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언론장악저지공동행동이 29일 서울 남부지검 앞에서 ‘선거방송심의위원회 입틀막 제재 남발 고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언론노조 제공

4·10 총선 관련 보도의 공정성 여부를 심의하는 선거방송심의위원회(선방위)가 지난 29일 김건희 여사의 명품 가방 수수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을 다룬 문화방송(MBC) 시사프로그램 ‘스트레이트’에 최고 수위의 법정제재인 ‘관계자 징계’를 의결했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와 선방위가 김 여사의 주가조작 의혹을 언급했다는 이유로 방송사들에 법정제재를 내린 것은 이번이 벌써 여섯번째다. 김 여사 관련 의혹에 대해서는 방송에서 입도 뻥긋하지 말라는 것인가.

‘스트레이트’는 지난 2월25일 최재영 목사가 김 여사에게 명품백을 건네면서 몰래 촬영한 영상의 일부를 내보냈다. 이에 대해 선방위원 다수가 ‘악의적인 편파 방송’을 했다며 ‘관계자 징계’ 의견을 냈다. 최철호 위원(국민의힘 추천)은 김 여사를 ‘평범한 가정주부’에 빗대며 “거절하기 민망해서 선물을 받았는데, 그 사람이 갑자기 방송에 나와서 청탁성 뇌물을 받았다고 떠들면 얼마나 당혹스럽고 참담한 상황이냐”고 말하기도 했다. 최고 권력자인 대통령의 부인은 당연히 권력 감시의 대상이라는 상식은 안중에도 없는 듯하다. 김 여사의 ‘심기 경호’를 위한 노력이 눈물겨울 지경이다.

선방위원 다수는 김 여사 모녀가 도이치모터스 주식 매매를 통해 23억원의 수익을 올렸다는 방송 내용에 대해서도 편파 보도라고 규정했다. 이 사안과 관련된 여섯번째 법정제재다. 선방위가 4건, 방심위가 2건의 제재를 쏟아냈다. 검찰이 법원에 제출한 의견서에 첨부된 한국거래소 자료에 적시돼 있는 내용인데, 이게 왜 법정제재 대상인지 도무지 이해하기 어렵다. 하기야 ‘김건희 특검법’을 언급하면서 ‘여사’라는 호칭을 붙이지 않았다는 이유로 행정지도(권고)를 내리는 상황이니 말해 무엇 하랴.

지난해 12월11일 출범한 22대 총선 선방위가 지금까지 의결한 법정제재 건수는 30건에 이른다. 역대 최다 기록을 일찌감치 갈아치웠다. 30건 중 최고 수위인 ‘관계자 징계’가 14건이나 된다. 이번 선방위 이전까지 ‘관계자 징계’는 2건에 불과했다. 법정제재는 거의 예외 없이 윤석열 대통령 부부와 정부·여당을 비판한 시사·보도 프로그램을 겨냥했다. 전체 법정제재의 57%인 17건이 정권에 미운털이 단단히 박힌 문화방송에 내려졌다는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표적·과잉·정치’ 심의를 일삼는 방송심의기구는 언론 자유, 더 나아가 민주주의를 훼손하는 흉기일 뿐이다.

한겨레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12180 이재명 '연타' 안 통했다... 1%p에 막혀 '연금개혁' 다음 국회로 랭크뉴스 2024.05.25
12179 美전문가, 트럼프측 '주한미군 불필요론'에 "韓 잃으면 美 타격" 랭크뉴스 2024.05.25
12178 권도형 운명 놓고 몬테네그로 대법원-항소법원 정면충돌(종합) 랭크뉴스 2024.05.25
12177 "시내버스 기사한테 술 냄새나요"…승객 신고로 '음주운전' 들통 랭크뉴스 2024.05.25
12176 가상화폐 '도지코인 마스코트' 시바견, 세상 떠났다 랭크뉴스 2024.05.25
12175 장기 실종아동 1336명…1044명은 20년 넘도록 집에 가지 못했다 랭크뉴스 2024.05.25
12174 美하원의원 딸 부부, '갱단천하' 아이티서 피살…"갱단 소행" 랭크뉴스 2024.05.25
12173 주말 비에 더위 식는다…산지는 싸락우박 주의 랭크뉴스 2024.05.25
12172 수류탄 사망 훈련병 엄마 '눈물의 편지'…"남은 아이들 트라우마 없게 해달라" 랭크뉴스 2024.05.25
12171 눈에도 중풍이? 시력 떨어진 고혈압 환자라면 '이것' 의심해야 랭크뉴스 2024.05.25
12170 삼성전자는 엔비디아에 HBM 납품할 수 있을까 랭크뉴스 2024.05.25
12169 푸틴 "핵훈련, 정기적으로 시행…긴장 높이지 않아" 랭크뉴스 2024.05.25
12168 푸틴 "젤렌스키 임기 사실상 끝… '평화 협상' 재개 원한다" 랭크뉴스 2024.05.25
12167 "전쟁 나면 싸워줄 사람"…최동석, 혼밥하던 군인 밥값 내줬다 랭크뉴스 2024.05.25
12166 "패스트푸드는 비만 주범" 고발…다큐 '슈퍼사이즈 미' 감독 별세 랭크뉴스 2024.05.25
12165 흉기로 누나 살해한 뒤…남동생은 아파트서 뛰어내려 숨졌다 랭크뉴스 2024.05.25
12164 패스트푸드 폐해 고발 영화 ‘슈퍼사이즈 미’ 감독 별세 랭크뉴스 2024.05.25
12163 강형욱 “직원들 메신저 6개월치 밤새 봤다…아들 조롱·혐오 발언에 눈 뒤집혀” 랭크뉴스 2024.05.25
12162 [사설] 의대 증원 확정…의사들 복귀해 필수의료 확충 머리 맞대라 랭크뉴스 2024.05.25
12161 “생명체 존재 가능성 있어”…지구와 온도 비슷한 ‘외계 금성’ 발견 랭크뉴스 2024.05.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