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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오른쪽)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지난 2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집무실에서 영수회담을 하기 위해 자리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지난 29일 첫 영수회담을 지켜본 시민들의 반응은 싸늘했다. “성과 없는 회담”이라는 평가와 함께 “기대를 접었다” “해결되지 않을 것 같다”는 체념이 쏟아졌다.

시민들은 30일 윤 대통령과 이 대표의 영수회담을 두고 “소통에 대한 기대감이 실망으로 돌아왔다”고 입을 모았다. 윤 대통령 취임 720일 만에 처음 성사된 만남이지만 2시간 넘는 논의 결과치고는 허망하다는 지적이었다.

부산에 사는 사회복지사 김남희씨(54)는 “사진에서 보이는 양쪽의 태도와 실제 결과를 보면 실제로 소통이 잘 이뤄진 것 같지 않다”며 “최소 몇 개의 의제라도 ‘향후 논의를 더 해보자’ 정도의 결과가 나왔어야 했다”고 말했다. 김씨는 “대통령이 소통에 나설 것이라는 기대가 완전히 꺾였다”고 말했다. 전남 해남군에 사는 직장인 최모씨(55)도 “여러 특검 입법안 중 몇 개를 합의할지, 물가는 어떻게 잡을지 서로 타협을 해나간다면 멋진 그림이 될 수 있겠다고 생각했는데 합의된 게 없었다”며 “보여주기식 ‘쇼’에 불과했던 거 같다”고 말했다.

서울 서대문구 인왕시장의 한 상점 TV화면에 지난 29일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첫 회담 장면이 중계되고 있다. 한수빈 기자


시민들은 영수회담에서 ‘살림살이’가 나아질만한 얘기가 나올 것으로 기대했다고 말했다. 서울 마포구에서 과일가게를 운영하는 정모씨(67)는 “야당도 하려면 확 밀어붙여야 하겠지만, 대통령이 또 거부권을 행사하면 소용이 없다”며 “정치권이 지난 2년간 서로 물고 뜯기만 했는데 회담에서도 해결된 게 하나도 없어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김씨도 “올 여름에는 수박도 못 먹을까봐 걱정”이라며 “시민들이 투표를 통해 가장 이야기하고 싶었던 부분도 민생이었을 텐데, 민생회복지원금을 주면 윤석열 정부의 이미지에도 좋을 것 같은데도 거절한 게 잘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윤석열 정부가 삭감한 연구개발(R&D) 예산 복구 등이 적극적으로 논의되지 못해 아쉽다는 반응도 나왔다. 생물학 분야 박사 이모씨(34)는 “R&D 예산이 삭감되면서 중국 등 외국으로 연구 인력이 유출되고 연구 생태계 자체가 크게 훼손된 상황이라 예산을 예년 수준으로 복원하는 게 시급했는데 논의가 잘 되지 않은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회담에서 올해 추가경정(추경)을 통한 R&D 예산 복원을 주장했는데 윤 대통령은 ‘내년 예산에 증액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시민단체는 윤 대통령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한 법안들이 영수회담에서 제대로 논의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앞서 윤 대통령은 야당이 단독 처리한 양곡법, 간호법, 노랑봉투법(노동조합법), 이태원참사특별법, 김건희 여사 특검법 등 법안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했다. 이날 언론장악저지공동행동, 전국비상시국회의, 10·29이태원참사시민대책회의 등은 기자회견을 열고 “노동자, 농민, 서민과 국민에게 절실하게 필요한 민생개혁 입법안을 외면한 거부권 행사에 대해 국민은 총선 심판으로 화답했다”며 “윤석열 정권과 국민의힘이 이제라도 국민적 열망이 담긴 법안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다음 달 11일 서울 도심에서 ‘윤석열 2년, 거부권 거부대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10·29 이태원참사 시민대책회의와 전국민중행동 등 시민사회단체 회원들이 30일 서울 정동 프란치스코 회관에서 오는 5월11일로 예정된 ‘윤석열 정부 2년, 거부권 거부대회’ 선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서성일 선임기자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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