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보수당, 지방의석 절반 잃어…하원 1석도 큰 표차로 노동당에 뺏겨
"수낵 총리 퇴출은 가까스로 모면하겠지만 총선까지 험난"


티스 밸리 지켜낸 보수당
벤 하우천 시장(왼쪽)과 수낵 총리가 3일 개표 결과가 나온 후 발언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런던=연합뉴스) 김지연 특파원 = 영국 총선의 전초전으로 여겨지는 지방선거·하원의원 보궐선거에서 집권 보수당이 대패했다.

잉글랜드 지방의회 선거에서는 기존 보유 의석을 절반가량 잃고 있으며 하원의원 보궐선거에서는 제1야당 노동당에 표를 대거 빼앗겼다.

노동당 사디크 칸 시장의 3선 관측이 우세한 런던시장 개표 결과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 다만 보수당이 주요 경합지 중 한 곳의 시장 자리는 지켜 리더십 도전을 받는 리시 수낵 총리가 겨우 면은 세우게 됐다.

3일(현지시간) 이번에 선거를 치른 잉글랜드 11개 광역 단체 중 4곳에서 시장 당선자가 결정됐다.

그중 이번에 새로 광역 단체가 구성돼 첫 시장 선거를 치른 3곳에서 모두 노동당이 승리했다.

수낵 총리의 지역구가 있는 요크·노스요크셔에서는 데이비드 스케이스(35.1%) 후보가 당선됐고 노스 이스트에서는 킴 맥기네스(41.3%), 이스트 미들랜드에서는 클레어 워드(40.3%) 후보가 당선됐다.

티스 밸리에서는 보수당의 벤 하우천 시장이 53.6%를 얻어 노동당 크리스 매큐언 후보(41.3%)를 누르고 재선에 성공했다. 4일 결과가 나올 웨스트 미들랜드와 함께 최대 경합지로 꼽힌 지역이다.

수낵 총리는 "노동당은 이번 선거에서 이기려면 티스 밸리에서 이겼어야 했다"며 "시민들이 벤과 보수당이야말로 약속을 지킨다는 것을 안다는 뜻"이라고 환영했다.

런던에서는 노동당의 사디크 칸 시장의 3선 가능성이 큰 것으로 관측된다. 런던 시장 개표 결과는 4일 발표된다.

선거가 치러진 잉글랜드 지방 의회 107곳 중 오후 5시30분 현재 개표 결과가 나온 84곳(79%)에서는 노동당이 이전보다 141석 늘어난 879석을 확보했다.

반면 보수당은 330석 줄어든 340석을 확보하는 데 그쳤다. 기존에 보유한 의석이 거의 반토막 난 셈이다. 중도좌파 성향의 자유민주당은 330석으로 이전보다 53석 늘었다.

이들 84곳 중 노동당이 과반 의석을 차지한 지방의회는 44곳으로 7곳 늘어난 반면 보수당은 6곳 줄어 5곳에 그쳤다. 자유민주당은 8곳으로 이전과 변동이 없다.

키어 스타머 노동당 대표(가운데)가 블랙풀 사우스 하원의원 보궐선거에서 크리스 웹(오른쪽) 후보의 당선을 축하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하원의원 보궐선거가 치러진 블랙풀 사우스 선거구에서 노동당의 크리스 웹 후보가 58.9% 득표율로 당선됐다.

경쟁자인 보수당 데이비드 존스 후보는 17.5%를 얻어 극우 성향의 영국개혁당 마크 부처 후보(16.9%)와 득표율 차가 1%포인트도 되지 않았다.

2019년 총선에서 이 선거구는 보수당이 49.6%로 노동당(38.3%)에 앞섰다.

키어 스타머 노동당 대표는 "엄청난 승리이고 환상적인 결과"라며 "블랙풀에서 (리시 수낵) 총리에게 직접적인 메시지를 보낸 것"이라고 평가했다.

영국 언론은 이번 결과에 대해 26% 정도의 표가 보수당에서 노동당으로 옮겨간 것이라고 분석했다.

선거 전문가 존 커티스 스트래스클라이드대 교수는 26%의 지지층 변화는 제2차 세계대전 후 영국 보궐선거 사상 3번째로 큰 규모라고 설명했다.

이번 지방선거는 올해 하반기로 예정된 총선 전에 마지막으로 치러지는 선거인 만큼 영국 민심을 가늠할 시험대로 여겨졌다.

집권 보수당은 전국 유권자를 대상으로 한 주요 여론조사에서 제1야당 노동당에 20%포인트 격차로 뒤처지고 있다.

르완다 난민 이송 정책 등을 둘러싸고 당내 강경파와 갈등을 겪어온 수낵 총리로서도 당내 장악력 확보가 걸린 선거였다는 관측이 나왔다.

그러나 현재까지 개표 결과로는 보수당의 대패라는 분석이 나온다. 수낵 총리는 가까스로 직은 유지하겠지만, 총선까지 당 안팎으로부터 리더십이나 국정 운영 능력에 대한 공격에 시달릴 거란 관측이 나온다.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수낵 총리가 이번 선거에서 잇따라 큰 패배를 겪었다"며 "총리는 총선 참패를 피하기 위해 분투하겠지만, 당장 총리직은 안전하다"고 전했다.

더타임스도 "보수당이 블랙풀 사우스 보궐선거에서 우려됐던 대로 영국개혁당에 밀려 3위가 되지는 않았고 티스 밸리 시장을 지켜냈다"며 "수낵 총리가 퇴출당하는 모욕은 피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앞으로의 길은 그래도 위험하다"고 분석했다.

[AFP=연합뉴스]


[email protected]

연합뉴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18046 ① 유명무실 ‘2인1조 원칙’…동료 대원도 소방호스도 없이 불길로[영웅들은 왜 돌아오지 못했나] 랭크뉴스 2024.05.07
18045 황우여 “‘6말7초’ 전당대회, 한 달 이상 늦어지지 않을까” 랭크뉴스 2024.05.07
18044 윤 정부 내내 실질임금 감소…민생 외치며 부자감세, ‘이념 경제’에 발목 랭크뉴스 2024.05.07
18043 [영상] 설교 중에 목사를 향한 총…“영혼의 목소리 들었다” 랭크뉴스 2024.05.07
18042 [속보] 비상진료 상황 장기화 대비 건강보험 지원 한달 더 연장 랭크뉴스 2024.05.07
18041 환율 방어 등에 4월 외환보유액 60억달러 감소 랭크뉴스 2024.05.07
18040 지난달 김·맛김 물가 동반 '쑥'…다음 차례는 김밥 랭크뉴스 2024.05.07
18039 [단독] 주주 울린 ‘쪼개기 상장’이 경영진 성과로…재벌 불신 더 키운다 랭크뉴스 2024.05.07
18038 [단독] 주주손실 기업 58% CEO만 연봉업, 갈길 먼 밸류업 랭크뉴스 2024.05.07
18037 루닛, 볼파라 인수 자금 1665억원 투자 유치 완료 랭크뉴스 2024.05.07
18036 14평 집에서 일곱 아이와 살던 '고딩엄빠'…1억 후원 뒤 근황 랭크뉴스 2024.05.07
18035 어떻게 잘 알지?… 현금인출기 마스터키 갈취 사건 랭크뉴스 2024.05.07
18034 트럼프의 32가지 거짓말···“한국은 4만 미군 병력에 대한 분담금을 내지 않았다” 랭크뉴스 2024.05.07
18033 “아악, 미쳤나봐” 변호사 남편에게 살해당한 아내의 ‘마지막 음성’ 랭크뉴스 2024.05.07
18032 55년 "카레 왕국" 오뚜기를 만든 5가지 장면 랭크뉴스 2024.05.07
18031 탈북女 “김정은, 기쁨조 매년 25명 뽑아”…세그룹 구성, 각 역할 있다는데 랭크뉴스 2024.05.07
18030 [단독] ‘부정납품’으로 입찰 제한된 삼성·LG, 조달청과 법정공방 랭크뉴스 2024.05.07
18029 한국계 우일연 작가, 미 최고 권위 퓰리처상 수상 랭크뉴스 2024.05.07
18028 "알뜰폰 개통해줍니다" 한국생활 어려움 겪는 외국인 근로자 돕는다 랭크뉴스 2024.05.07
18027 센강 '구토 수영'에 쥐 들끓는 시내까지?…파리올림픽 비상 랭크뉴스 2024.05.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