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지난해 적자기업 급증 영향
대규모 세수 결손 재현 우려
명동 곳곳 임대 딱지 통계청이 3월 산업활동동향을 발표한 30일 서울 명동거리의 공실에 ‘임대’ 안내문이 붙어 있다. 3월 산업생산이 5개월 만에 감소로 전환하면서 4년여 만에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성동훈 기자


올 들어 3월까지 국세가 역대 최고 수준 ‘세수 펑크’를 냈던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조2000억원 덜 걷힌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기업들의 실적 악화로 법인세 수입이 5조5000억원이나 줄어든 영향이 컸다. 올해도 대규모 세수 결손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적지 않다.

30일 기획재정부의 ‘3월 국세수입 현황’ 자료를 보면 올 들어 3월까지 국세는 84조9000억원이 걷혔다. 지난해 연간 전체로 56조원에 달하는 세수 결손이 발생했는데, 1~3월 기준으로 지난해보다 2조2000억원이 덜 걷혔다.

국세수입 실적이 나빠진 것은 법인세 수입이 급감한 영향이 컸다. 3월까지 법인세가 18조7000억원 걷혔는데,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조5000억원 줄어든 것이다.

특히 지난해 적자기업이 많이 늘고, 이들 기업이 법인세를 한 푼도 내지 않으면서 법인세 감소를 주도했다는 게 정부의 판단이다.

일례로 각각 10조원, 5조원대 법인세를 납부했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경우 지난해 영업손실을 기록하면서 법인세를 한 푼도 내지 않게 돼 국세수입에 타격을 줬다.

한국거래소 등에 따르면 개별 기준으로 코스피 상장사의 영업이익은 45% 줄었고, 코스닥은 35.4% 감소했다.

문제는 법인세 실적 부진이 일회성에 그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특히 12월 결산법인은 법인세를 8월 한 차례 중간 예납하고, 이듬해 3월 나머지를 내게 된다. 지난해 적자를 예상하지 못하고 법인세 절반을 미리 납부한 기업들은 오히려 냈던 법인세를 환급받는 상황이 발생한다.

3대 세수 중 비중이 가장 큰 소득세 수입도 줄었다. 3월 누계 소득세 수입은 27조50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7000억원 덜 걷혔는데, 특히 성과급이 줄어 근로소득세가 1조7000억원 급감한 영향이 컸다. 같은 기간 부가가치세는 신고납부 증가, 환급 감소 등에 따라 지난해보다 3조7000억원 늘어난 20조2000억원이 걷혔다.

부가세가 선방하며 법인세 충격을 완화하기는 했지만, 소득세와 법인세라는 주요 국세수입이 흔들리면서 지난해 세수 결손 악몽이 올해도 되풀이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당장 3월 누계 세수진도율은 23.1%로 5년 평균(25.9%)보다 2.8%포인트 낮다. 3월 기준으로는 2015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역대급 세수 결손을 기록했던 지난해 수치(25.3%)에도 못 미친다. 세수진도율은 정부가 걷어야 할 세금 가운데 실제 걷은 세금 비율로, 진도율이 낮을수록 세수 결손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유류세 인하 조치가 다시 연장되는 것도 올해 세수 전망을 어둡게 하는 요인이다. 세제당국은 당초 유류세 인하 조치가 4월 말 일몰될 것으로 예상하고 올해 세입 전망을 짰다. 하지만 중동 정세 급변으로 6월 말까지 두 달 더 연장되면서 세수 타격도 불가피해졌다.

윤수현 기재부 조세분석과장은 “1분기가 예상보다 좋아서 중간 예납은 더 좋은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 같다”며 “올해 (경기가) 얼마나 좋아지느냐에 따라 세수 전망 결과가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경향신문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16463 들불처럼 번지는 美대학가 반전시위…UCLA 캠퍼스에 경찰 수백명 투입 랭크뉴스 2024.05.03
16462 [사설] 채 상병 특검, 野 단독 처리 아쉽지만 대통령 전향적 판단을 랭크뉴스 2024.05.03
16461 가슴으로 밥 먹으면 어때? 희귀병 10살 산이, 당당히 반장 됐다 랭크뉴스 2024.05.03
16460 백악관 "러시아 北에 정제유 50만 배럴 이상 공급…반드시 제재" 랭크뉴스 2024.05.03
16459 [단독] 검찰 '보은투자 의혹' 정점 구현모 소환... KT수사 마무리 수순 랭크뉴스 2024.05.03
16458 '반윤' 언론사 4곳만 뿌렸다…'檢총장 부인계좌' 조작 미스터리 랭크뉴스 2024.05.03
16457 의대 증원 막판 변수된 법원의 '근거 요구'... 정부 '증원 중단될라' 긴장 랭크뉴스 2024.05.03
16456 '채 상병 특검법' 野 강행 처리... 하루 만에 다시 꺾인 '협치' 랭크뉴스 2024.05.03
16455 서울아산·서울성모병원 교수들 휴진…"의료진 탈진 예방" 랭크뉴스 2024.05.03
16454 8번 교통사고 냈는데…경찰 피해 도망 다닌 운전자 "구속될까 무서워서" 랭크뉴스 2024.05.03
16453 층간소음 아닌 '층간 웃음'?…아파트에 붙은 황당 '공지문' 뭐길래 랭크뉴스 2024.05.03
16452 세르비아 새정부 출범…내각에 美 제재받는 친러 인사 2명 랭크뉴스 2024.05.03
16451 "엄마 벽에서 괴물 소리가 나요"…3살 아이 두려움에 떨게 한 '이것'의 정체 랭크뉴스 2024.05.03
16450 "구글, 아이폰 기본검색 설정되려고 2022년에 200억달러 지급" 랭크뉴스 2024.05.03
16449 뚱뚱하다고 6세 아들 ‘러닝머신’ 뛰게한 父…빠른 속도에 넘어진 아들 그만 랭크뉴스 2024.05.03
16448 백악관, '외국인 혐오하는 일본' 바이든 발언 해명하느라 진땀 랭크뉴스 2024.05.03
16447 섭섭함 토로했던 김흥국, 한동훈에게 전화 왔다…대화 내용은? 랭크뉴스 2024.05.03
16446 '딸 출산' 韓 레즈비언 부부 "아이에게 투명하게 얘기할 것" 랭크뉴스 2024.05.03
16445 “홈캠에 외도 딱 걸린 남편, 불법녹음이라며 되레 고소…너무 억울해요” 랭크뉴스 2024.05.03
16444 바이든, 대학 반전시위에 "표현 자유 존중하지만 질서 지켜야"(종합) 랭크뉴스 2024.05.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