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환 CJ 경영리더, 카카오 입사
CJ그룹 내 재무통으로 불리는 재무실 핵심 임원이 카카오로 자리를 옮겼다. 지난해 CJ CGV 유상증자 사태 등 외부 자금 조달 계획이 차질을 빚은 여파로 문책성 대기발령을 받은 것으로 알려진 인사다.
2일 업계에 따르면 CJ그룹 지주사인 CJ(주)에서 재무경쟁력강화 태스크포스(TF)장을 맡았던 신종환 경영리더(CFO)가 최근 카카오에 입사한 것으로 확인됐다. 신 전 리더는 서강대 경영학과, 미국 인디애나대 경영학 석사(MBA)를 졸업해 CJ제일제당에 입사한 뒤 CJ제일제당 재무담당 상무, CJ제일제당 재무전략실장, CJ재무전략실장 등을 역임했다.
신 전 리더는 카카오에서 재무 관련 주요 보직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신 전 리더가 최혜령 재무그룹장(CFO)을 대체하거나 두 재무 담당 임원이 병렬적으로 역할을 분담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된다. 카카오 일각에선 외국계 투자은행(IB) 크레디트스위스 출신 최 CFO가 투자 전문가라는 점에서 곳간지기 역할과 결이 맞지 않는다는 시각도 있었다.
신 전 리더는 CJ에서 대기발령을 받은 상태였다. CJ그룹은 지난해 6월 CJ CGV의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약 1조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추진했다. 하지만 지분 가치가 희석될 위기에 처한 주주들이 반발하면서 유상증자 계획 발표 다음 날 CJ CGV 주가는 21.1% 급락했다. 이 여파로 CJ ENM, CJ제일제당 등 계열사 주가도 함께 내려앉았다. CJ는 유상증자로 5700억원의 자금을 조달할 것으로 내다봤지만 주가 하락으로 4153억원 조달에 그쳤다. 여기에 CJ가 CJ올리브네트웍스 지분을 현물출자하고 CJ CGV 신주를 인수하려던 계획도 법원의 제동으로 무산됐다. 이에 신 전 리더에 대한 대기발령이 문책성 인사라는 분석이 우세했다.
CJ에서 실패한 인사를 데려왔다는 점에서 카카오 내부에선 부정적 기류도 감지된다. 한 관계자는 “그룹 자금조달 미션을 성공적으로 마치지 못했던 인물을 굳이 데려온 이유를 모르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