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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자 출산 때 사용하는 휴가를 현행 10일에서 20일로 늘린다. 저소득층 우수 학생을 지원하는 장학금 지급 대상에 초등학생까지 포함한다. 자산 형성을 지원하기 위해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개편에도 나선다. 교육과 자산 형성 기회를 늘려 이른바 ‘개천 용’이 더 나오도록 지원하자는 취지다.



일자리·교육·자산형성 지원에 방점
1일 정부는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주재한 비상경제장관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의 '사회 이동성 개선 방안'을 발표했다. 사회 이동성 개선은 최 부총리가 취임하면서부터 강조한 역동 경제를 위한 밑거름이다. 2010년대 중반 이후 계층 이동 가능성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커졌는데 이를 노동‧교육‧자산 3가지 트랙 지원을 통해 극복하겠다는 게 정부 목표다.

실제 부모 소득이 5분위(상위 20%)인 자녀의 85%는 대학에 진학했는데 소득 1분위(하위 20%) 자녀의 대학진학률은 63%에 그쳤다. 이는 단기적으로는 일자리와 소득 격차로, 장기적으로는 자산 격차로 이어지는 요인이다. 계층 이동의 전제 조건이 안정적인 일자리지만, 20대 고용률은 지난해 60.9%로 60세 이상을 제외하면 전 연령대에서 가장 낮았다. 여성의 경우 출산‧육아 부담으로 경력이 단절되고 재취업 시 일자리 질이 낮아지는 환경도 여전했다.



①일자리…여성 경제활동 제고
사회 이동성 복원을 위한 일자리 지원을 위해 정부는 대학일자리플러스센터와고용복지플러스센터를 중심으로 일자리 정보를 청년들에게 먼저 제공키로 했다. 구직 활동에 나서지 않는 이른바 ‘니트’ 청년이 증가하는 상황에서 정부가 찾아가는 취업 지원 서비스를 제공한다. 경제 활동 참여를 높여 노동 소득을 통한 사회 이동 가능성을 제고하는 차원이다.

배우자의 출산휴가를 한 달 수준으로 늘린다. 근무일 기준 20일의 휴가를 사용할 수 있도록 개편하면서다. 육아휴직 급여는 단계적으로 인상해 소득대체율을 높이기로 했다. 현재 경력단절여성이 이전과 같은 업종으로 재취업을 하면 세액공제를 해주는데, 재취업 업종 제한을 없애기로 했다. 또 여성뿐 아니라 육아 등을 이유로 경력이 중단됐던 남성도 지원 대상에 포함한다. 출산 관련 지원을 늘려 지난해 0.72까지 떨어진 합계출산율을 높이는 데도 주력한다.



②교육…돈 없어 교육 못 받는 일 없게
교육 측면에선 저소득층 중‧고등학생을 선발해 대학 졸업 때까지 장학금을 주는 꿈사다리 장학금 대상을 초등 5~6학년까지 확대한다. 국가장학금 지원 대상은 현행 100만명에서 150만명으로, 근로장학금 지원 인원은 14만명에서 20만명으로 늘린다. 경제적 형편 때문에 학업 기회를 놓치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직업계고를 졸업한 뒤 바로 취업을 할 수 있는 루트를 확고히 한다. 직업계고 학생의 자격증 취득 비용 지원을 추진한다. 공공기관의 고졸 채용 비중(현재 8%)도 늘리기로 했다. 공공기관을 시작으로 민간으로 퍼지도록 유도해 직업계고 졸업 후 일자리를 확충하고 인식 개선에 나선다.



③자산 형성…ISA 제도 개편
자산 형성 지원에도 나선다. 일단 통합형 ISA 도입을 검토하기로 했다. 현재 ISA는 중개·신탁·일임형 중 하나만 개설할 수 있다. 이를 통합하면 직접 자산 운용을 하면서도(중개‧신탁형) 일부 금액은 전문가에게 운용을 맡기는(일임형) 게 가능해진다. ISA 내 다양한 상품 편입을 유도하고, ISA 공시 범위 확대로 은행‧증권 간 경쟁을 촉진한다. 장기투자에 특화된 상품인 ISA 지원을 늘려 안정적으로 자산을 형성할 수 있도록 돕겠다는 취지다. 다만 ISA 개편 등은 세법 개정이 필요한 만큼 야당 동의를 얻어야만 한다는 점이 변수다.

국민연금 수령 시점 전에 연금 급여의 일부를 미리 수령할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을 검토한다. 또 기초연금을 받는 고령층이 부동산을 매각하고 연금계좌에 납입할 경우 양도소득세 등을 경감해주는 부동산 연금화 촉진 세제를 올해 중 도입한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비상 경제장관회의 겸 물가관계장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연합뉴스


근본적 장애물 못 건드려 한계
기재부는 하반기 2차 대책을 마련하고 정책 효과가 나타날 때까지 계속 정책을 발표하기로 했다. 하지만 백화점식 제도 개선으로 계층 이동 사다리를 복원하기엔 충분치 않다는 지적이 잇따른다. 부동산 가격 상승으로 인해 벌어진 자산 격차,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임금 격차, 사교육으로 인해 발생하는 교육 격차와 같은 본질적인 문제를 해소하기엔 이번 대책만으로 역부족하기 때문이다.

정세은 충남대 경제학과 교수는 “청년 고용률이 낮은 건 대기업에 비해 열악한 중소기업 취업을 꺼리기 때문이다. 정부 연계 일자리 상당수가 중소기업인데 계층 상승과 사회 이동이라는 측면에서 실효성이 있는지 의문”이라며 “ISA를 통한 자산형성 방안도 애초 자산을 보유한 사람에게 더 유리한 측면이 있다. 사회 이동성 개선은 중요한 과제인데 추가적인 대책이 필요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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