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과일 주스 원재룟 값이 고공행진 중이다. 사과에 이어 오렌지, 배까지 가격이 급등하면서 주스를 만드는 식품 기업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일부 기업들은 현재 보유한 원재료 재고가 얼마 남지 않았다고 우려했다. 주요 기업들은 이미 다른 원산지를 찾아 나섰다.

통계청이 2일 발표한 4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사과와 배는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각각 80.8%, 102.9% 올랐다. 한 해 사이 값이 두 배 가까이, 혹은 그 이상 뛰었다는 의미다.

사과와 배는 지난해 작황이 부진해 올해 공급량이 급감했다. 사과와 배 모두 수입이 되지 않는 과일인 탓에 매달 큰 폭으로 가격이 뛰고 있다.

국내산 사과로 주스를 만드는 기업들은 연일 이어지는 가격 인상을 주시하고 있다. 국산 사과 과즙 100%를 사용하던 빙그레 따옴은 최근 칠레산 사과 과즙을 일부 섞어 팔기 시작했다.

지역 농협에서 주로 팔던 능금 주스 역시 자취를 감췄다. 주요 사과 산지 농협은 좋은 사과를 일반 상품으로 팔고, 품질이 열악한 낙과(落果)를 가공해 농가에 부가가치 소득을 제공했다. 그러나 낙과까지 ‘못난이 사과’로 팔리기 시작하자 능금 주스 생산을 멈췄다.

2일 오후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한 시민이 사과를 고르고 있다. /뉴스1

배는 사과보다 사정이 열악하다. 사과 과즙은 칠레나 미국산도 국산과 맛이 유사하다.

배는 국가와 산지별로 풍미 차이가 크다. 국내에서 배는 희고 단단하면서 단맛이 나는 과일이다. 아삭아삭한 식감과 시원한 단맛, 풍부한 과즙을 자랑한다. 반면 호리병을 닮은 서양 배는 생김새가 다를 뿐 아니라, 국산보다 더 딱딱하다. 맛에서도 단맛보다 풀 내음이 강하다.

국내 배 음료 시장을 주도하는 해태음료는 국산 배 수급이 어려워질 때마다 중국 배 과즙을 수입해 사용한다. 중국에서 키우는 동양 배 품종은 국산 배와 유사한 맛을 낸다고 알려졌다.

한국외식음료협회 관계자는 “사과와 배 모두 농가와 계약할 때 물가 변동에 따라 단가가 움직이지 않도록 고정 가격을 적용한다”며 “주요 식품기업들이 적어도 3개월에서 6개월분 재고 물량은 보유하고 있고, 우리나라 과일 주스 시장 규모가 크지 않아서 가격 상승분을 제품 출고가에 바로 적용하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올해 가을 햇사과, 햇배가 나올 때까지 충분한 물량을 공급하지 못하면 4분기 이후 주스 가격은 치솟을 가능성이 크다. 사과와 배에 앞서 오렌지 주스가 대표적인 사례다.

미국 뉴욕 ICE 선물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25일 기준 오렌지 주스 선물 가격은 파운드당 3.68달러를 기록하며 2021년 같은 기간보다 3.2배 올랐다.

오렌지 주스는 주로 냉동 농축 형태로 선물시장에서 거래된다. 오렌지 주스는 2022년을 기점으로 주요 산지에 허리케인·한파가 겹치면서 생산량이 크게 줄었다. 지난해에도 브라질에서는 박테리아가 감귤 나뭇잎에 번지는 감귤 녹화병이 확산해 오렌지 작황이 직격탄을 맞았다.

가격 상승 요인이 이어지자 지난해 롯데칠성음료는 ‘델몬트 오렌지 주스’ 과즙 함량을 100%에서 80%로 낮췄다. 기존 80% 제품은 45%로 절반 가까이 함유량을 줄였다.

소비자주권시민회의 관계자는 “원재료 값이 계속 오르면 일부 기업은 제품값이나 용량은 유지한 채 값싼 재료를 써서 비용을 줄이는 스킴플레이션(skimpflation)을 시도한다”며 “과일은 원산지에 따라 가격과 품질 차이가 크기 때문에 소비자가 성분 표시를 수시로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선비즈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23694 '한동훈 사퇴 요구'는 "오해 있었지만 풀었다‥언제든 만날 것" 랭크뉴스 2024.05.09
23693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 앞 난제 줄줄이 랭크뉴스 2024.05.09
23692 "듣고 싶은 건 제대로 답하지 않았다"‥마이웨이 기자회견? 랭크뉴스 2024.05.09
23691 풍선이 하늘 날면 “벌금 20만원”… 美플로리다 ‘풍선 단속’ 랭크뉴스 2024.05.09
23690 22대 국회 첫 與 원내사령탑 추경호 "독배라도 마시고 상황 타개 나서겠다" 랭크뉴스 2024.05.09
23689 [단독] 한미 오너일가, 사이언스 지분 50% 1조에 매각 랭크뉴스 2024.05.09
23688 비켜가고 피하고‥기대 못 미친 기자회견 랭크뉴스 2024.05.09
23687 '연인 살해' 의대생 범행 후 환복…경찰, 사이코패스 검사 검토(종합) 랭크뉴스 2024.05.09
23686 서울 동대문구 전농동에서 매몰 사고···인부 1명 사망, 1명 심정지 랭크뉴스 2024.05.09
23685 '채상병 특검법' 거부 입장 재확인‥'대통령 격노설' 묻자 대통령 답변은? 랭크뉴스 2024.05.09
23684 여가부 차관 "교제폭력 살인사건 관련 신상털기 등 중지해달라" 랭크뉴스 2024.05.09
23683 ①명품백 ②주가조작 ③채상병... 尹 특검 거부 사유가 제각각이었던 이유는 랭크뉴스 2024.05.09
23682 윤 대통령, 김건희 여사 명품백 의혹에 첫 사과‥특검법엔 "정치 공세" 랭크뉴스 2024.05.09
23681 [단독]‘채 상병 사건’ 재검토 반대했던 법무관리관···돌연 입장 변경, 왜? 랭크뉴스 2024.05.09
23680 법원 앞에서 흉기 피습…50대 유튜버 사망 랭크뉴스 2024.05.09
23679 이종섭 질책했다는 윤…‘수사 외압’ 의혹 질문엔 답변 회피 랭크뉴스 2024.05.09
23678 "한국 진출 27년 만에 처음있는 일"…콧대 높은 에르메스, 대규모 팝업 행사 어디서? 랭크뉴스 2024.05.09
23677 [단독] 소쿠리 투표, 월성원전…'대법원 노남매' 나란히 재판 열외 랭크뉴스 2024.05.09
23676 “홍민이니?”… 41일 만에 집 찾아온 진돗개 ‘손홍민’ 랭크뉴스 2024.05.09
23675 중국 '판다 외교' 따라했나...말레이시아 '오랑우탄 외교' 가동 랭크뉴스 2024.05.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