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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최대 가전기업 미데아, 홍콩 상장 신청
AI·의료·화장품 대표기업도 상장 심사 통과
낮은 투자자 신뢰도는 여전… 회복 관망 필요

중국 경기 침체와 국가보안법 시행 여파로 시장의 외면을 받아온 홍콩 기업공개(IPO) 시장이 조금씩 기지개를 펴고 있다. 중국 최대 가전기업인 미데아 그룹을 포함해 100개에 달하는 기업들의 IPO가 임박하면서다. 다만 외국인 투자자 신뢰도가 크게 낮아진 가운데 진행되는 IPO는 흥행하기 어려운 만큼, 홍콩 시장의 회복 가능성은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2일 중국 계면신문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중국 가전기업인 미데아 그룹이 최근 홍콩증권거래소에 상장을 신청했다. 2013년 선전 증시 상장 이후 약 11년 만에 2차 상장에 나서는 것이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프로스트앤설리반에 따르면, 미데아 그룹은 실적 기준 세계 최대 가전 기업으로 꼽힌다. 지난해 매출과 순이익은 각각 3737억1000만위안(약 71조원), 337억4700만위안을 기록했다. 미데아 그룹은 홍콩에서 조달한 자금을 지능형 제조 시스템 구축과 글로벌 판매 채널 및 네트워크 확장에 사용한다는 계획이다.

중국 최대 가전기업 미데아그룹이 홍콩에서 2차 상장에 나선다./바이두 캡처

홍콩 IPO를 선택한 기업은 미데아 그룹을 포함해 100곳에 육박한다. 21세기경제보도는 중국 시장조사업체 윈드를 인용해 지난달 26일 기준 94개 기업이 홍콩 시장 상장을 위해 줄을 서 있다고 전했다. 이 중 89개사는 이미 심사를 통과했는데, 이 중에는 자율주행용 인공지능(AI) 반도체·플랫폼 개발사인 호라이즌이 있다. 폭스바겐이 투자한 이 기업의 가치는 87억달러(약 12조원)에 달한다. 이 외에도 아이스크림·버블티 프랜차이즈인 미쉐빙청, 의료업계 유니콘(기업가치 10억달러 이상)인 쉰페이의료, 색조 화장품 대표 브랜드인 마오거핑 등도 홍콩 상장이 임박했다.

최근까지의 침체 흐름과 정반대다. 글로벌 회계감사·컨설팅기업인 딜로이트에 따르면 올해 1분기 홍콩에서는 12개의 기업이 IPO에 성공해 47억홍콩달러(약 8300억원)를 조달했다. 이는 2009년 1분기 이후 가장 적은 수준이다. 미주 지역에서 52건(84억달러), 인도 지역에서 79건(24억달러)의 IPO가 성사된 것과 비교하면 초라한 성적이다. 하지만 4월 들어 분위기가 개선되고 있다. 중국 1세대 AI 기업 몹보이와 버블티 기업 차바이다오, 민간 건설사 톈진건설발전 세 곳이 잇따라 홍콩 IPO에 성공, 총 30억4200만홍콩달러를 끌어모았다.

홍콩행을 선택하는 기업이 늘어나는 것은 중국 당국의 독려 때문으로 보인다. 지난달 말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는 주요 중국 기업의 홍콩 IPO를 지원하고, 본토와 홍콩 교차거래가 가능한 상품을 확대하겠다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리자차오 홍콩 행정장관은 “많은 본토 주요 기업이 홍콩에 상장해 IPO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라고 했다. 실제 글로벌 회계감사·컨설팅기업인 PwC는 올해 홍콩 시장에서 80개 기업이 상장에 성공해 지난해 두 배 수준인 총 1000억홍콩달러(약 17조6100억원)의 자금을 조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홍콩 IPO 시장의 회복세는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시각도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골드만삭스 자산관리부문 최고투자책임자(CIO)인 샤르민 모사바르 라마니의 “중국에 투자하지 말라”는 의견을 전하며 “(상장 장소가) 뉴욕이든 홍콩이든, 중국 기업은 외국인 투자자의 불신을 받고 있다. 중국 정부의 정책 결정의 모호함, 향후 10년간 경기 둔화 가능성에 더해 홍콩 증시의 다년간 부진은 IPO 회복이 험난하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실제 홍콩 항셍지수가 지난달에만 7.4% 오르며 반등하긴 했지만, 2021년보다는 여전히 40%가량 낮은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여기에 지난달 상장한 차바이다오와 톈진건설발전, 몹보이도 상장 첫날 주가가 각각 27%, 39%, 21%씩 하락하는 등 주목도에 비해 저조한 성적을 냈다. 홍콩의 한 IPO 전문 변호사는 “IPO 조달 금액이 너무 낮고 투자 심리도 좋지 않다”며 “‘차이나 머니(본토 투자자)’ 외에 홍콩과 본토 시장에 관심이 있는 해외 투자자는 거의 없다”라고 파이낸셜타임스(FT)에 말했다.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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