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서울 명동에서 시민들이 퇴근을 하기 위해 버스를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시는 명동과 강남을 지나는 수도권 광역버스 33개 노선을 조정하고 일부 정류장 위치도 조정한다고 2일 밝혔다.

광역버스는 경기도와 서울을 오가며 직장인들의 출퇴근길을 책임지는 중요한 교통수단이지만, 노선이 명동과 강남으로 집중되면서 출퇴근 시간 등에는 정체 현상 등이 발생하면서 도심 혼잡을 가중시켰다.

명동의 경우 경기 남부권에서 서울역 등을 목적지로 하는 30여 광역버스 노선 지나는 곳인데, 모두 남산 1호 터널을 지나다 보니 정체가 심했다. 이에 다음 달 29일부터 성남 9003번, 성남 9300번 두 노선의 회차 경로를 남산 남단의 소월길로 조정한다.

소월길은 현재 서울 시내버스와 공항 리무진이 일부 운행하는 구간으로 남산 1호 터널보다 정체가 덜해 버스 운행시간 단축이 예상된다. 이에 따라 명동에서 판교로 퇴근하는 직장인은 기존 57분에서 45분 정도로 12분의 퇴근시간 단축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오는 16일부터 ‘남대문세무서(중)’ 정류장에 정차하던 노선 중 4108번, M4108번, M4130번 등 11개 노선은 바로 옆 가로변에 신설되는 ‘명동성당’ 정류장 정차로 전환한다.

서울시 제공

광역버스의 30%가 집중되는 강남 일대는 많은 노선이 강남대로 하행 중앙버스전용차로에 집중돼 퇴근시간이면 평소 20분이면 갈 수 있는 신산~양재 구간이 60분까지 길어지는 현상이 빈번했다.

다음 달 29일부터 이 구간을 운행하는 1560번, 5001번, 5001-1번, 5002B번, 5003번 5개 노선을 오후 시간대 역방향으로 바꿔 중앙버스전용차로를 상행으로 운행하도록 한다. 이에 따라 강남에서 용인으로 퇴근하는 직장인의 경우 기존 45분에서 33분까지 약 12분의 시간을 단축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M4403번, 4403번, 1551번, 1551B번, 8501번, 8502번 6개 노선은 ‘신분당선강남역(중)’ 대신 ‘래미안아파트.파이낸셜뉴스’ 정류장 등 가로변에 정차하도록 조정할 계획이다.

서울시 제공

서울시는 노선 조정을 통해 퇴근 러시아워에 명동·강남 혼잡 정류장을 통과하는 버스 통행량은 각 26%, 27% 감소하고 시간은 각 8분(서울역~순천향대병원), 12분(신사~뱅뱅사거리) 정도 줄어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서울시는 지난해 12월 퇴근시간 버스 혼잡 문제 해결을 위해 명동역 정류장의 광역버스 정류장에 ‘줄 서기 표지판’을 세우는 등 변화를 모색했지만, 오히려 정체가 더 심해지며 오세훈 서울시장이 시민들에게 사과하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에 지난 3월 국토교통부 대도시권광역교통위원회(대광위), 경기도, 인천시와 함께 수도권 노선 조정 협의체를 구성해 이 같은 대책을 내놨다.

윤종장 서울시 도시교통실장은 “향후 에도 수도권의 대중교통이용자의 편의를 위해 대광위, 경기도 및 인천시 등 관계 기관과 지속적인 협의를 통해 광역교통을 개선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경향신문

고희진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