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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일본 중의원 보궐선거에서 입헌민주당의 야마다 가쓰히코(가운데) 후보가 나가사키 제3구선거에서 승리했다는 소식을 듣고 기뻐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혹시 지금 곧바로 중의원 선거를 하면 정권이 교체될지도 모르겠다.”

일본 중의원 4·28 보궐선거 3곳의 개표 결과를 보고받은 지난 28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이자 집권 자유민주당(자민당) 총재는 선거 뒤 위기감을 이렇게 표현했다고 한다. 자민당이 이번 보궐선거에서 치욕적인 3전패 여파로 휘청이고 있다.

선거구 3곳 가운데 도쿄 15구와 나가사키 3구에서 아예 후보를 내지 못한 데다, 그나마 1승을 건지기 위해 후보를 냈던 시마네 1구에서 참패가 자민당의 현재 상황을 그대로 보여준다. 특히 시마네 1구는 1996년 소선거구제 도입 뒤, 이번 선거 직전까지 자민당이 전승을 거뒀던 곳이다. 자민당이 민주당으로부터 정권을 되찾았던 지난 2012년과 2년 뒤 2014년 총선에서 야당 경쟁자에 견줘 3배 가까운 압도적 득표를 해 ‘보수 왕국’이라고 불리기도 했다. 하지만 올해는 자민당 니시코리 노리마사 후보가 5만7897표(41.2%)를 얻은 데 그치고 제 1야당 입헌민주당 가메이 아키코 후보가 8만2691표(58.8%)를 획득하면서 판이 완전히 뒤집어졌다. 일본 아사히신문은 30일 이런 상황을 ‘왕국의 붕괴’라고 표현했다. 또 이 신문은 시마네현 마쓰에시 주민 한 명이 “이번만큼은 자민당에 투표할 수 없다”며 “(여당의 태도를)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 야당도 키워야 일본이 좋아진다”고 말했다며 지역 분위기를 전했다. 자민당 선거 운동에 나섰던 지역 선거사무실 관계자 역시 “그 마음을 잘 안다. (선거운동하는) 입장이라 부탁은 하지만, 지금이라도 그만두고 싶을 정도”라고 말했다. 니혼게이자이 신문도 “전패한 자민당은 야당으로 이탈한 지지층 결집이 시급하다”고 풀이했다. 이번 보궐선거 완패 원인으로 꼽혔던 자민당 파벌의 비자금 조성 파문과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구 통일교)과 자민당 일부 의원들의 관계 또한 해소되지 않고 있다.

반면 보궐선거에서 압도적인 3전승을 거둔 제1야당 입헌민주당에선 12년만의 정권 탈환에 대한 희망이 피어오르고 있다. 요미우리신문은 이날 입헌민주당이 “기시다 정권과 대결 자세를 강화할 태세이며, 오는 6월23일 국회 회기 종료를 앞두고 내각 불신임 결의안 제출도 염두에 두고 있다”고 전했다. 이즈미 겐타 입헌민주당 대표 역시 선거 직후 기자들과 만나 자민당의 조기 중의원 해산과 총선거를 요구할 수 있다는 뜻을 에둘러 드러냈다. 요미우리신문은 과거 민주당 집권당 시절 각료를 지냈던 인사들의 말을 따 “차기 중의원 선거에서 ‘정권 교체’를 내세워도 비현실적인 목표가 아닌 상황이 됐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전했다.

그러나 입헌민주당이 3석짜리 보궐선거에서 압승을 했지만 정권 탈환까지는 여전히 현실의 벽이 높다는 지적이 많다. 실제 이달 초 아사히신문 여론조사를 보면, 입헌민주당의 정당지지율은 6%대로 자민당(26%)의 4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최근 자민당의 여러 실정으로 국민 기대가 낮아졌다고 해도, 그 자리를 입헌민주당이 채우기에는 부족함이 많다는 뜻이다. 입헌민주당 안에 다수당 총재이자 일본 총리를 맡을 만한 당 대표가 마땅치 않다는 시선도 있다. 입헌민주당의 한 중진 의원은 “당 대표 선거가 가까워지면 이즈미 대표에 대한 교체 움직임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즈미 대표는 우선 9월 자민당을 압박해 중의원 해산 문제를 먼저 해결하겠다는 입장이다. 아사히신문은 이즈미 대표가 “우선 산을 넘는다. 당 대표 선거는 그 다음”이라고 주변에 말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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