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신체 부상, 정신적 피해로 손실
 사고 차량 환불액, 수리비 청구"
 차량 수리비만 1억5,000만 원
"급발진 의심"... 입증 쉽지 않아
지난달 22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에 있는 한 아파트 주차장에서 경비원이 이동주차를 위해 몰던 벤츠가 차량 12대를 연쇄 추돌하는 사고를 냈다. 차주와 경비원은 급발진을 주장하고 있다. 사진 속 벤츠 차량에도 브레이크 등이 들어와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아파트 입주민 차량을 대리 주차하다 12중 추돌 사고를 낸 경비원이 자동사 제조사를 상대로 수억 원대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한다.

사고를 낸 경비원 안모(77)씨와 사고 차량 차주 이모(63)씨 측 하종선 변호사(법률사무소 나무)는 2일 오전 서울 강남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고 차량 제조사인 벤츠 독일 본사와 벤츠코리아(수입사), 한성자동차(판매사)를 상대로 다음 주 서울중앙지법에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낼 것"이라고 밝혔다.

하 변호사는 "안씨는 신체적 부상 및 정신적 피해를 입었고, 직장을 잃음으로써 손실이 발생했다"며 "사고 차량 환불액, 차량 수리비 등을 청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초기 소송 규모는 3억 원가량으로 이 중 차량 수리비는 최소 1억5,000만 원 규모다.

안씨는 지난달 22일 오전 7시 50분쯤 영등포구 여의도동의 한 아파트 주차장에서 이중 주차된 차량을 정리하기 위해 이씨의 벤츠GLC 차량을 운전하다 차량 12대를 잇따라 추돌했다. 후진하다가 주차돼있던 다른 차량 7대를 들이받았고, 다시 직진 뒤 우회전하다가 주차된 차량 5대와 연이어 부딪혔다. 이 사고로 A씨가 몰았던 차량을 포함해 일부 차량들이 파손됐다. 10여 년간 해당 아파트 경비원으로 근무한 안씨는 사고 이후 사직했다.

지난달 22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의 한 아파트에서 입주민 차량을 대리운전하다 12중 추돌 사고를 낸 경비원이 2일 오전 서울 강남구 한 공유오피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직접 쓴 입장문을 들고 있다. 연합뉴스


안씨 측은 사고 원인이 급발진이라고 주장했다. 하 변호사는 그 근거로 △안씨가 몰던 차량이 브레이크 등이 들어온 상태에서 뒤로 돌진한 점 △변속 레버를 조작하지 않았음에도 차량이 앞으로 돌진한 점 △사고 당시 차에서 엄청난 굉음이 발생한 점 등을 들었다.

안씨 측은 벤츠 본사와 벤츠코리아 대표를 업무상과실치상 혐의로 경찰에 고소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하 변호사는 "사고기록장치(EDR)와 전자제어장치(ECU), 자동긴급제동장치(AEB) 등 벤츠 측으로부터 제공받아 추출해야 하는 데이터에 대해 법원에 증거보전을 신청하겠다"고 덧붙였다.

급발진이 증명되면 사고 책임은 제조사가 물게 된다. 다만 국내에서 차량 급발진을 증명한 사례는 극히 드물다. 현행법상 급발진 의심 사고 발생 시 입증 책임은 운전자에게 있는데, 이를 개인이 입증하기 쉽지 않아서다. 한국교통안전공단이 2010년부터 2022년까지 집계한 급발진 의심 사고 766건 중 급발진 인정 사례는 한 건도 없었다.

급발진이 인정되지 않으면 안씨는 사고에 대한 책임을 피하기 어려워진다. 과거 유사한 '대리 주차' 사고로 경비원이 배상한 판례도 있다. 2021년 서울 용산구 한 아파트 경비원이 대리주차하다 발생한 사고에 대해 법원은 입주자대표회의와 경비원이 2,700만 원을 배상해야 한다는 판결을 내렸다. 2022년에도 용산구의 또 다른 아파트에서 발생한 경비원 대리주차 사고와 관련, 보험사가 경비원을 상대로 낸 구상금 청구 소송에서 경비원의 과실이 인정돼 원고 승소 판결이 나왔다.

연관기사
• 벤츠 '대리주차'하다 12중 추돌… 아파트 경비원이 보상?
(www.hankookilbo.com/News/Read/A2024042511510003112)

한국일보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17216 '흙수저 무슬림' 사디크 칸 런던시장 3선…노동당 지방선거 압승(종합2보) 랭크뉴스 2024.05.05
17215 "별장 공짜로 드릴게요" 호소에도 20년째 '빈집'…별장 주인은 '괴벨스' 랭크뉴스 2024.05.05
17214 美 LA서 40대 한인 남성 경찰 총격에 사망…경찰 과잉진압 의혹 랭크뉴스 2024.05.05
17213 '투자 달인' 버핏 "AI 힘은 핵무기급…다시 넣을 수 없는 요정" 랭크뉴스 2024.05.05
17212 공수처, ‘채상병 수사 외압’ 의혹 김계환 해병대 사령관 14시간 조사 랭크뉴스 2024.05.05
17211 대학가 반전시위 유럽 확산…베를린 300명 강제해산(종합) 랭크뉴스 2024.05.05
17210 "비 좀 내려달라" 주교들이 기도문까지 발표…필리핀·베트남 폭염 어느 정도길래 랭크뉴스 2024.05.05
17209 ‘동물 학대’ 우려 된다며…‘강아지 동반 요가’ 금지한 이 나라 랭크뉴스 2024.05.05
17208 고려아연 "1,500억원 자사주 매입"…영풍 "경영진 지분 확대 우려" 반발 랭크뉴스 2024.05.05
17207 “삼성전자 긴장할 만하네”...역대급 변신 예고한 ‘아이폰 16’ 랭크뉴스 2024.05.05
17206 [김지수의 인터스텔라] 미국서 ‘한국형 리더십’ 통했다… 박아형 UCLA 공대 학장 “소통이 나의 힘” 랭크뉴스 2024.05.05
17205 공수처, '채상병 의혹' 김계환 해병대 사령관 15시간 조사(종합2보) 랭크뉴스 2024.05.05
17204 의대 교수들, 의대 증원 ‘2000명 근거’ 요구… 타당성·현실성 직접 검증 추진 랭크뉴스 2024.05.05
17203 “뽀송뽀송, 느낌이 좋다”…'광고퀸' 이효리가 ‘이 가전’에 푹 빠진 이유 랭크뉴스 2024.05.05
17202 “테슬라, 고개를 돌려 미래를 보자”[돈 되는 해외 주식] 랭크뉴스 2024.05.05
17201 미·유럽 방위비 갈등 재점화 관측… “트럼프, 나토에 방위비 인상 요구 검토” 랭크뉴스 2024.05.05
17200 伊국방장관, 우크라 파병론 마크롱 비난 "긴장만 고조시켜" 랭크뉴스 2024.05.05
17199 “보유 현금만 257조, 어디에 쓸까”...‘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에게 쏠리는 눈 랭크뉴스 2024.05.05
17198 향후 10년, 코인 시장에서 변하지 않을 것들[비트코인 A to Z] 랭크뉴스 2024.05.05
17197 블랙핑크 리사, 루이비통 2세와 행사 참석…사실상 공개열애 랭크뉴스 2024.05.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