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김재현 삼성서울병원 내분비내과 교수팀
성인 1형 당뇨 환자 1만 여명 8년 추적 관찰
“낙인, 정신질환 위험 키워···인식 개선 절실”
이미지투데이

[서울경제]

몸 속에서 인슐린을 만들지 못하는 1형 당뇨 환자들은 우울증 등 정신건강질환 발생 위험이 두 배 이상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김재현·김규리 삼성서울병원 내분비내과 교수 연구팀은 2009~2020년까지 국민건강보험 데이터를 토대로 성인이 된 뒤 1형 당뇨로 진단된 환자 1만 391명과 일반인 5만 1995명을 평균 7.94년 추적 관찰한 결과 이 같이 나타났다고 3일 밝혔다.

1형 당뇨는 운동부족, 서구화된 식습관 등의 요인으로 인슐린 저항성(체세포가 인슐린에 반응하지 못하는 현상)이 생기는 2형 당뇨와 달리 자가면역 기전으로 췌장의 베타세포가 파괴되어 발생한다. 인슐린을 전혀 분비하지 못하기 때문에 평생 관리가 필요한 만성 질환이다.

김재현(왼쪽)·김규리 삼성서울병원 내분비내과 교수. 사진 제공=삼성서울병원


분석에 따르면 성인이 된 후 1형 당뇨로 진단된 환자들의 정신건강질환 발생률은 1000인년 당 66명으로 일반인(1000인년 당 29명)보다 2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정신 질환별 위험을 비교한 결과 성인이 된 후 1형 당뇨로 진단된 환자들은 일반인보다 음주 및 약물 오남용이 4배, 우울증 3배, 성격 및 행동 장애 2.6배, 기분장애와 섭식장애 2.5배, 불안 및 스트레스 장애 1.9배로 발생 위험이 더 높았다.

1형 당뇨는 소아·청소년기에 주로 발병한다고 해서 흔히 ‘소아 당뇨’로 불린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1형 당뇨가 나이 불문하고 진단될 수 있으며 계속해서 환자가 증가하고 있다는 데 주목한다. 학계에서는 2021년 기준 전 세계 1형 당뇨 환자가 840만 명 이상으로 2040년 1350~ 1740만 명 사이로 증가할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1형 당뇨 환자의 42%가 31~60세라는 영국 바이오뱅크의 조사 결과도 성인 환자 관리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고 있음을 방증한다.

반면 한국 사회는 이러한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한국에서 1형 당뇨에 대한 인식은 낙인(stigma) 점수가 59점으로 호주(53점)·터키(47점)·덴마크(43점)보다 월등히 높다. 이러한 사회 인식이 1형 당뇨를 앓는 성인 환자들의 치료와 관리를 더욱 어렵게 만든다는 지적이다.

김 교수는 “하이브리드 폐루프 시스템과 같이 외부 노출 없이 혈당 모니터링과 인슐린 주사가 가능한 치료도 있지만 가격이 비싸고 접근성이 낮아 모든 당뇨 환자들에게 적용 가능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처럼 새롭고 혁신적인 기술들이 정신건강 질환을 동반한 1형 당뇨 환자에게 특히 필요하다는 게 김 교수의 주장이다.

기존 연구에 따르면 섭식장애·우울증·불안과 같은 정신 질환을 앓고 있는 1형 당뇨 환자들은 혈당 조절도 힘들었다. 그럼에도 성인 1형 당뇨 환자의 76%는 정신건강 관련 지원을 받아본 적이 없는 것으로 보고된 바 있다. 김 교수는 “하루 빨리 사회적 인식과 치료 시스템이 개선되어 1형 당뇨를 앓는 성인 환자들도 혜택을 받을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서울경제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16469 독도서 ‘라인 총공세’ 나선 조국…“2년만에 日 식민지 된 느낌” 랭크뉴스 2024.05.14
16468 학폭에 딸 잃은 엄마 “대학가고 결혼해도…” 복수 예고 랭크뉴스 2024.05.14
16467 '무용론' 거센 사전청약제도 폐지된다 랭크뉴스 2024.05.14
16466 우리 폰도 접힌다, 위아래… 중국도 플립폰 시장 ‘도전장’ 랭크뉴스 2024.05.14
16465 [단독] 다낭 리조트서 물에 빠진 한국인 구한 숨은 은인 또 있었다 랭크뉴스 2024.05.14
16464 2년새 16배 뛰었다… HD현대일렉 주가에 직원들 희비 [재계뒷담] 랭크뉴스 2024.05.14
16463 페이만 쓰는 中서 '디지털 위안화'로 월급…시민들, 불만 폭주 랭크뉴스 2024.05.14
16462 오세훈, 한동훈 겨냥 "프레임 전쟁서 졌다"... 韓은 원희룡과 맞손? 랭크뉴스 2024.05.14
16461 [표준전쟁]① 美中, ‘칩워’ 넘어 ‘스탠더드워’로… 기술 패권 경쟁 본격화 랭크뉴스 2024.05.14
16460 "매장서 이상한 짓"…냉장고로 출입문까지 막은 무인점포, 무슨 일 랭크뉴스 2024.05.14
16459 ‘탄핵 연대’로 뭉치는 야권…“민심 외면한 정권의 끝은 몰락” 랭크뉴스 2024.05.14
16458 [단독]일하던 모친 언급한 尹 "저출생 수석, 워킹맘서 찾아달라" 랭크뉴스 2024.05.14
16457 김건희 여사 수사 대비용? '중앙지검장+차장 네 명' 전격 교체 의미는 랭크뉴스 2024.05.14
16456 [해외칼럼]연준 무력화하려는 트럼프 랭크뉴스 2024.05.14
16455 '김건희 수사' 지휘라인 전원교체…"親한동훈 검사들 떠났다" 랭크뉴스 2024.05.14
16454 빌 게이츠 전처 멀린다, 17조원 받고 '게이츠 재단' 떠나기로 랭크뉴스 2024.05.14
16453 女 뒷모습 찍던 몰카범 추격해 잡은 해병대 두 친구…“군인의 사명” 랭크뉴스 2024.05.14
16452 실종 젖먹이 쌍둥이 1명 끝내 숨져…브라질 홍수비극에 주민애도 랭크뉴스 2024.05.14
16451 직장 상사의 괴롭힘에…31년차 50대 공무원 숨져 랭크뉴스 2024.05.14
16450 美 재무 "전기차 관세 인상에 中 중대한 보복할 수도" 랭크뉴스 2024.05.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