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태평양전쟁 전사자 언급하며 "높은 도덕 행위"
자위대도 침략전쟁 미화, 심상치 않은 우경화
가와무라 다카시(왼쪽) 일본 나고야 시장이 2021년 8월 4일 나고야시청을 방문한 도쿄올림픽 소프트볼 금메달리스트 고토 미우의 메달을 양해도 구하지 않은 채 깨물고 있다. 나고야=로이터 연합뉴스


일본 나고야 시장이 제2차 세계대전 당시 태평양전쟁 전사자를 언급하며 "조국을 위해 목숨을 바치는 것은 도덕적 행위"라고 발언했다고 1일 일본 아사히신문이 보도했다. 이 시장은 일제 강점기 일본군 위안부와 중국 난징대학살을 부정하는 망언을 했던 우익 성향의 정치인이다. 최근 일본에서 침략 전쟁과 과거사를 미화하는 발언과 움직임이 잇따라 포착되면서 일본의 우경화가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나고야 시장, 각계 비판에도 발언 고수



아사히에 따르면 가와무라 다카시 나고야 시장은 지난달 22일 기자회견에서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제정한 '나고야 평화의 날' 관련 질문이 나오자 우크라이나 전쟁과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사례를 들어 설명했다.

그러면서 태평양전쟁 전사자를 언급했고 "조국을 위해 목숨을 버리는 것은 상당한 높은 수준의 도덕적 행위"라고 말했다. 심지어 "학교 교육 현장에서 어느 정도 생각하지 않으면 안 된다"며 교육이 필요하다는 듯한 발언도 했다.

일본군 위안부를 상징하는 평화의 소녀상이 2019년 8월 4일 일본 아이치현 나고야시 아이치현문화예술센터에 전시된 모습이다. 나고야=연합뉴스


가와무라 시장은 시민단체와 시의회의 거듭되는 비판에도 발언을 철회할 뜻이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달 30일 기자회견에서 "안타깝지만 (일본은) 2차 세계대전을 일으켜 매우 많은 사람을 죽였다"며 "조국이 잘못한 경우도 있지만 이해되지 않는 역사 속에서 목숨을 잃은 사람들의 죽음은 완전히 무의미한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아사히는 "(전쟁으로 죽은 사람들) 덕분에 지금의 평화가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쓰지타 마사노리 근현대사 연구가는 아사히에 "
전쟁에서 죽는 것을 '도덕적'이라고 한다면 권장해야 할 좋은 행위가 되고 만다
"고 지적했다.


가와무라 시장은 2019년 나고야시에서 열린 아이치 트리엔날레에서 위안부 피해자를 상징하는 '평화의 소녀상'이 전시되자 "(위안부 문제는) 사실이 아니었을 가능성이 있다"며 전시를 반대했다. 2020년에는 독일 베를린 미테구에 소녀상 철거 서한을 보내기도 했다.


'보통 국가화' 행보 강화하는 자위대

일본 여야 국회의원들이 지난달 23일 춘계 예대제(봄 제사)를 맞아 태평양전쟁 A급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신사에 집단 참배하고 있다. 도쿄=교도 연합뉴스


과거 침략의 역사를 미화하는 것은 가와무라 시장만이 아니다. 최근에는 일본 자위대가 광폭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일각에서는 전쟁이 가능한 일본의 '보통 국가화'를 염두에 둔 행보라는 비판이 나온다. 일본 육상자위대 제32보통과 연대는 지난달 5일 엑스(X) 공식 계정에 2차 세계대전이나 태평양전쟁 대신 '대동아전쟁'이라는 표현을 썼다가 논란이 되자 삭제한 바 있다. 대동아전쟁은 식민 지배와 침략 전쟁을 정당화하는 의미로, 일본 정부도 공식 문서에 사용하지 않는 금기어다.

자위대의 야스쿠니신사 참배도 갈수록 늘고 있다. 야스쿠니신사는 태평양전쟁 A급 전범이 합사된 곳이다. 그런데 지난해 5월 해상자위대 간부 후보생 학교 졸업자 165명이 제복 차림으로 집단 참배했고, 지난 1월에는 육상자위대 대원 수십 명이 야스쿠니신사를 찾아 문제가 됐다.

한국일보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12258 또 죽창가? 역사 덮어두기?…한일 역사전 대응법 랭크뉴스 2024.05.25
12257 "아들 험담, 한남·소추 혐오발언에 눈 뒤집혀"···일주일 만 논란 해명한 강형욱 부부 랭크뉴스 2024.05.25
12256 ‘KTX 기념 빵’까지 팔았는데…성심당 대전역점 ‘月 4억원 임대료’ 논란 여전 랭크뉴스 2024.05.25
12255 "채상병 특검 거부권을 거부" 시민사회·야당 대규모 집회 랭크뉴스 2024.05.25
12254 휘발유 5주 만에 1700원 아래로···주유소 기름값 하락 지속 랭크뉴스 2024.05.25
12253 윤 대통령 "언론 조언·비판 많이 듣고 국정 운영하겠다" 랭크뉴스 2024.05.25
12252 벌레 무서워 야구경기 관람·캠핑 취소…곤충 떼에 시민 불편 랭크뉴스 2024.05.25
12251 "초4 아들 '개근 거지'라 놀림받았다"…조롱거리가 된 개근상 랭크뉴스 2024.05.25
12250 “트럼프 ‘김정은, 내 배에 칼 꽂을 X’ 불신 표시”…포린폴리시 보도 랭크뉴스 2024.05.25
12249 [시승기] 가속 페달 밟으면 ‘웅웅’ 배기음… BMW 전기차 i4 랭크뉴스 2024.05.25
12248 위기의 대학로 소극장…객석 메우러 배우들끼리 표 품앗이 랭크뉴스 2024.05.25
12247 토요일 대체로 흐린 날씨···낮 기온 25도 안팎 랭크뉴스 2024.05.25
12246 '오뚜기 3세' 함연지, 미국법인 입사…사돈·사위까지 글로벌 사업 힘준다 랭크뉴스 2024.05.25
12245 자동차에도 챗GPT?[테크트렌드] 랭크뉴스 2024.05.25
12244 국과수는 어떻게 김호중 잡았나…‘술’ 샐 틈 없는 음주 측정의 과학 랭크뉴스 2024.05.25
12243 "치즈가 피자에 안 붙어" 질문에 구글 AI "접착제 넣어 봐" 황당 답변 랭크뉴스 2024.05.25
12242 [영상]10위가 무려 47억원! 국내 경매에서 거래된 제일 비싼 작품 10점은? 랭크뉴스 2024.05.25
12241 젠슨 황 엔비디아 CEO, 재산 5년만에 30배 증가… 30억→900억 달러 랭크뉴스 2024.05.25
12240 담뱃값 인상 2000원 중 1500원이 세금… 10년간 법정다툼 한 이유 랭크뉴스 2024.05.25
12239 엔비디아 젠슨 황 CEO 재산 5년 만에 30억→900억달러 랭크뉴스 2024.05.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