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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재승 서울대 의대 비대위원장
“전체 교수 절반 이상 참여한 듯”
30일 오전 서울 대학로 서울대병원을 찾은 이아무개(65)씨가 ‘현 의료계 사태(서울대 의대 교수 집단 휴진)로 진료가 취소됐다’고 알리는 문자메시지를 보여주고 있다. 김채운 기자

“갑자기 진료 일정을 바꾸라고 해서 많이 당황스러웠어요.”

서울대 의대 교수들이 집단 휴진에 나선 3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을 찾은 김아무개(40)씨 자매는 휠체어에 앉아 있는 일흔한 살 아버지를 걱정스럽게 바라봤다. 김씨 자매는 지난주 금요일 갑자기 아버지의 진료 일정 변경 통보를 받았다. 이날 진료를 담당했던 신장내과 교수가 집단 휴진에 참여하게 되어 진료를 하루 당겨야 한다는 내용이었다. 김씨는 “아버지가 3개 과에서 진료를 보기 때문에, 몇 개월 전부터 이날 하루로 진료를 몰아 놨다”며 “직장인이 휴가를 갑자기 낼 수도 없는데, 앞으로 집단 휴진이 계속되면 오늘처럼 또다시 일정이 틀어질까 봐 걱정이 된다”고 말했다.

의대 교수들의 집단 휴진으로 외래 진료와 수술이 일부 축소·연기되면서, 이날 서울대병원을 찾은 환자들은 불안과 불편을 호소했다. 서울 시내 5개 대형 병원(빅5) 가운데 서울대 병원과 세브란스 병원 소속 교수들이 이날을 시작으로 ‘주 1회 휴진’에 나섰다. 서울 아산병원은 다음 달 3일부터 매주 금요일 외래 진료와 비응급 수술을 멈추기로 했다. 전공의 사직으로 의료 현장에 남아 있는 교수들의 피로도가 높아지면서, 지난주 빅5 병원 소속 교수들이 저마다 주 1회 집단 휴진을 하기로 결의한 데 따른 것이다.

실제 휴진 결정은 교수의 개별 판단에 놓여 ‘진료 전면 중단’까지 일어나진 않았지만, 병원을 찾은 환자들은 불안과 불편을 호소했다. 방재승 서울대 의대 비대위원장은 “공식적으로 휴진 규모를 집계하지는 않지만 전체 교수의 절반 이상은 참여한 것 같다”며 “이날 수술 일정표도 (평소 대비) 텅텅 빈 상황”이라고 전했다.

30일 낮 12시 서울 대학로 서울대병원 본관 1층 접수대. 김채운 기자

이날 서울대병원 알레르기 내과를 찾은 이아무개(65)씨도 “두 시간 걸려 왔는데 어떡하냐”며 간호사 앞에서 발을 동동 구르고 있었다. 그는 지난주 금요일 서울대병원이 보낸 예약 변경 안내 문자 메시지를 보지 못하고 병원을 찾았다고 했다. 이씨는 “천식에 비염 환자라 약이 없으면 하루도 힘이 든다”며 “담당 교수님이 수술을 안 하는 분이라 안 쉴 줄 알았다. 바뀐 예약 날짜에 또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고 한숨을 쉬었다. 그는 ‘현 의료계 사태로 예약하신 알레르기 내과 외래 진료가 취소되었음을 안내드린다’는 문자 메시지를 꺼내 보였다.

편평세포암 수술을 받고 이날 서울대 병원에서 퇴원한 박종찬(57)씨는 병동 환자들의 불안을 전했다. 박씨는 “(집단 휴진으로) 이날 예정됐던 수술이 거의 다 연기됐다. 같은 방에 있던 구순암 환자도 원래 이날 수술해야 하는데, 담당 교수가 휴진하는 바람에 모레로 수술이 미뤄졌다”며 “나도 원래 오늘 방사선 치료를 받아야 하는데 금요일로 미뤄졌다. 암이 완치된 것이 아니라서 앞으로 계속 외래진료를 받아야 하는데, 휴진이 이어질까 불안하다”고 말했다.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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