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가짜 신분증과 사업자등록증. 사진 제보자, 연합뉴스

유명 개그맨을 사칭해 주식 리딩방을 개설하고 이를 통해 수억원대 금전을 갈취한 일당에 대해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1일 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경찰청은 유명인을 사칭해 사기 행각을 벌인 ‘한우희’ 일당 사건에 대해 최근 인천경찰청 형사기동대를 집중 수사 관서로 지정하고 본격적으로 수사에 착수했다.

‘한우희 일당’ 사기 피해는 지난 3월부터 서울·인천·부산 등 전국 경찰서에 고소장 40여건이 잇따라 접수됐다.

인천경찰청이 전국에서 취합한 고소장은 토대로 현재까지 파악한 피해 금액은 15억원대로 파악됐다. 경찰은 고소장이 추가로 계속 들어올 것으로 보고 있으며 용의자들을 추적하는 등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이중 경기도에서 사찰을 운영하는 60대 승려 A씨는 3억원 가량을 갈취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2월 말 A씨는 유명 개그맨 B씨가 주식 투자로 큰돈을 벌었다는 이야기를 TV 방송 프로그램에서 듣고, 인터넷 게시물 여러 개와 SNS를 옮겨다니다가 결국 포털사이트가 운영하는 ‘밴드’에 가입했다.

A씨가 대화방에 입장하자 B씨의 매니저라고 자신을 소개한 ‘한우희’를 만날 수 있었다. ‘한우희’ 매니저는 A씨 포함 50여명인 대화방 참여자들에게 “개그맨 B씨가 3000억원을 갖고 있다”며 “회원님들이 투자하면 B씨 돈과 합쳐 비상장 주식을 한 주당 15만원에 살 수 있다. 1주일 뒤 상장시키면 주당 가격이 25만원을 넘는다”고 꾀었다.

매일 꼬박꼬박 주식 강연도 챙겨봤다던 A씨는 지난 2월 5일 매니저가 카카오톡으로 따로 알려준 가상계좌로 3000만원을 보냈다. 사흘 뒤 2000만원을 추가로 송금했다. 한 달 사이 투자금은 지인에게 빌린 2억3000만원을 포함해 3억원으로 늘었다.

며칠 뒤 매니저는 A씨 주식이 크게 올라 원금과 수익금을 합쳐 29억8000만원이 됐다고 알렸다.

피해자에게 보낸 메시지. 사진 제보자, 연합뉴스

그러나 지난 3월 초 A씨가 “원금과 수익금을 배당해 달라”고 하자 매니저의 태도가 돌변했다. “29억원을 찾으려면 10%인 2억9000만원을 계좌로 먼저 보내야 한다”고 요구했다.

그제야 지인들에게 주식 투자 사실을 털어놓은 A씨는 유명인 사칭 투자 사기라는 사실을 알게 됐고, 뒤늦게 땅을 치고 후회하며 경찰서를 찾았다.

A씨는 “조금씩 모아둔 돈으로 투자했고 수익이 나면 사찰 보수 공사도 하고 절 행사 때도 쓰려고 했다”며 “사기인 줄은 꿈에도 몰랐다”고 토로했다.

A씨는 “지금 생각해보면 한우희라는 매니저 이름도 가짜고 그가 보내준 사원증과 사업자등록증도 모두 위조한 것 같다”며 “‘제발 좀 살려달라’고 부탁도 했는데…”라고 울먹였다.

B씨의 공범으로 추정되는 대표 2명은 전직 장관 출신이 운영하는 사모투자 전문회사와 유사한 ‘스카이레이크’(SKYLAKE)라는 이름으로 불법 투자중개업체를 운영하며 피해자들을 속였다.

대표 2명 가운데 한 명은 해당 장관 출신과 실제로 같은 이름을 사용했다. 피해자 대부분은 단체 대화방에서 매니저 등 바람잡이의 말에 속아 투자했다가 수억원씩을 사기당했다.

경찰 관계자는 “이번 사건의 피해자가 많아 고소장이 언제까지 계속 들어올지, 피해 금액이 최종 얼마일지는 가늠하기 어렵다”면서 “최대한 신속하게 수사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한편 경찰청에 따르면 유명인 사칭을 포함한 ‘투자 리딩방’ 불법행위 피해 건수는 지난해 9월부터 4개월 동안 1천 건이 넘었으며 피해액은 1200억원을 웃돌았다. 최근 사칭 리딩방 사건이 잇따르자 또 다른 피해자인 유명인들도 지난달 기자회견을 열고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하기도 했다.

중앙일보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12066 간장도 오른다…샘표, 다음달 평균 8% 인상 랭크뉴스 2024.05.24
12065 강형욱 “CCTV 직원 감시용 아냐”… 일주일 만에 해명 나서 랭크뉴스 2024.05.24
12064 의대 1천509명 증원 확정‥의료계 "천막 치고 수업하라는 것이냐" 랭크뉴스 2024.05.24
12063 '뉴진스님' 부른 삼성 노조 집회…"연예인 부르라고 조합비 냈나" 랭크뉴스 2024.05.24
12062 "혐오감 주는 그런 퀴어 축제 반대" 홍준표·대구시 결국… 랭크뉴스 2024.05.24
12061 "北, 동창리 발사장 인근 인력 장비 급증"...2호 정찰위성 발사 징후 포착 랭크뉴스 2024.05.24
12060 김호중, 유치장 들어가고 6시간‥구속 여부 핵심은 랭크뉴스 2024.05.24
12059 朴 국정농단 연루자가 尹 참모라니... 정호성 발탁에 與 "납득 안 가" 랭크뉴스 2024.05.24
12058 'VIP 격노' 녹취 두고 공방 "특검 신속히 도입"‥"공수처로 충분" 랭크뉴스 2024.05.24
12057 [속보] 日기시다 "한중일 정상회의서 북한 핵·미사일 문제 논의" 랭크뉴스 2024.05.24
12056 ‘오뚜기 3세’ 함연지 美법인 입사… 경영수업 받나 랭크뉴스 2024.05.24
12055 6주 전 돌아가신 엄마 휴대폰, 마지막 통화한 남자의 정체 랭크뉴스 2024.05.24
12054 민주당, 양곡관리법·민주유공자법 28일 본회의 처리하기로 랭크뉴스 2024.05.24
12053 [사설] ‘국정농단 핵심’ 정호성을 대통령실 비서관으로, 윤 대통령 뭘 하자는 건가 랭크뉴스 2024.05.24
12052 의대 교수들 “전공의 행정처분하면 강력 대응, 대화하려면 증원부터 철회하라” 랭크뉴스 2024.05.24
12051 “개인정보유출 솜방망이 처벌은 옛말” 카카오 151억 과징금 물려 랭크뉴스 2024.05.24
12050 늦어진 1호 태풍 ‘에위니아’, 이번 주말 발생해 일본 열도 향할 듯 랭크뉴스 2024.05.24
12049 의사들 반발 뚫고 '의대 증원' 마침표… "이젠 정부 손 떠났다" 랭크뉴스 2024.05.24
12048 '유리천장 뚫었다' 소방 76년 역사상 첫 여성 소방감 탄생(종합) 랭크뉴스 2024.05.24
12047 승리 이민설에 홍콩정부 '정색'‥"강력한 게이트키핑 할 것" 랭크뉴스 2024.05.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