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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다모다에서 2년간 기술 사용료 지급 안 해 소송으로 번져
이 교수, 새로 탈모 방지 샴푸 개발해 스타트업 창업
모다모다 샴푸를 개발한 이해신 한국과학기술원(KAIST, 카이스트) 화학과 교수가 모다모다(대표 배형진)와 소송을 벌이며 홀로서기에 나섰다. 2021년 출시된 모다모다 샴푸는 염색약을 사용하지 않고 머리를 감기만 해도 흰머리가 검게 변하는 효과로 사재기 소동까지 빚으며 돌풍을 일으켰다.

이 교수는 껍질을 벗긴 사과나 바나나가 시간이 지나면 검게 변하는 갈변현상을 일으키는 폴리페놀 성분을 이용해 관련 기술을 개발, 특허를 받았다. 이후 배 대표가 운영하는 화장품 업체 BH랩이 2021년 신생기업(스타트업) 모다모다를 설립해 카이스트에서 기술을 이전 받고 이 교수를 주주로 영입해 샴푸를 출시했다.

흰 머리카락을 검게 물들이는 모다모다 샴푸를 개발한 이해신 카이스트 화학과 교수가 독자 개발한 기술 원리를 설명하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관련 업계에 따르면 문제가 불거진 것은 기술 사용료 때문이다. 모다모다의 원천 기술은 주주로 참여한 이 교수와 그가 속한 카이스트에서 갖고 있다. 그런데 모다모다에서 2022년부터 지난해까지 2년간 기술 사용료를 지급하지 않았고, 이에 카이스트가 법적 검토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이 교수는 기술 사용료를 지급하지 않은 사유를 확인하려고 모다모다를 상대로 회계장부 열람소송을 제기해 승소했다. 그 결과 이 교수는 일부 의심 사유를 발견해 회사와 주주에게 손해를 끼친 혐의로 모다모다 측에 주주 대표 소송을 제기했다. 소송을 진행하면서 모다모다와 갈라선 이 교수는 더 이상 모다모다에 원천 기술을 제공하지 않는다.

이에 대해 모다모다는 "사태 해결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이다. 모다모다 관계자는 "오해 때문에 주주 소송과 기술 사용료 지급 지연 문제가 발생했다"며 "관계 회복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모다모다는 카이스트의 원천 기술 대신 다른 기술을 사용하기로 했다. 모다모다 관계자는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원료 사용을 할 수 없도록 행정예고도 있어서 카이스트 기술 대신 다른 기술로 신제품을 개발했다"고 덧붙였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해 12월 모다모다 샴푸에 들어간 1,2,4-트리하이드록시벤젠(THB)을 금지 원료로 지정하기 위해 '화장품 안전기준 규정'에 대한 개정 고시안을 행정예고했다. 이에 따라 THB를 사용한 모다모다 샴푸는 10월 1일까지만 팔 수 있다.

폴리페놀팩토리를 새로 창업해 탈모 방지 샴푸를 출시한 이해신 카이스트 화학과 교수가 연구실에서 촬영을 하고 있다. 폴리페놀팩토리 제공


모다모다와 결별한 이 교수는 지난해 8월 카이스트의 지원을 받는 교원 창업으로 스타트업 폴리페놀팩토리를 창업했다. 여기서 그는 수많은 사람의 고민거리인 탈모 문제 해결을 위해 탈모 방지 기술을 개발해 특허를 받았고 이를 적용한 '그래비티' 샴푸를 만들어 지난 15일 출시했다. 그는 "이 샴푸로 머리를 감으면 자체 개발한 특허 성분 '리프트맥스'가 머리카락이 빠지지 않도록 단단하게 잡아주는 폴리페놀 보호막을 형성한다"며 "자체 시험 결과 2주간 사용하면 탈모 현상이 70% 이상 줄어드는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창업은 주변 권유로 시작됐다. 원래 그는 창업할 생각이 없었으나 그의 기술을 높이 평가한 모다모다의 전 임원들이 찾아가 창업을 제안했다. 제품 판매도 마찬가지다. 주변에서 견본품을 써보고 탈모가 줄자 입소문을 냈다.

그 바람에 네이버스토어 등 인터넷으로 판매한 그래비티 샴푸는 초도 물량 1만2,000개가 출시 5일 만에 모두 팔렸다. 이 교수는 "원료를 회사에서 직접 만들어 외주 생산업체에 공급하다 보니 제품 공급량이 미처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며 "원료 생산을 늘리기 위해 추가 설비를 발주했다"고 설명했다.

앞으로 이 교수는 제품 생산이 늘어나는 대로 판매망을 확대할 계획이다. 그는 "서울 압구정 현대백화점 본점과 무역센터점 등에 입점하기로 최근 계약했다"며 "추가로 약국 등과 협의해 제품 판매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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