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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안철수, 이철규, 나경원 등 제22대 국회의원 당선자가 16일 국회에서 열린 당선자 총회에서 윤재옥 원내대표 겸 당 대표 권한대행의 인사말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1일 국민의힘 원내대표 선거가 공식 출마자가 0명인 대혼돈 상태에 빠졌다. 출마가 유력했던 친윤(석열계) 핵심 이철규 국민의힘 의원도 불출마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됐다. 출마선상에 있는 친윤들은 총선에서 확인한 민심, 비윤들은 ‘윤심’(윤석열 대통령의 의중) 눈치에 출마를 결심하지 못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대통령 눈치를 살필 수밖에 없는 수직적 당·정 구조가 쇄신의 발목을 잡는다는 비판도 나온다.

이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이 출마 여부를 묻자 “그 자체로 대답을 안 한다. 할 말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출마)하게 되면 ‘나 이번에 할 거야’라고 하면 되지만 안 해야겠다고 하면 아무것도 없는데 ‘없다’라고 해야 하나”라고 했다. 이 의원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도 글을 올려 “저는 지금까지 원내대표 선거와 관련해 어떠한 결정을 하거나 입장을 밝힌 적이 없다”며 “제 입장과 관련하여 무분별한 언론보도를 자제해 주시길 부탁드린다”고 했다. 이 의원실 관계자도 이날 “(이 의원이) 출마한다고 얘기한 적도 없지 않나”라며 “출마든 불출마든 아무 얘기도 한 게 없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공식적으로 출마 의사를 밝힌 적은 없지만 활발한 물밑 행보를 하면서 당내에서는 이미 유력한 후보로 꼽혀왔다.

그런 이 의원의 태도가 소극적으로 바뀐 것은 총선 패배 책임을 져야 한다는 당내 반대 여론이 생각보다 더 거세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전날 홍준표 대구시장, 김태흠 충남지사에 이어 친윤으로 분류되는 배현진 의원마저 이 의원의 출마를 비판했다. 나경원 국민의힘 서울 동작을 당선인은 이날 SBS라디오에서 “이철규 의원 단독 출마, 단독 당선 이런 모습은 당에 건강하지 못하다”고 말했다. 윤상현 의원도 이날 KBS라디오에서 “이 의원 같은 경우에는 총선 패배에 책임이 있는 분이기 때문에 상보다는 벌을 받아야 할 분”이라고 말했다.

한 국민의힘 의원은 기자와 통화하며 “공개적으로 못해서 그렇지 우려하는 분들이 많다”며 “자꾸 (자신이) 대통령의 의중이라고 얘기를 하니까 (다른 의원들이) 얘기들을 안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의원 본인이 대통령한테 내가 해야 하는 이유를 얘기했을 수는 있어도 대통령은 처음에는 (비윤인) 김도읍 의원도 얘기하고 그런 걸로 안다”고 했다.

이 의원이 거센 비토론에 직면하면서 원내대표 경선은 안갯속에 놓이게 됐다. 이날까지 공식 출마자는 없고 김도읍·김성원 의원 등 불출마자만 잇달아 나왔다. 친윤으로 분류되는 이종배, 송석준 의원 정도가 간접적으로 출마를 타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례적 상황에 원내대표 선거일도 오는 9일로 미뤄졌다. 원내대표 출마자가 이처럼 드문 것은 세월호 참사로 무거운 분위기 속 이완구 전 의원이 단독 출마했던 2014년 이후로 처음이라는 것이 정치권의 평이다.

일각에서는 3선 이상 출마 대상자들이 민심이 아니라 윤심 눈치만 보고 있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된다. 지난해 전당대회에서 윤심을 표방한 김기현 전 대표가 당선되는 과정에서 출마를 고려했던 유승민 전 의원·나경원 당선인·안철수 의원이 대통령실·친윤 의원들로부터 망신 주기에 가까운 전방위 압박을 받았던 학습효과라는 시각이다. 유승민 전 의원은 이날 CBS라디오에서 “이철규 의원이 원내대표로 출마를 하냐 안 하냐는 용산하고 직결됐다고 본다”며 “용산도 민심의 두려움 때문에 소위 친윤이라는 분들이 이철규 원내대표에 대해서 반대를 하기 시작하는 걸 보니까 뭔가 기류가 바뀌나 싶다”고 말했다.

이 의원이 불출마할 경우 비윤 중진들이 적극적으로 나설 가능성은 있다. 안철수 의원은 이날 BBS라디오에서 “(22대 국회에서) 정치개혁이 굉장히 많이 필요한데 성찰들을 하시는 분들이 계신 것 같다”며 “그래도 정치력이 어느 정도 되시는 분들이 여기에 저는 나서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촉구했다. 구체적으로 수도권 당선인 중 다선 의원이 역할을 맡아줄 것을 요청했다.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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