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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오후 국회 본회의장에 빨간색 해병대 티셔츠를 맞춰 입은 남성들이 십여 명 앉아 있습니다.

비장한 표정으로 본회의장을 응시하는 이들은 '해병대 예비역 연대' 회원들.

앞서 박정훈 대령의 억울함을 풀어 달라며 '채상병 특검 추진'을 강력히 요구해 왔습니다.

드디어 야당 주도로 표결에 부쳐진 '채상병 특검법'.

국민의힘이 반발하면서 김웅 의원을 제외한 전원이 퇴장한 가운데 재석 168명 의원 만장일치로 의결됐습니다.

[김진표/국회의장]
"재석 168인, 찬성 168인으로 순직 해병 수사 방해 및 사건 은폐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의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은 가결되었음을 선포합니다."

특검법 가결 순간 예비역들은 동시에 상기된 얼굴로 자리에서 일어나 경례를 합니다.

"경례! 바로."

국회 관계자들이 착석을 요구하기도 했지만, 이들은 담담하게 경례를 마쳤습니다.

예비역 연대 법률자문을 맡고 있는 검사 출신 김규현 변호사는 울컥한 듯 눈물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잠시 뒤 본회의장에서 빠져나온 예비역 연대 회원들은 흐느끼기도 하며 감격한 모습이었습니다.

머리가 하얗게 센 한 해병대 예비역은 "정의는 살아있다"며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이근석/해병대 214기 예비역]
"수고들 했어요. 우리 전우들. 정의는 살아있습니다. 잘못된 거 바로잡아야 됩니다. 바로잡아야 됩니다. 잘못된 거. 스물한 살 먹은 애가 죽었다 해보세요. 자기 아들이 죽었다 해보세요. 이렇게 해서 됩니까?"

오늘 통과된 '채 상병 특검법'은 해병대 채 상병 순직 사건과 이를 둘러싼 대통령실 등의 수사 은폐 의혹 등을 수사 대상으로 명시하고 있습니다.

다만, 윤석열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 가능성이 남아 있어 실제 특검 도입은 불투명합니다.

국민의힘은 특검법 통과를 규탄하는 대회를 열고 "오늘 본회의에서 민주당이 입법 폭주를 했고, 김진표 국회의장도 가담했다"며 "우리 당은 21대 국회 마지막까지 모든 국회 의사일정에 협조할 수 없다"고 선언했습니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그러면서 윤석열 대통령에게 거부권 행사를 건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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