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문화연대 주최 토론회
이동연 문화연대 공동대표가 2일 서울 중구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열린 문화연대 주최 긴급 토론회 ‘하이브-어도어 경영권 사태, 어떻게 볼 것인가?’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김창길 기자


“멀티레이블 시스템 문제는 아냐”

“배임죄서 사전모의 처벌 어려워”

하이브·어도어, 연일 서로 비판


국내 최대 K팝 엔터테인먼트사인 하이브와 산하 레이블인 어도어 간의 분쟁은 K팝 산업 전체에 여러 질문을 던지고 있다. 경영권 갈등처럼 보였던 사안은 민희진 어도어 대표의 지난달 25일 기자회견 이후에는 하이브의 멀티레이블 체제, 팬덤에 과도한 소비를 유도하는 K팝 비즈니스의 문제에 대한 논의로도 확대됐다.

문화연대는 2일 서울 정동 프란치스코 회관에서 이번 갈등을 주제로 한 토론회를 열었다. 토론회를 바탕으로 이번 사태를 3가지 갈래로 나눠 정리했다.

■ 이게 과연 멀티레이블의 문제일까?

방시혁


하이브는 국내외 11개 레이블을 가진 회사다. 어도어와의 분쟁 이후 하이브의 ‘멀티레이블 시스템이 한계에 봉착했다’는 취지의 진단이 이어졌다. 하지만 멀티레이블은 K팝 산업이 급속하게 커지고 글로벌화되면서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하기 위해 선택한 사업 방식이다. 방시혁 하이브 의장은 자신이 설립한 빅히트 엔터테인먼트 소속인 방탄소년단(BTS)이 큰 성공을 거두자 유니버설, 워너, 소니 같은 글로벌 음악 그룹을 지향하며 인수·합병을 통해 지금의 하이브를 만들었다.

김도헌 대중음악평론가는 “K팝 산업은 초창기부터 창작자가 회사를 창립한 뒤 경영과 창작을 동시에 하는 지배구조를 갖고 있었다”며 현 상황은 국내에 없던 멀티레이블 기업을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경영진 내부의 역할 분담, 성과, 자본 논쟁이 일어난 사례라고 분석했다. 김 평론가는 “그 과정에서 조율을 제대로 못한 하이브의 책임은 있지만, 멀티레이블 체제 자체에 책임이 있다고 하는 것은 상당히 단순한 해석”이라고 했다. 멀티레이블 자체보다는 빠르게 사업을 확장해가는 과도기적 상황에서 발생한 문제에 가깝다는 것이다.

■ 덩달아 조명된 K팝의 어두운 실태

민희진


이번 사태는 뜻하지 않게 팬덤의 ‘과도한 소비’에 의존해 성장해온 K팝 산업의 문제점을 조명하는 계기가 됐다. 팬덤이 자기 아이돌 그룹의 음반 판매순위를 올려주기 위해 듣지도 않을 음반을 수십, 수백장씩 구매하고, 음원 사이트에 ‘총공’을 해 일시적으로 순위를 올리고, 랜덤으로 들어 있는 포토카드를 얻으려 여러 장의 앨범을 산 뒤 서로 사고파는 것이 하나의 ‘문화’처럼 자리 잡은 비정상적인 상황을 수면 위로 끌어올린 것이다.

민 대표는 지난달 기자회견에서 ‘음반 밀어내기’ ‘포토카드’ ‘무늬만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등 K팝 산업 문제를 지적했다.

김 평론가는 “민 대표의 기자회견 이후 많은 사람이 지지를 표한 이유는 ‘알면서도 모른 척했던’ K팝의 여러 문제를 거친 표현으로나마 이야기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 그래서 앞으로 어떻게 될까?

현재 하이브는 민 대표 해임을 위한 임시주주총회 소집을 요청한 상태다. 어도어가 임시주총을 위한 이사회 소집을 거부하면서 당장 임시주총이 열리진 않았지만, 결과적으로는 어도어의 대주주인 하이브 뜻에 따라 주총이 열리고 민 대표가 해임될 가능성이 크다.

이재경 건국대 법학과 교수는 “결국은 대표이사 해임의 법률적 정당성을 두고 법적 분쟁이 벌어질 것”이라며 “법률적으로 본다면 업무상 배임죄와 관련해 ‘사전 모의’를 했다는 것으로 처벌할 규정은 없다”고 했다.

하이브와 어도어는 연일 서로에 대한 비판을 이어가고 있다.

어도어는 이날 “하이브는 설득력 없는 흑색선전을 멈춰야 한다”는 입장을 냈다. 민 대표의 기자회견 내용을 두고 하이브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박한 데 재반박한 것이다. 어도어는 하이브가 경영권 찬탈 의혹의 주요 근거로 언론에 공개한 카카오톡 대화의 당사자인 어도어 A부대표는 정작 피고발인 대상에서 빠졌다고 밝혔다.

어도어는 “내부적으로 조용히 해결할 수 있는 문제를 굳이 밖으로 꺼낸 것은 하이브”라며 “하이브는 어도어가 온전히 창작에 전념할 수 있도록 지원하라”고 했다.

경향신문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17568 챗GPT 개발사 오픈AI 최고경영진 2명 한꺼번에 사임 랭크뉴스 2024.05.06
17567 아르헨 밀레이, 밀컨 포럼 참석차 취임 5개월만에 4번째 방미 랭크뉴스 2024.05.06
17566 “민희진, 가부장제와 싸우는 영웅돼”…외신이 본 하이브 사태 랭크뉴스 2024.05.06
17565 日 라인-소뱅, 이번주 실적발표… 애타는 네이버 ‘쫑긋’ 랭크뉴스 2024.05.06
17564 ‘체포영장’ 젤렌스키, 부활절 맞아 “신은 어깨에 우크라 국기 달아” 랭크뉴스 2024.05.06
17563 “범죄도시 해도해도 너무하다”…영화계서 터진 쓴소리 랭크뉴스 2024.05.06
17562 "밀레이 약물", "산체스 경제파탄"…스페인·아르헨 설전 랭크뉴스 2024.05.06
17561 공수처, ‘VIP 격노’ 발언 김계환 조사 랭크뉴스 2024.05.06
17560 "내 남편과 바람폈지" 양손에 흉기 든 50대女…테이저건 제압 랭크뉴스 2024.05.06
17559 중국 광둥성, 연휴에 물폭탄…3,300명 긴급대피 랭크뉴스 2024.05.06
17558 2029년엔 비로 산불 막는다…인공강우 어디까지 왔나? 랭크뉴스 2024.05.06
17557 영국 언론 “민희진은 가부장제 대항하는 여성” 랭크뉴스 2024.05.06
17556 시진핑, 5년 만의 유럽 순방… 첫 행선지 프랑스 도착 랭크뉴스 2024.05.06
17555 프랑스 도착한 시진핑… 마크롱 “중국은 기회의 시장” 랭크뉴스 2024.05.06
17554 윤 대통령, 청와대서 어린이날 행사…김 여사는 불참 랭크뉴스 2024.05.06
17553 공짜로 준다는 데 25년 방치된 독일 별장… 주인 정체가? 랭크뉴스 2024.05.06
17552 네이버 인물정보, 대학 빼고 전공만 공개 가능해져 랭크뉴스 2024.05.06
17551 이틀 만에 100만장 팔렸다…대형사 제친 '1인 개발사' 게임 랭크뉴스 2024.05.06
17550 젤렌스키, 부활절 맞아 "신은 어깨에 우크라 국기 달아" 랭크뉴스 2024.05.06
17549 韓 장대비 쏟아진 날… 바싹 메마른 日 “습도 10%대” 랭크뉴스 2024.05.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