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보유주식 1,000억 수준에 풋옵션 행사 가능
배임혐의 유죄 판결 시 하이브가 28억에 매입
민희진 어도어 대표가 지난달 25일 서울 서초구 한국컨퍼런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내 최대 연예기획사 하이브와 자회사인 민희진 어도어 대표 간의 갈등이 평행선을 달리는 가운데 인기 걸그룹 뉴진스를 제작한 민 대표가 어도 주식 가치의 대부분을 잃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업무상 배임으로 유죄 판결을 받아 주주 간 계약 위반으로 판단될 경우 사실상 빈 손으로 어도어를 나와야하기 때문이다.

1일 가요계와 금융계에 따르면 하이브와 어도어의 주주간 계약에는 '민 대표 등이 계약을 위반할 경우 하이브는 직접 또는 하이브가 지정한 제3자를 통해 민 대표 등이 보유한 주식의 전부를 매수할 수 있는 권리(콜옵션)를 가진다' '이 때 콜옵션 대상주식에 대한 1주당 매매대금은 1주당 액면가와 공정가치의 70%에 해당하는 금액 중 더 적은 금액으로 한다'는 내용이 명시돼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민희진 업무상 배임죄 입증 여부가 관건



지난 달 22일 서울 용산구 하이브 사옥. 뉴스 1


민 대표가 배임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게 되면 하이브는 주주간 계약 위반을 근거로 민 대표가 보유한 어도어 지분 18%를 액면가 수준에 사들일 수 있다. 민 대표의 보유 주식 57만 3, 160주에 액면가로 알려진 5,000원을 적용하면 28억 6,580만 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민 대표가 어도어 주식 취득 당시 방시혁 하이브 의장에게 약 20억 원을 빌려 쓴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에 이를 갚고 나면 민 대표가 손에 쥘 수 있는 건 수억 원에 불과할 수도 있다. 반면 주주간 계약 위반 사항이 없다는 결론이 나온다면 민 대표는 현재 기준 최대 1,000억원 수준에 풋옵션을 행사할 수 있다.

2019년 하이브의 전신인 빅히트엔터테인먼트에 이사급인 최고브랜드관리자(CBO)로 입사한 민 대표는 2021년 어도어 설립과 함께 대표이사를 맡았고 이듬해 뉴진스를 데뷔시켜 세계적인 스타로 만들었다. 지난해 어도어의 매출액은 1,102억 원이며 영업이익은 335억 원, 당기 순이익 265억 원을 기록했다. 하나증권은 통상 엔터테인먼트 회사의 시가총액이 영업이익 대비 20배 수준인 점을 고려해 어도어의 기업가치가 2025~2026년 2조 원대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이달 말 임시주총서 민희진 해임 유력

민희진 어도어 대표와 방시혁 하이브 의장.


하이브가 지난달 25일 서울 용산경찰서에 민 대표 등을 배임 혐의로 고발하는 한편 서울지법에 임시주주총회 허가 신청을 낸 상태여서 이달 말 임시주총이 열릴 전망이다. 현재로선 하이브가 어도어 지분 80%를 보유하고 있어 민 대표의 해임은 사실상 피하기 어렵다는 관측이 많다.

관건은 하이브가 민 대표를 상대로 업무상 배임죄를 물을 수 있는지 여부다. 하이브는 민 대표가 외부 투자자를 모집해 어도어의 경영권을 탈취하고 소속 가수인 뉴진스를 빼갈 계획을 세우며 회사의 영업비밀을 유출했다면서 업무상 배임을 주장하고 있다. 다만 법조계에선 현재까지 드러난 증거만으론 배임죄 입증이 쉽지않을 것으로 본다. 업무상 배임은 예비·음모 단계를 처벌하지 않기에 하이브가 증거로 내세운 카카오톡 대화나 메모, 외부 투자자 접촉 자체만으로 배임죄를 물을 순 없다는 것이다. 하이브는 어도어 경영진이 하이브의 영업자산인 재무 자료와 소속 가수 계약 자료를 빼돌려 하이브 기업집단 소속 계열회사에 손해를 끼쳤다는 것을 입증하는 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민 대표 측이 주총 결의 무효 확인 소송 또는 이사 지위 확인 가처분 소송 등을 내며 맞설 가능성도 있다.

하이브 측은 이와 관련해 “불법적인 경영권 탈취 시도를 보상 관련 분쟁, 보복 프레임으로 축소하려는 소모전에 일일이 대응하지 않으려 한다”며 “배임의 충분한 사유가 있다는 법률 검토는 이미 완료됐고, 다른 위법 행위들도 다수 발견돼 이에 대해서도 조치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일보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15699 134마리 중 9마리만 살았다…강아지 사체 뒹구는 '죽음의 보호소' 랭크뉴스 2024.05.23
15698 용산파견 싫다, 책임질 일 더 싫다…관가 빨라진 정권말 복지부동 [흔들리는 공직사회] 랭크뉴스 2024.05.23
15697 검정 바지 입고 출근했다고 해고당한 노동자…법원은 정당하다 판단 왜? 랭크뉴스 2024.05.23
15696 [사설] 직구 사태 이틀 만에 ‘고령 운전 제한’ 또 혼선, 나사 풀렸다 랭크뉴스 2024.05.23
15695 "5만 원에 지인능욕 가능"... '아는 사람' 노린 딥페이크 음란물 활개 랭크뉴스 2024.05.23
15694 전공의 복귀 요원한데…서로 '대화하자'만 반복하는 의정 랭크뉴스 2024.05.23
15693 '김정숙 타지마할' 논란에 친문들만 각개전투...침묵하는 친명들, 왜? 랭크뉴스 2024.05.23
15692 총선 참패 40일 만에 사그라든 與 쇄신...여야 대치 정국에 "일단 뭉치자" 랭크뉴스 2024.05.23
15691 ‘김일성·김정일’에서 ‘김일성·김정일·김정은’으로···초상화 정치 시작됐다 랭크뉴스 2024.05.23
15690 美 연준위원들 "인플레 진전 부족"…금리인하 지연 시사(종합) 랭크뉴스 2024.05.23
15689 에베레스트 등정 신기록 보유 50대 네팔인 셰르파 10일 만에 또· 랭크뉴스 2024.05.23
15688 "꼭 경험해야 할 것"…美 샌프란의 관광명물된 로보택시 랭크뉴스 2024.05.23
15687 대통령실 ‘제2의 직구 논란 막는다’ 첫 당정 정책협의회···효과 있을까 랭크뉴스 2024.05.23
15686 '이민쓰나미' 뉴욕, 보호소 체류자 퇴거 시행…노숙자 양산 우려 랭크뉴스 2024.05.23
15685 민주당, 22대 국회서 ‘강성팬덤’ 여론 더 수용하나... 당 안팎 ‘우려’ 랭크뉴스 2024.05.23
15684 오픈AI·구글·애플 이어 아마존도 '대화형 AI 비서' 연말 출시 랭크뉴스 2024.05.23
15683 1기 신도시 선도지구 올해 최소 2만6000호···11월 선정 랭크뉴스 2024.05.23
15682 이제 별걸 다 꾸미네… 크록스·운동화·가방 ‘별꾸’ 열풍 랭크뉴스 2024.05.23
15681 4년 반 양육비 안 준 전남편… 끝내 실형은 피했다 랭크뉴스 2024.05.23
15680 "원숭이가 사과처럼 툭툭 떨어졌다"…멕시코서 80마리 '폐사', 무슨 일? 랭크뉴스 2024.05.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