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서울 종로구 광화문 소재 회사에 다니는 7년 차 직장인 A씨는 최근 기온이 25도가 넘자 반바지를 입고 출근했다. 그러나 동료들의 시선을 한 몸에 받고 주눅이 들었다. A씨는 “반바지 차림이 규칙에 어긋나는 것은 아니지만, 아직 주변의 시선이 부담되는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몇몇 기업은 편한 복장으로 출근하는 것을 허용하고 있지만, 아직 보수적인 문화가 남아 있어 직원들은 눈치 싸움을 하고 있다. 일부 기업에서는 경영진이나, 인사팀이 먼저 편한 복장으로 출근해야 자율 복장 문화가 정착될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기도 한다.

일러스트=손민균

4일 재계에 따르면 포스코홀딩스(POSCO홀딩스)는 지난달 11일부터 자율복장제를 시행했다. 철강업계는 보수적인 업종으로 꼽히는데,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이 취임한 후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해 자율복장제를 즉시 시행하도록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노출이 심한 민소매나, 크록스(캐주얼 샌들 브랜드)는 착용이 금지됐다.

항공업계 역시 보수적인 산업군으로 통하지만, 공항에서 일하지 않는 사무직은 반바지가 허용된다. 지난해 대한항공 직원들만 이용하는 온라인 게시판에는 ‘반바지 입었다고 눈치 주지 마라’는 글이 올라왔다. 당시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으로 추정되는 사용자가 “반바지 입고 출근하는 건 직원의 개인 의사다. 누구도 뭐라 하면 안 된다”는 댓글을 달기도 했다. 실제로 조 회장은 가끔 청바지를 입고 출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은 2008년부터 자율복장제도를 허용하고, 2015년부터 반바지 착용을 허용했다. 계열사별로 다르지만, SK그룹이나 현대차그룹, 한화그룹 역시 2010년대 중후반부터 자율복장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LG그룹은 2021년부터 반바지 출근을 허용했다. HD현대그룹은 지난해부터 경기 성남시 글로벌R&D센터(GRC)에서 근무하는 직원을 대상으로 ‘쿨비즈(자율복장) 제도’를 처음으로 시행하며 반바지를 허용했다.

그러나 자율복장제도 도입에도 직장인들은 너무 편한 옷차림은 꺼리고 있다. 일부 직원은 옷차림이 향후 인사 평가에 영향을 줄 것으로 생각한다. 한 대기업 차장은 “반바지를 입고 출근하려고 생각했다가도 예기치 못한 약속이 생길 수 있어 주로 긴 바지를 입게 된다”며 “대부분의 임원은 정장을 입고 출근하기 때문에 편하게 입는 게 마음은 더 불편하다”고 말했다.

조선비즈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22485 불황에도 성장세 눈에 띄는 바이오 산업, 삼바·셀트리온 주도[비즈니스 포커스] 랭크뉴스 2024.05.07
22484 [속보]이원석 검찰총장 “김건희 여사 명품가방 사건, 법리 따라 엄정 수사···지켜봐달라” 랭크뉴스 2024.05.07
22483 ① 유명무실 ‘2인1조 원칙’…동료 대원도 소방호스도 없이 불길로[영웅들은 왜 돌아오지 못했나] 랭크뉴스 2024.05.07
22482 황우여 “‘6말7초’ 전당대회, 한 달 이상 늦어지지 않을까” 랭크뉴스 2024.05.07
22481 윤 정부 내내 실질임금 감소…민생 외치며 부자감세, ‘이념 경제’에 발목 랭크뉴스 2024.05.07
22480 [영상] 설교 중에 목사를 향한 총…“영혼의 목소리 들었다” 랭크뉴스 2024.05.07
22479 [속보] 비상진료 상황 장기화 대비 건강보험 지원 한달 더 연장 랭크뉴스 2024.05.07
22478 환율 방어 등에 4월 외환보유액 60억달러 감소 랭크뉴스 2024.05.07
22477 지난달 김·맛김 물가 동반 '쑥'…다음 차례는 김밥 랭크뉴스 2024.05.07
22476 [단독] 주주 울린 ‘쪼개기 상장’이 경영진 성과로…재벌 불신 더 키운다 랭크뉴스 2024.05.07
22475 [단독] 주주손실 기업 58% CEO만 연봉업, 갈길 먼 밸류업 랭크뉴스 2024.05.07
22474 루닛, 볼파라 인수 자금 1665억원 투자 유치 완료 랭크뉴스 2024.05.07
22473 14평 집에서 일곱 아이와 살던 '고딩엄빠'…1억 후원 뒤 근황 랭크뉴스 2024.05.07
22472 어떻게 잘 알지?… 현금인출기 마스터키 갈취 사건 랭크뉴스 2024.05.07
22471 트럼프의 32가지 거짓말···“한국은 4만 미군 병력에 대한 분담금을 내지 않았다” 랭크뉴스 2024.05.07
22470 “아악, 미쳤나봐” 변호사 남편에게 살해당한 아내의 ‘마지막 음성’ 랭크뉴스 2024.05.07
22469 55년 "카레 왕국" 오뚜기를 만든 5가지 장면 랭크뉴스 2024.05.07
22468 탈북女 “김정은, 기쁨조 매년 25명 뽑아”…세그룹 구성, 각 역할 있다는데 랭크뉴스 2024.05.07
22467 [단독] ‘부정납품’으로 입찰 제한된 삼성·LG, 조달청과 법정공방 랭크뉴스 2024.05.07
22466 한국계 우일연 작가, 미 최고 권위 퓰리처상 수상 랭크뉴스 2024.05.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