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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30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 입장하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국민의힘이 5월 3일로 예정된 원내대표 선거를 5월9일로 미뤘다. 후보 등록을 하루 앞둔 30일까지 아무도 출마 선언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친윤석열계가 이철규 의원(3선)을 원내대표로 밀었는데, 강한 당내 반대에 부딪히자 선거를 미루고 재정비에 나선 모습이다.

국민의힘 원내대표 선출선거관리위원회는 이날 회의를 열어 5월5일 후보자 등록을 하고 9일 선거를 치르기로 일정을 변경했다. 당초는 5월1일 후보자 등록을 하고 3일 선거를 하는 일정이었다. 선관위는 “지난 29일 당선인 총회에서 후보의 정견발표와 철학을 알 수 있도록 기회를 마련해달라는 요청이 있었고 초선 당선인들도 같은 요청이 다수 있어 선관이 만장일치로 변경했다”고 설명했다.

국민의힘에는 이날까지 원내대표 출마를 공식 선언하는 4·10 총선 당선인이 없었다. 여소야대에서 여당 원내대표의 진로가 험난할 것으로 예상되는데다 이 의원 출마설이 나오자 다른 후보들이 쉽게 나서지 못했다.

윤상현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에서 “친윤계 핵심이 나오고 이분들이 스크럼을 짜고 들어오는데 나와봤자 안되는 거 아니냐고 생각할 수 있다”면서 “(차기 원내대표가) 정부·여당의 낮은 지지율을 극복하고 국회 운영 주도권을 확보하기가 대단히 어려운 정치적 지형이란 것도 큰 이유”라고 말했다. 유상범 의원은 이날 SBS 라디오에 나와 “(이 의원 외에) 다른 3선, 4선 의원들이 원내대표에 출마하려는 의사를 보이는 분이 거의 없다는 게 문제”라며 “민주당이 의회폭주를 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원내대표가 영광이 아니라 고통일 수밖에 없다. 어떨 때는 악역을 맡을 수밖에 없어 다들 고민 중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당내에선 친윤계에서도 이 의원에 대한 비토 목소리가 이어졌다. 배현진 의원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지금은 반성과 성찰, 염치와 책임이 필요한 시점이다. 더이상 민심을 등지고 지탄받을 길을 일부러 골라가지 말자”며 “이철규 의원께서 불출마하실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중진 선배들이 어려운 길이라며 서로 사양 마시고 적극 나서달라”고도 했다.

김태흠 충남지사는 SNS에 “자숙도 모자랄 판에 무슨 낯으로 원내대표설인가. 그렇게 민심을 읽지 못하고 몰염치하니 총선에 대패한 것”이라고 적었다. 당 중진들을 향해 “눈치 보면서 자신의 안위만 생각하는 비겁한 정치 그만 합시다”라며 “중진 의원들이 할 일은 당을 위한 희생과 헌신이다. 명예로운 정치적 죽음을 택하십시오”라고 말했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전날 SNS에 “불난 집에 콩 줍기 하듯 이 사품에 패장이 나와서 원내대표 한다고 설치는 건 정치도의도 아니고 예의도 아니다”라고 일갈했다.

한 비윤석열계 의원은 이날 통화에서 이 의원 출마설과 다른 경쟁자가 없는 현실에 대해 “당이 자포자기하고 무기력증에 빠진 것 같다. 망할 징조”라고 탄식했다. 그는 “당이 대통령을 교정하지 못하면 국민들이 직접 나설수밖에 없다”며 “그 전에 당이 각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이 의원 외에 수도권에서 당선된 송석준 의원(3선)이 출마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그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당의 환골탈태를 위해 역할을 할 수 있다면 무엇이든지 해보겠다는 각오”라고 말했다.

당내에서는 친윤계가 시간을 벌어 이 의원 비토론을 무마하고 대안 부재로 명분을 쌓으려 한다는 분석과 이 의원이 불출마로 기울면서 부득이하게 연기했다는 분석이 동시에 나온다.

원내대표 경선 선관위원장인 이양수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이 의원 호불호 때문에 (선거 일정을) 연기하거나 변경했다는 주장은 억측이다”며 “이 의원에 긍정적 방향으로 전환될 수 있도록 시간을 늘린다는 이야기도 빗나간 예측”이라고 말했다.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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