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서울경제]

내수 회복에 부담을 주고 있는 고금리가 당초 전망보다 더 지속될 가능성이 커졌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2일 아시아개발은행(ADB) 연차 총회 참석차 방문한 조지아에서 기자 간담회를 갖고 “지난달까지 생각했던 통화정책의 전제가 모두 바뀌었다”며 “기존의 논의를 재점검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올 하반기로 예상한 미국의 금리 인하 시점이 더 뒤로 밀릴 것으로 보이고 올해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전망치를 상향 조정해야 할 만큼 경기회복세가 강하다는 것이다. 지정학적 긴장에 따른 유가와 환율 변동성 확대도 이 총재가 고금리 장기화를 시사한 이유다.

이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올해 한국의 성장률 전망치를 올 2월 2.2%보다 0.4%포인트 높은 2.6%로 올려 잡았다. 최근 글로벌 투자은행들도 올해 한국의 1분기 성장률이 1.3%로 ‘깜짝 성장’을 보이자 연간 성장률 전망치를 0.1~0.3%포인트 높였다. 우리 경제가 오랜 침체의 늪에서 벗어나고 있는 것은 반가운 소식이다. 하지만 마냥 들뜰 때가 아니다. 성장률이 높아지면 총수요 확대로 이어져 물가 불안을 자극하고 기준금리 인하 시기가 늦어질 수밖에 없다. 고금리가 지속될 경우 내수 회복이 지연되고 민생 경제의 어려움이 가중된다. 지금 대규모 내수 부양책이나 현금 살포 등 물가를 자극하는 정책을 자제해야 하는 까닭이다.

이런데도 거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전 국민 1인당 25만 원씩 민생회복지원금을 지급하기 위한 13조 원의 추가경정예산 편성을 정부에 요구하고 있다. 현금 지원은 결국 물가 급등과 고금리 장기화를 가져온다. 더구나 고금리 상황에서 막대한 돈을 푸는 것은 경제성장에 기여하지 못하고 재정 건전성 악화와 국가 신인도 하락만 초래한다. 최근 세계 3대 신용평가사인 피치가 “지난 5~6년 동안 한국 공공재정 지표가 악화하고 있다”며 “민생지원금을 지급하면 인플레이션이 지속될 위험이 있다”고 경고할 정도다. 민생 문제를 해결하려면 모든 국민이 아니라 취약 계층과 일시적 자금난에 처한 소상공인들을 대상으로 ‘핀셋 지원’을 두텁게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민주당은 자신들의 총선 공약 이행 명분을 내걸어 국민 혈세를 쌈짓돈처럼 쓸 게 아니라 지속 가능한 나라를 위해 책임 있는 수권 정당의 면모를 보여야 한다.

서울경제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15133 외교부, '누가 먼저 요청' 논란에 "자료 확인해보겠다" 랭크뉴스 2024.05.21
15132 특검법 재의결에 필요한 숫자는?‥'반란표'와 불참자가 관건 랭크뉴스 2024.05.21
15131 美 중국산 주사기·바늘 연내 관세 '0%→50%' …저가 공세 밀렸던 국산제품 '숨통' 랭크뉴스 2024.05.21
15130 ‘직구 파동’에 날아온 돌직구…“어떻게 이렇게 서민 못살게 하는 데 진심인지” 랭크뉴스 2024.05.21
15129 의협도 "전공의들 돌아와라"... 정부와 해법 같아도 전제는 하늘과 땅 차이 랭크뉴스 2024.05.21
15128 “낮에는 마사지, 밤에는 불법 성매매”… 14억원 챙긴 중국인들 랭크뉴스 2024.05.21
15127 ‘전세사기’ 피해자의 또 다른 고통…방치 건물에서 이중고 랭크뉴스 2024.05.21
15126 김호중, 취소수수료 떠안고 무보수로 공연…팬들은 티켓 사들여(종합) 랭크뉴스 2024.05.21
15125 채상병 특검에 '10번째' 거부권‥"헌법정신 부합 안 해" 랭크뉴스 2024.05.21
15124 서울대 졸업생이 동문 사진으로 음란물 제작·유포…디지털 성범죄 왜 검거 어렵나 랭크뉴스 2024.05.21
15123 우크라 아동 그림전 찾은 김여사…"세계평화 생각했으면" 랭크뉴스 2024.05.21
15122 “공부는 안무섭다” “내 살 길 찾을 것”...전공의들이 밖에서 버티는 이유 랭크뉴스 2024.05.21
15121 싱가포르항공 여객기 난기류에 방콕 비상착륙…1명 사망 랭크뉴스 2024.05.21
15120 "강형욱, 훈련비 입금 늦으면 개 굶겼다" 추가 폭로 또 터졌다 랭크뉴스 2024.05.21
15119 새벽 아파트 주차장… 휴대폰 플래시 켠 의문의 남성들 랭크뉴스 2024.05.21
15118 윤건영 "김정숙 여사 인도 초청장 논란, 외교부의 장난질" 랭크뉴스 2024.05.21
15117 尹은 10번째 거부권 vs 野는 탄핵 경고…극단의 충돌 정치 랭크뉴스 2024.05.21
15116 반도체 경쟁력 ‘다급한’ 삼성…‘뚝심 올드보이’를 소환했다 랭크뉴스 2024.05.21
15115 '5달러도 비싸, 3달러 모닝세트'…美 저소득층 씀씀이 줄자 가격 인하 경쟁[Global What] 랭크뉴스 2024.05.21
15114 저가 中 전기차, 美 진출 봉쇄 효과…"미래 불확실성 제거 호재" 랭크뉴스 2024.05.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