황 부진을 이유로 무이자 할부 기간을 축소한 점도 실적 개선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8개 전업 카드사의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 할부 수수료 수익은 2조3372억원으로 전년 동기(1조7205억원)보다 35.8% 증가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카드사들이 2022년부터 좋은 카드, 수익이 나지 않는 카드들을 단종시키기 시작했다”라며 “1분기 실적은 사업을 잘 해냈다기보다 비용을 최대한 줄여서 거둔 ‘불황형 실적’에 가깝다”라고 평가했다.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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