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가해자, 스토킹·협박 등 혐의 대부분 인정
유족 “딸 사망 후 가족들 하루하루 고통” 호소
전 남자친구의 폭행과 스토킹을 호소해 온 20대 여성이 자택에서 추락해 숨졌다. MBC 보도화면 캡처

전 남자친구에 의한 ‘상습 폭력’을 호소한 20대 여성이 지난 1월 부산 한 오피스텔에서 추락해 숨진 사건과 관련해 가해 남성이 공소사실 대부분을 인정했다.

부산지법 형사7단독 배진호 부장판사는 1일 특수협박, 협박, 스토킹범죄처벌법 위반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씨(25)에 대한 첫 공판을 열었다.

검찰 공소사실에 따르면 A씨는 지난해 8∼10월 부산진구에 있는 전 여자친구 B씨의 집에 찾아가 와인 잔을 자기 손에 내리치거나 의자를 던지는 등의 수법으로 수 차례 협박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같은 해 12월 9일 B씨가 이별을 통보하자 약 17시간 동안 집 현관문을 두드리고 365차례에 걸쳐 카카오톡 메시지를 전송하는 등 스토킹한 혐의 등을 받는다.

B씨는 이별을 통보한 지 약 한 달 뒤인 지난 1월 7일 오전 2시30분쯤 부산진구의 한 오피스텔 9층에서 떨어져 숨졌다. 최초 목격자이자 119 신고자는 당시 B씨와 마지막까지 함께 있었던 A씨였다.

A씨는 수사기관에 B씨가 자신과 다툰 뒤 9층에서 떨어졌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A씨 측은 자신에게 제기된 혐의에 대해 대부분 인정했다. 다만 말다툼을 벌이다 의자를 던진 것에 대해서는 다툴 여지가 있다고 주장했다.

유족 측은 사건 직후부터 A씨의 타살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또 A씨는 평소 본인의 누나가 배우이고, 아버지가 법조계에 종사한다는 사실을 강조하며 B씨가 수사기관에 신고하지 못하도록 압박했다고 주장했다.

법정에 출석한 B씨의 어머니는 “우리 딸은 할 것도 많고, 꿈도 많은 아이였다. 가고 싶어 했던 유학도 앞두고 허망하고, 억울하게 죽었다”면서 “딸이 죽은 뒤 우리 가족들은 하루하루 고통 속에서 보내고 있다. 둘째 딸은 언니 사건으로 사람들이 무서워져 대학교를 그만뒀다”고 말했다.

또 “헤어지자고 했더니 A씨로부터 폭행을 당했다고 딸에게 들었다”면서 “A씨는 이때까지 사과 한마디 없다. 우리 딸의 억울한 죽음을 풀어주시고, 본인의 죄가 얼마나 큰 죄인지 깨닫게 해달라”고 호소했다.

B씨의 여동생도 “지금까지도 유족에게 사과 한마디 없는 가해자의 오만함에 다시 한번 분통이 터진다”며 “창틀에 매달려 살려 달라 애원하는 언니 모습을 떠올릴 때마다 억장이 무너진다. 다시는 이런 일이 생기지 않도록 엄벌해달라”고 당부했다.

유족들은 B씨 죽음과 A씨의 스토킹·협박이 직접적인 관련이 있다고 주장했다. B씨 어머니는 “(사고 당일) A씨가 딸 집에 찾아오지 않았으면, 딸이 전혀 죽을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앞서 검찰은 직접적 타살 혐의점은 없다고 보고 우선 스토킹 처벌법 위반, 협박 등 혐의로 A씨를 기소했다.

재판부는 “피해자가 사망한 상황이고, 기소된 사건과 피해자 사망의 관련성을 아직까지 알긴 어렵다”며 “검찰 측에서 추후 피해자 사망이 구형이나 양형 등에 반영될 필요성이 있는지 의견을 밝혀 달라”고 말했다.

한편 경찰은 B씨 죽음과 관련해 A씨에 대한 추가 조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국민일보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15988 ‘수류탄 사고’ 엄마는 아들을 보내며…“훈련병들 트라우마 없길” 랭크뉴스 2024.05.23
15987 [단독] “윤 대통령이 역정 내셨다”…채상병 사건 ‘7·31 회의’ 참석자 랭크뉴스 2024.05.23
15986 ‘천비디아의 탄생’… 엔비디아, 매출 262% 급등…주식 분할 계획도[위클리 이슈] 랭크뉴스 2024.05.23
15985 경복궁 담장 낙서 복구비 1억5000만원, 낙서범에 청구한다 랭크뉴스 2024.05.23
15984 美법원, 삼성전자 前임원 특허소송 기각… "삼성, 회복 불가능한 피해" 랭크뉴스 2024.05.23
15983 [국민성장포럼] “현행 50% 상속세율 30%로 낮춰야” 랭크뉴스 2024.05.23
15982 文,이재명·조국·김경수 盧서재로 불렀다..."연대해 성과 내달라" 랭크뉴스 2024.05.23
15981 1100억 들인 정부 AI 데이터 사업…관리 부실에 사업비 횡령까지 랭크뉴스 2024.05.23
15980 국립대 '의대 증원' 학칙 개정 진통... 9곳 중 4곳이 부결·보류 랭크뉴스 2024.05.23
15979 "전세값 상승이 매매가 끌어 올려"…노도강도 살아났다 랭크뉴스 2024.05.23
15978 소속 가수 1인 체제 '임영웅'···작년 수익 200억 넘게 벌었다 랭크뉴스 2024.05.23
15977 "이탈표 10명 예상" 野 여론전에 與 '단일대오' 무너질라 총력 대응 랭크뉴스 2024.05.23
15976 경복궁 담장 복구비 1억5천만원, 낙서범에 받아낸다 랭크뉴스 2024.05.23
15975 한은 총재는 불확실해졌다지만… 증권사, 연내 금리인하 무게 랭크뉴스 2024.05.23
15974 3년 새 두 아이 살해한 비정한 엄마…법원 "첫째 아들 살해는 무죄" 이유는 랭크뉴스 2024.05.23
15973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5주기…여야, 봉하마을 총집결 랭크뉴스 2024.05.23
15972 文, 이재명 조국 김경수를 盧 서재로 불렀다... "연대해 성과 내달라" 랭크뉴스 2024.05.23
15971 "헉! 이 역이 아니었네" 기관사 착각에 퇴근길 대소동 랭크뉴스 2024.05.23
15970 여친 성폭행 막으려다 '지옥'‥뒤집힌 1심 판결에 "충격" 랭크뉴스 2024.05.23
15969 AI반도체의 위엄…엔비디아, 미친 실적 발표에 ‘천비디아’ 랭크뉴스 2024.05.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