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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일보 DB

대학생 전모(21)씨는 최근 구독하던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티빙’을 해지했다. 전씨가 구독하던 기본 요금제(동시접속 1명 가능)는 원래 매달 요금이 7900원이었는데, 이달부터 9500원으로 올랐기 때문이다. 구독 중단을 아쉬워하던 전씨는 1일 한 커뮤니티에서 이달 31일까지 한 달만 4250원에 티빙 서비스를 함께 이용할 사람을 구한다는 내용의 글을 접했다. 동시접속 4명까지 가능한 티빙의 프리미엄 요금제는 기존 1만3900원에서 이달부터 1만7000원으로 인상됐다. 하지만 이를 인원수대로 나누면 한 사람당 4000원대까지 구독료가 떨어진다. 다른 이용자 3명과 함께 구독료를 나눠 내게 된 전씨는 2일 “앞으로도 보고 싶은 콘텐츠가 생기면 단기간만 구독하고 다시 해지할 것 같다”고 말했다.

최근 OTT 등 구독 서비스 가격이 오르는 ‘스트림플레이션(스트리밍+인플레이션)’이 본격화하자 소비자들도 부담을 덜기 위한 다양한 절약법을 짜내고 있다. 지난해 기준으로 전 국민의 77%가 OTT를 이용할 만큼 구독 서비스가 보편화된 상황에서 비용 부담을 아낄 수 있는 아이디어를 공유하는 것이다.

직장인 이모(25)씨는 2년 가까이 유지해오던 쿠팡 유료 멤버십을 지난달 해지, 쿠팡을 이탈한 ‘탈팡족’이 됐다. 쿠팡이 한 달에 4990원이던 멤버십 비용을 지난달부터 7890원으로 인상했기 때문이다. 대신 이씨는 로켓배송을 우회 이용하는 방법을 중고거래 플랫폼에서 찾았다. 이씨가 쿠팡 유료 멤버십 회원인 판매자에게 필요한 물품과 이름, 휴대전화번호를 전달하면 판매자가 ‘로켓배송 선물하기’를 통해 대리 구매를 해주는 방법이다.

실제로 이날 한 중고거래 플랫폼에 ‘쿠팡 로켓배송’을 검색하자 판매 글 수십 개가 올라와 있었다. 별도 수수료 없이 쿠팡 와우멤버십 회원가로 대리 구매를 해드린다는 내용이었다. 이씨는 “카드 실적을 채우거나, 급하게 현금이 필요한 판매자가 공짜로 대리구매를 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불경기에 나타나는 자연스러운 소비 패턴이라고 분석한다. 강성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가계부채와 소비자물가 상승이 해소되지 않은 상태에서 구독료라도 줄여보려는 것”이라며 “물가가 계속 오르는 상황에서 이런 현상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구독료 인상으로 소비자 부담이 커지면서 정부도 OTT 사업자 등을 대상으로 요금의 적절성을 들여다보고 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지난 3월 넷플릭스와 디즈니플러스, 유튜브, 티빙 등 OTT 4곳을 대상으로 사실조사에 착수했다. OTT 요금 인상에 대한 압박 차원으로 해석된다.

다만 정부가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강 교수는 “정부가 플랫폼 시장과 같은 독과점 생태계에 접근할 때는 혜택과 압박을 유연하게 줘야 한다”며 “잘못하면 국내 기업의 가격 경쟁력만 떨어뜨리는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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