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공정위, 유통구조 개선 나서
SPC그룹 집중 감시 불가피


세종의 회사원 A씨(43)는 프랜차이즈 빵집에 들렀다가 비싼 빵 가격을 보고 새삼 놀랐다. 애플파이(3500원)와 소시지빵(3500원), 베이글(3400원) 등 빵 3개를 집었더니 1만원이 넘었다. 진열대에 오른 빵 가격은 대부분 개당 3500원대였다. A씨는 “작은 빵 2개 가격이 식당에서 사 먹는 한 끼 밥값”이라며 “올라도 너무 올랐다”고 말했다.

비싼 빵값에 부담을 느끼는 소비자는 A씨뿐만 아니다.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는 전 세계적으로 악명 높은 한국 빵값에 대한 불만 글이 끊이지 않고 올라온다. 실제로 지난해 국내 빵 물가는 1년 전보다 9.55% 올랐다. 지난해 전체 물가상승률(3.6%)을 3배 가까이 웃도는 수준이다. 글로벌 물가 통계 사이트인 넘베오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한국의 식용빵(500g) 가격은 2.83달러로 세계 6위 수준이었다. 캐나다(2.46달러)와 독일(2.02달러), 일본(1.43달러) 등 주요국과 비교해도 비싸다.

높은 먹거리 물가에 서민 부담이 커지면서 공정거래위원회가 시장 감시와 유통구조 개선에 나선다. 빵을 비롯해 원자재 가격 하락에도 요지부동인 품목을 골라 집중 감시할 방침이다. 공정위는 이러한 ‘민생 안정을 위한 시장 감시·경쟁 촉진 강화 방안’을 30일 발표했다.

먼저 공정위는 제빵과 주류업계 등의 유통구조를 들여다보기로 했다. 유통 과정에서 발생하는 가격 상승 요인을 따져보고 단계별 개선책을 마련한다는 취지다. 제빵 분야 관련 연구용역을 통해 시장 현황과 거래구조 등을 분석한 뒤 오는 10월쯤 공정위 차원의 개선 대책을 낸다는 계획이다. 이번 조사를 통해 양산빵과 베이커리가 혼재돼 정확한 시장점유율조차 파악하기 어려웠던 업계 현황이 투명하게 공개될 것으로 보인다.

조홍선 공정위 부위원장은 “유통 과정에서 불필요한 규제가 가격을 올린다면 해당 규제를 완화할 것이고 경쟁제한 행위가 있다면 조사에 들어갈 것”이라며 “고물가가 서민 고통을 키우는 시기인 만큼 역량을 집중해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빵플레이션’ 조사 과정에서 삼립·파리바게뜨를 거느린 SPC그룹은 집중 감시를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SPC그룹의 국내 제빵 가격 파급력이 크기 때문이다. 실제로 공정위는 국내 제빵 시장을 특정 업체가 지배하는 독과점화된 시장으로 보고 있다. 조 부위원장은 “관련 시장이나 분야가 독과점화돼 있으면 가격이 올라가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시장에 경쟁 압력을 제공하려 한다”고 설명했다.

공정위는 5월부터 홈페이지에 신고센터를 개설해 민생 분야 담합 등 불공정행위에 대한 신고를 받는다. 의식주·생필품 등 분야의 담합행위 감시를 강화한다는 취지다. 신고를 통해 법 위반이 인정되면 증거나 조치 수준에 따라 신고인에게 최대 30억원의 신고 포상금을 지급한다.

경향신문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17615 [인터뷰] 韓 로봇청소기 1위 中 로보락 마케팅 총괄 “한국서 높은 수요 놀라워… 인기 비결은 기술력과 소프트웨어 안정성” 랭크뉴스 2024.05.06
17614 [인터뷰] 이재용과 손잡은 미국 바이오 큰 손 “삼성 ‘스피드’ 믿는다, 신약 개발 속도전 기대” 랭크뉴스 2024.05.06
17613 '거지 밥상' 먹으려고 장사진…中 청춘들의 짠한 짠테크, 왜 랭크뉴스 2024.05.06
17612 브라질 남부 폭우 사상자 170여 명…3일 만에 두달치 비 랭크뉴스 2024.05.06
17611 "너 돈 있어?"…국내 첫 명품 아파트, 들어선다 랭크뉴스 2024.05.06
17610 제주 비바람 잦아들어…하늘길 상황은? 랭크뉴스 2024.05.06
17609 전국 교대, ‘학폭 학생’ 철퇴… ‘학폭 선생’ 막는다 랭크뉴스 2024.05.06
17608 사과만 문제가 아니야…성큼 다가온 기후위기에 양배추값도 올랐다 랭크뉴스 2024.05.06
17607 ‘친명+강경파’ 민주당 지도부…22대 국회 ‘대여 싸움’ 최적화? 랭크뉴스 2024.05.06
17606 ‘채상병 특검’이 맡아야 할 네 갈래 수사 [뉴스AS] 랭크뉴스 2024.05.06
17605 CNN "트럼프 방위비 관련 발언 오류투성이…한국, 40~50% 부담" 랭크뉴스 2024.05.06
17604 [금융포커스] 우리은행, 태영건설 기업개선계획 반대한 속내는 랭크뉴스 2024.05.06
17603 [단독]국가가 주는 ‘피해 회복 지원금’이 가해자 ‘감형’ 사유? 랭크뉴스 2024.05.06
17602 제주, 호우·강풍 특보 해제‥항공기 운항 정상화 랭크뉴스 2024.05.06
17601 고정금리 비중 늘리려 도입했는데… 자취 감춘 커버드본드 랭크뉴스 2024.05.06
17600 아동음란물 전시에 ‘어린이 런치세트’… 분노 확산 랭크뉴스 2024.05.06
17599 “내년에도 봅시다, 내가 올 수 있기를” 93세 버핏의 뼈있는 농담 랭크뉴스 2024.05.06
17598 [인터뷰] 아르디스 콘스탄스 호텔그룹 헤드오브세일즈 “직항 없는 20시간 비행도 괜찮아… 남들과 다른 허니문이라면” 랭크뉴스 2024.05.06
17597 "다자녀 정책, 다 버리고 이것만 해라" 삼둥이 교수아빠의 일침 랭크뉴스 2024.05.06
17596 '반지의 제왕' '타이타닉' 배우 버나드 힐 별세 랭크뉴스 2024.05.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