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김건희 여사의 명품백 수수 의혹과 관련해 이원석 검찰총장이 전담수사팀 구성을 지시했다. 3일 대검에 따르면 이 총장은 전날 송경호 중앙지검장으로부터 정기보고를 받은 자리에서 “증거와 법리에 따라 신속하고 철저하게 수사해 진상을 명확히 규명하라”고 말했다. 김 여사 사건 수사가 지체된다는 지적에 따라 검찰이 구체적 움직임에 들어간 것이다.



검찰 발목 잡은 김건희 사건…수사팀 과제는
이원석 검찰총장이 지난달 23일 오후 창원지검을 방문한 자리에서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검찰청사 술자리 회유 의혹'과 관련해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 사건은 김 여사가 2022년 9월 서울 서초구 아크로비스타 지하에 있는 코바나컨텐츠 사무실 안에서 최재영 목사로부터 300만원 상당의 디올 가방과 향수 등을 받았다는 내용이다. 김 여사의 수수 영상을 보도한 백은종 서울의소리 대표와 정대택 기자는 김 여사의 수수행위가 ‘공직자등의 배우자로 하여금 수수금지 금품 등을 받거나 요구하거나 제공받기로 약속해서는 아니된다’는 청탁금지법을 위반한 것이며, 나아가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뇌물이라는 취지로 김 여사와 윤석열 대통령을 검찰에 고발했다.

영부인 금품 수수 의혹이라는 사안의 무게감에 비해 김 여사에 대한 처벌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게 법조계 중론이다. 청탁금지법은 공직자의 배우자가 공적인 직무와 관련해 1회 100만원 또는 1년에 300만원을 초과하는 금품 등을 받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배우자를 통한 우회적 청탁을 방지하겠다는 목적이지만 공여자만 처벌할 수 있을 뿐, 법상 공직자의 배우자에 대한 처벌 조항은 없다. 만일 김 여사가 받은 가방이 100만원 이하의 가품으로 판정되면 사건이 무혐의로 종결될 수도 있다.

검찰은 다만 ‘배우자의 금품 수수 사실을 인지한 공직자는 이를 지체없이 반환하거나 신고해야 한다’는 청탁금지법 9조에 따라 윤 대통령의 자진 신고나 반환 여부는 확인해야 한다. 금품 수수와 달리 공직자가 소속기관장에게 지체 없이 서면으로 신고하지 않았을 경우에 대해선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이라는 처벌 규정이 있다. 하지만 대통령의 경우 소속 기관장이 본인이라는 법리상 모호점이 있는데다, 대통령실은 지난 1월부터 이를 대통령기록물로 규정하고 관리해왔다. 명품백 현물에 대한 감정은 어려울 수도 있단 의미다.

또 고발장에 뇌물 혐의도 적시된 만큼 수사팀은 금품이 윤 대통령에게 흘러갔는지, 이 경우 최 목사와 윤 대통령 사이에 구체적 청탁 현안이 있는지와 직무 관련성까지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송경호 좌천설까지 빚은 김건희 사건…“특검 차단 가능성”
더불어민주당 전국청년위원회 총선기획특별위원회가 지난 2월 2일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인근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건희 여사 명품백 사건 진상규명을 촉구하고 있다. 뉴시스.
이번 전담팀 구성 지시를 최근 대통령실과 검찰 사이에 돌았던 미묘한 긴장 관계의 연장선이라고 보는 시각이 있다. 이 총장이 지난 1월 이태원 참사 부실대응과 관련해 직권으로 김광호 서울경찰청장을 수사심의위원회에 회부하고, 서울중앙지검이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사건과 관련해 김 여사에 대한 소환 조사 필요성을 내비치는 등 두 기관 사이에 갈등의 불씨가 될 수 있는 현안이 있어왔다.

다만 주가조작 사건보다 상대적으로 중요도가 낮은 명품백 수수 의혹에 한해서만 전담팀 구성 지시가 내려간 것을 두고 ‘특검 방어용’이라는 분석도 존재한다. 한 부장검사 출신 변호사는 “민주당이 22대 국회 개원에 맞춰 특검법 발의를 벼르고 있는 상황에서 선제적으로 차단에 나선 것 아니겠느냐”며 “다목적 포석이 있을 것”고 말했다. 현재 서울중앙지검은 사건이 배당된 형사1부(부장 김승호)에 인원을 충원하는 등 본격 수사에 나섰다.

중앙일보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18303 순식간에 인도 덮친 SUV…편의점 출근하던 50대女 숨졌다 랭크뉴스 2024.05.07
18302 전세사기 38살 또 사망…새벽 숨지고 오후에야 피해자 인정 랭크뉴스 2024.05.07
18301 국회 연금특위 “연금개혁안 여야 합의 불발”…유럽 출장 취소 랭크뉴스 2024.05.07
18300 부산대 의대 증원 ‘혼란’…교수회 학칙 개정 부결→교무회의 강행? 랭크뉴스 2024.05.07
18299 민희진 법원에 "주총에서 하이브가 해임안 표 행사 못하게 해 달라" 랭크뉴스 2024.05.07
18298 '채 상병 개입 의혹' 이시원 전격교체‥후임 공직기강비서관에 이원모 내정 랭크뉴스 2024.05.07
18297 ‘2%p’ 못 좁히고 연금개혁 여야 합의 불발…연금특위 유럽 출장 취소 랭크뉴스 2024.05.07
18296 민주 박찬대 “채상병·김건희 특검, 거부당해도 간다…질질 안 끌 것” 랭크뉴스 2024.05.07
18295 편의점 알바 가던 50대 여성 덮친 SUV... 운전자 '급발진' 주장 랭크뉴스 2024.05.07
18294 회계사회 회장 선거 3파전… 2030세대 젊은 회계사들 표심도 ‘주목’ 랭크뉴스 2024.05.07
18293 “말하지 못하는 고뇌” 김계환 해병대사령관, 지난달 사의 표명…국방부 “수용 불가” 랭크뉴스 2024.05.07
18292 서울의대 비대위원장 "증원 결정과정 밝혔다면 반발 없었을 것" 랭크뉴스 2024.05.07
18291 국회 연금특위 결국 합의안 불발 랭크뉴스 2024.05.07
18290 "2%p 이견 탓에" 21대 국회 연금특위 빈손 종료…유럽 출장도 취소 랭크뉴스 2024.05.07
18289 "조리사 2명이 1천 명 급식"‥'서초구 중학교' 맘카페 발칵 랭크뉴스 2024.05.07
18288 국민연금 개혁안, 여야 합의 불발‥유럽 출장 취소 랭크뉴스 2024.05.07
18287 [단독] 가슴 잡고 순찰차 접근… 시민 살린 경찰의 눈썰미 랭크뉴스 2024.05.07
18286 '韓 육상 기대주' 조엘진, 또 신기록…"5년 뒤 9초대 진입 기대" 랭크뉴스 2024.05.07
18285 ‘푸바오 키링 팔아요, 80만원이요’… 선넘은 굿즈 마케팅 랭크뉴스 2024.05.07
18284 환자 항문에 위생 패드 넣은 간병인… 항소했다가 오히려 형량 늘어 랭크뉴스 2024.05.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