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집무실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과의 영수회담에서 미리 준비해 온 메시지를 품에서 꺼낸 뒤 윤 대통령과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지난 29일 회담에서 이 대표가 15분간 모두 발언을 한 것은 사전 협의를 깬 것이라고 대통령실 관계자는 30일 전했다.

30일 대통령실 관계자들의 설명을 종합하면, 대통령실과 민주당은 3차례의 준비회동을 통해 모두발언 순서와 시간에 대한 룰을 정했다. 양측은 취재진이 있는 상태에서 윤 대통령과 이 대표가 차례로 모두발언을 한 뒤 비공개로 회담을 전환하기로 했다. 발언 시간은 3~5분으로 하자는 의견이 나왔지만, 결국 양측 모두 아주 짧게 하기로 정했다는 것이 대통령실의 설명이다.

하지만 이 대표는 이같은 협의를 깨고 본인이 먼저 A4용지 10장 분량의 원고를 약 15분간 읽어내려갔다. 이 대표는 29일 회담에서 대통령실 풀(Pool) 기자단이 퇴장하려고 하자 “퇴장할 건 아니고, 제가 대통령님한테 드릴 말씀을 써가지고 왔다”며 “제가 대통령님 말씀 먼저 듣고 말씀 드릴까 했는데”라고 윤 대통령에게 양해를 구하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준비했던 모두발언도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윤 대통령은 참모들이 준비한 모두발언 원고를 회담장에 들고가지는 않았다고 한다. 한 참모는 통화에서 “대충 이런 톤으로 얘기해야겠다, 마음만 먹고 들어가신 것 같은데 이 대표가 너무 세게 말하니까 (모두발언 없이) 바로 회담에 들어간 것 같다”고 말했다. 다른 참모도 “모두발언 할 분위기는 아니다 싶어서 안 하신 거라고 봐야 한다”고 했다. “독재화” “정치 실종” “가족 의혹 정리” 등 이 대표 입에서 강한 워딩이 쏟아지자 윤 대통령이 발언 없이 경청 모드로 간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 대표의 모두발언을 두고 대통령실에서는 다양한 반응이 나왔다. 대통령실 일각에서는 “예의바른 행동은 아니다” “처음부터 반칙을 한 것” 등 부정적인 반응이 있었다. 한 참모는 통화에서 “압도적인 다수 의석을 갖고 있는 제1야당의 대표와 대통령과 회동을 하는데 대화의 격에 맞지 않았다. 이 대표 스스로 격을 떨어뜨렸다”고 했다. 그는 “원고를 써가지고 와서 읽는 건 대변인들이 하는 것 아니냐”며 “그동안 8번이나 영수회담을 하자고 했는데, 이런 형태로 하자고 했던 것이냐”고 꼬집었다.

반면 “얼마나 답답했으면”이라는 반응도 있었다. 다른 참모는 통화에서 “정상적으로 예의바른 행동은 아니지만 야당 대표인데 그럴 수도 있다”며 “700일만에 만났으니 얼마나 답답했겠나. 하고 싶은 말도 많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다른 대통령실 관계자도 통화에서 “야당 대표 입장에서는 카메라 있는 자리에서 말을 하지, 없는 자리에서 쓴소리 해놓고 ‘나 이런 말 했어요’라고 한들 그게 전달이 되겠냐”며 이 대표 입장이 일견 이해가 간다고 했다.

대통령실 일각에서는 전날 회담에 대해 민주당이 “답답하고 아쉬웠다”는 등 부정적인 얘기를 토로하고 있지만 이 대표 입장에서는 사법리스크 해소의 물꼬를 텄다는 측면에서 큰 성과가 아니냐는 반응도 있었다. 전날 만남을 계기로 상호 간 신뢰가 쌓이기 시작하면 본인 사법 문제도 윤 대통령에게 얘기할 기회도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경향신문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25569 민주당 의원들, 5월 2일 본회의 개최 촉구‥"김진표, 의장 의무 다해야" 랭크뉴스 2024.04.30
25568 "와, 이건 돼지 막창인데요?" 논란의 제주 고깃집 입장은‥ 랭크뉴스 2024.04.30
25567 '최대 3026배 발암물질'... 알리·테무 초저가 어린이제품의 실상 랭크뉴스 2024.04.30
25566 2심 법원도 “윤 대통령 영화·식사·특활비 공개해야” 랭크뉴스 2024.04.30
25565 외환위기 '실업 트라우마'가 지금까지…지갑 닫고 저축 늘렸다 랭크뉴스 2024.04.30
25564 지난해 4분기 국내 바이오헬스케어 기업 매출 3.8% 감소…영업이익·수출은 회복세 랭크뉴스 2024.04.30
25563 검찰, 이정섭 검사 자택 압수수색…포렌식 업체도 랭크뉴스 2024.04.30
25562 정재호 대사, 이번엔 '특파원 출입 통제' 논란..."사실상의 보복 조치" 랭크뉴스 2024.04.30
25561 선수단 갈등 다시 불 지핀 클린스만… 서경덕 "한국 문화 탓하지 마" 항의 메일 랭크뉴스 2024.04.30
» »»»»» 이재명 ‘15분 발언’에 당황한 용산··“처음부터 반칙” “얼마나 할말 많았으면” 랭크뉴스 2024.04.30
25559 윤 대통령, 앙골라 대통령과 정상회담···김건희 여사 비공개 일정만 소화 랭크뉴스 2024.04.30
25558 안산 반월공단 스티로폼 제조 공장서 불…인명피해 없어 [제보] 랭크뉴스 2024.04.30
25557 “1990년대 외환위기 데자뷰?”…강달러에 아시아 경제 우려 확산 랭크뉴스 2024.04.30
25556 여중생 친 음주운전 교사… 여전히 교편 잡고 있다 랭크뉴스 2024.04.30
25555 공시지가 올려 달라는 빌라 집주인들, 왜? 랭크뉴스 2024.04.30
25554 안철수 "의대 정원 '단계적 증원'이 해법"… 의료개혁특위 "숫자 논의 안해" 평행선 랭크뉴스 2024.04.30
25553 대낮 서울 아파트단지서 80대女 흉기 피습…용의자 추적 중 랭크뉴스 2024.04.30
25552 “이거 봐 윤석열이! 내 말 들어” 호통, ‘백기완 마당집’에서 울린다 랭크뉴스 2024.04.30
25551 '천아용인' 천하람 달라졌다…이준석과 미묘하게 엇갈린 행보, 왜 랭크뉴스 2024.04.30
25550 “지나고 나니 공공의 적 돼버려” 눈물 쏟은 서울대 전공의 대표 랭크뉴스 2024.04.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