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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종철씨, 허위 전사처리로 한때 현충원에 묫자리
생환 뒤 호적에 ‘부활’이라 적히기도…74살로 별세
허위 전사 처리되어 비석까지 세워졌던 베트남전 포로 출신 고 유종철씨의 서울 동작동 국립서울현충원 제3-1묘역 4023은 파묘된 후 51년 동안 비어있었다. 고경태 기자

지휘관의 허위 전사보고로 국립서울현충원(서울현충원)에 묘역이 세워졌다가 파묘했던 베트남전 국군 포로 출신 유종철씨가 51년간 비어있던 본래 자신의 묫자리에 묻히게 됐다. 유씨가 속한 전우회는 “서울현충원과 협의해 대대적인 안장 행사를 하겠다”고 밝혔다.

보훈부는 2일 오후 안장대상심의위원회(위원장 이희완 차관)를 열고 고 유종철씨의 국립현충원 안장 건에 대해 가결 처리했다고 밝혔다. 유씨가 지난 4월6일 74세를 일기로 별세한 직후, 유씨가 속했던 안케패스 대혈전 승전 전우회(안케패스 전우회)는 “당연히 서울현충원 본래의 자리로 돌아가야 한다”고 주장했고, 유족도 이에 동의해왔다. 그러나 서울현충원 쪽은 “신원조회 결과 유씨의 결격사유가 드러나 안장대상심의위를 거쳐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유씨가 허위 전사자로 있었던 1972~1973년 1년여간 유씨의 비석이 세워졌다가 지금 비어있는 곳은 국립서울현충원 제3-1묘역 4023이다.

고 유종철씨. 유족 제공

고 유종철씨는 1972년 4월 맹호부대 기갑 8중대 일병으로 북베트남군이 점령한 퀴논 인근 638고지를 점령하기 위한 안케패스 전투에 참여했다가 적군에게 잡혀 330일간 포로수용소 등에 억류됐다. 전투가 끝난 뒤 유씨의 시신을 찾지 못했음에도 지휘관이 전사 처리를 강행했고, 결국 1972년 4월19일 전사통보와 함께 서울현충원에 비석까지 세워졌다. 하지만 1년 뒤인 1973년 3월25일 북베트남(베트남 민주공화국) 정부가 미군 포로 566명과 함께 유일한 한국군 포로로 유씨를 석방하는 일이 벌어졌다.

유씨의 포로 억류 사실을 정부가 인정하지 않아 호적초본에 ‘부활’이라고 적히게 된 유씨는 생전 “묘비를 파내고 언젠가 죽었을 때 이 자리에 묻히겠다”는 뜻을 밝혔다. 당시 국방부나 서울현충원에서도 이를 인정해 비석 없이 해당 묘역을 비워놓았다. 그는 처음으로 세상에 알려진 베트남전 국군 포로였으나 법적인 국군 포로 대우를 전혀 받지 못했다. 이로 인해 평생 울화에 시달렸다고 한다.

안케패스 전우회 이필영 운영위원장은 “기쁘고 반갑다. 유종철 전우가 겪어야 했던 드라마 같은 사건과 안케패스 전투의 역사적 의미를 새기는 행사를 안장식 때 열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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