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서울 한 도로에 트럭서 기름 유출…미끄러짐 우려
300~400m 도로에 흡착포·부직포 일일이 붙여
다음날 살수차까지 동원…2차 피해 없어
지난달 15일 오후 3시25분께 서울 금천구 시흥2동의 한 왕복 2차선 도로에 기름이 유출되는 사건이 벌어졌다. 경찰과 구청 직원들은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약 4시간에 걸쳐 3∼400m에 이르는 도로에 흡착포와 부직포를 한장 한장 붙였다. 서울경찰청 제공

“도로에서 기름 냄새가 나요.”

지난달 15일 오후 3시25분께 서울 금천경찰서 백산지구대에 한통의 신고가 접수됐다. 서울 금천구 시흥2동의 한 왕복 2차선 도로에서 오르막길을 오르던 공사용 트럭의 연료통에 틈이 생겨 기름이 도로 위로 흘러나온 것이다. 연료통에 연결된 밸브 부품이 노후화된 탓이었다.

경사가 가파른 데다 비까지 내려 길은 더욱 미끄러워졌다. 서울경찰청이 1일 ‘서울경찰’ 유튜브 채널에 공개한 영상을 보면, 트럭 뒤를 따라 기름이 흥건한 도로 위를 올라가려던 차와 오토바이가 헛바퀴를 돌며 뒤로 미끄러졌다. 연료가 다 떨어진 트럭은 도로 중간에 우뚝 서버렸다고 한다. 기름이 유출된 도로는 300∼400m에 이르렀다.

지난달 15일 오후 3시25분께 서울 금천구 시흥2동의 한 왕복 2차선 도로에 기름이 유출되는 사건이 벌어졌다. 경찰과 구청 직원들은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약 4시간에 걸쳐 3∼400m에 이르는 도로에 흡착포와 부직포를 한장 한장 붙였다. 서울경찰청 제공

2차 피해를 막기 위해 도로 위에 기름을 제거해야 하는 상황이었지만, 흔치 않은 기름 유출 사고에 대한 ‘대응 매뉴얼’이 없었다. 경찰들과 금천구청 직원들은 각자 소매를 걷어붙였다. 백산지구대 관계자는 이날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당시 신고를 받자마자 바로 출동해보니 차들이 오르막길을 전혀 올라가지 못하고 미끄러지는 상황이어서 뒤차와 추돌할 위험이 컸고, 기름을 피하려다가 맞은 편에서 달려오는 차와 충돌할 수도 있었다”며 “곧장 도로를 통제하고 차들이 (사고 현장을) 돌아갈 수 있게 안내했다” 고 설명했다.

동시에 금천구청 직원들과 경찰들은 도로 위에 쪼그리고 앉아 흡착포와 부직포를 한장 한장 깔았다. 흡착포는 기름 흡수에 특화된 전용 도구로, 기름 유출 현장을 수습할 때 자주 쓰인다. 그 뒤에는 도로공사에 사용하는 미세 모래 1톤을 그 위에 뿌려 차 바퀴가 미끄러지지 않게 했다.

금천구청 관계자는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여러 부서와 함께 논의한 끝에 해볼 수 있는 일은 모두 시도했다”며 “구청 환경과에 있던 흡착포와 청소과에 있던 부직포를 챙겨 와 도로 위 기름을 제거하려는데 낱장으로 돼 있어 (300∼400m가 되는 도로 위에 흡착포와 부직포를) 한장 한장 손으로 직접 깔았다”고 설명했다. 이 모든 과정을 마치는 데 약 4시간이 걸렸다.

구청은 이튿날 살수차로 도로 바닥을 다시 한번 깨끗하게 청소해 위험을 방지하기도 했다. 다행히 이튿날까지 2차 피해는 단 한건도 일어나지 않았다.

한편 경찰은 “기름을 유출한 트럭에 책임을 물을지는 아직 논의 중인 상태”라고 밝혔다.

한겨레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12743 [속보] 대통령실 "한중 FTA 2단계 협상 재개…문화·법률 등 서비스 개방 확대 논의" 랭크뉴스 2024.05.26
12742 채 상병 특검법 재표결 D-2, 민주당 총력전···“여당 이탈표 더 나올 것” 랭크뉴스 2024.05.26
12741 더 거세진 '배달 전쟁'...쿠팡이츠, 또 '파격' 서비스 내놨다 랭크뉴스 2024.05.26
12740 윤 대통령 “한·중 공동 이익 추구하자”···리창 “서로 성공 지원하는 파트너 되고 싶다” 랭크뉴스 2024.05.26
12739 [속보] 윤 대통령·리창 총리, “FTA 2단계 협상 재개…초국경 범죄 협력 강화” 랭크뉴스 2024.05.26
12738 8개월 만에 만난 한중 정상 "교류·협력 강화"‥"좋은 이웃 되고 싶다" 랭크뉴스 2024.05.26
12737 김진표 “연금개혁 원포인트 본회의” 제안…여야, 21대 국회 마지막까지 ‘연금 개혁 줄다리기’ 랭크뉴스 2024.05.26
12736 구속된 김호중, 까다로운 혐의 입증에 수사력 모으는 경찰 랭크뉴스 2024.05.26
12735 [속보] 한·일 정상, “양국 간 수소·자원 협력 대화 신설” 랭크뉴스 2024.05.26
12734 개혁신당 첫 원내대표에 천하람…“여론의 캐스팅보트 정당 될 것” 랭크뉴스 2024.05.26
12733 한일 정상 "관계 도약 전기 마련해야"‥"신뢰 바탕 셔틀외교 지속" 랭크뉴스 2024.05.26
12732 [속보] 한·중, “FTA 2단계 협상 재개”…“초국경 범죄 대응 협력 강화” 랭크뉴스 2024.05.26
12731 [단독] ‘김건희 수사’ 검찰 빈손…CCTV·방문객 명단 확보 못 해 랭크뉴스 2024.05.26
12730 유승민 "이재명 얄팍한 술수…20살이 연금 못받는건 똑같다" 랭크뉴스 2024.05.26
12729 518호·615호 등 전망 좋은 ‘로열층’ 주인은…국회의원실 배정의 정치학 랭크뉴스 2024.05.26
12728 트럼프, 자유당 전당대회서 '최악 대통령' 야유받아 랭크뉴스 2024.05.26
12727 중국 간 푸바오, 목줄에 탈모?···비공개 '접객' 의혹 확산 랭크뉴스 2024.05.26
12726 尹 "내년에 한일 역사적 전기"…기시다 "신뢰 바탕 셔틀외교 지속"(종합) 랭크뉴스 2024.05.26
12725 법원 “방통위 2인이 YTN 최대주주 변경한 건 위법 여지” 랭크뉴스 2024.05.26
12724 박명수도 "남 가슴에 못 박지 마"…구독자 18만 날린 피식대학 랭크뉴스 2024.05.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